여행이 말할 수 있다면 - 여행의 여섯 가지 목소리
문상건 지음 / 슬기북스 / 2019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을거란 지레짐작으로 선택하게 된 책 『여행이 말할 수 있다면』. 그래서 사실은 표지 속 멋진 풍경처럼 책속에서도 이렇게 멋진 풍경들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하는 많은 기대감과 함께 마치 여행을 의인화시켜 여행이 객(客)이 아닌 주(主)가 되어 이야기를 펼쳐나간다면 어떤 내용일까하는 궁금증에서 읽게 되었던것 같다.

 

그리고 결론을 이야기 하자면 전자는 없다. 그러니 이 책 속에 멋진 여행지의 풍경 사진은 오로지 책표지가 전부인 셈이다. 그런데 후자는 확실히 흥미롭게 쓰여져 있다. 여행이라고 하면 어딘가로 떠나기 전부터 설레는 마음에서 시작해 여행지에서 사진으로 글로 자신이 체험한 것을 남기기에 바쁘다.

 

게다가 여기에 여행 계획까지 가세하면 그야말로 여유로움을 넘어서는 빡빡함이 더해지고 어떻게 보면 이 여행은 그 자체로 하나의 완수해야 할 일처럼 되어버리게 된다. 너도나도 SNS를 사용하는 요즘 같은 시대에, 여행지에서의 멋진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 감상적인 글과 남기는 것이 무슨 문제일까 싶다.

 

그러나 저자는 한편으로는 여행 그 자체를 즐기길, 계획한 바를 완성하기 위해서 애쓰기 보다는 그저 본능이 움질일 수 있는 여유도 남겨두라고 말한다. 오죽하면 '계획대로 되지 않도록 계획하는 게 가장 좋은계획일 수도 있다.(p.145)' 고 말하겠는가.

 

여행에세이라는 말에 덜컥 보통의 여행 에세이를 생각하며 이 책을 손에 잡은 사람들에겐 자신의 생각과는 다른 전개에 다소 당황스러움을 안겨줄지도 모르지만 여행이라는 것에 대해서, 우리가 여행을 떠올리고 여행을 계획하고 실행하고 이후 일상으로 돌아왔을 때에 생각해보게 되는 다양한 키워드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은 확실히 신선하면서도 흥미로웠다.

 

다양한 책들 속에서 발췌한 여행에 대한 이야기들을 함께 읽을 수 있었던 점도 좋고, 글 사이사이 저자의 여행 이야기도 조금씩 드러나니 그 이야기를 읽는 묘미도 괜찮다 싶었던 책이기도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