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이상한 남자다.
어떻게 이렇게 이해하기 힘든 캐릭터일까 싶은 생각이 절로 들게 한 남자 주인공이다. 라파엘 몬테스의 소설 『퍼펙트 데이즈』에
나오는 테오(원래 이름은 테오도루)는 현재 의대생이다. 그런데
조금 특이하다. 약간 외골수 같기도 한편으로 아웃사이더 같기도 한데 어딘가 자신은 타인보다 우월하다는 느낌은 아니지만 그들의 행태를 이해하기
힘들다고 봐야 할지... 아무튼 평범한 캐릭터는 아니다.
한때는 부유했으나 가세가 기운 후 어머니와 삼손이라는 강아지와 살고 있는 테오는 어느 날 어머니의
제안에 따라 바베큐 파티에 간다. 하지만 딱 가고 싶어서라기 보다는 의대생인 자신을 타인 앞에 자랑스레 내놓기를 바라는 어머니의 마음(테오의
생각이다)을 알기에 응할 뿐이다.
그렇게 간 파티에서도 딱히 어울리지 못한다. 채식주의자, 술도 담배도 하지 않는 그는 파티의 중심에서
벗어나 쉬고 있던 중 클라리시라는 여자를 만나게 되고 함께 이야기를 한다. 엔지니어 아버지와 변호사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미술사를 공부하고
있다는 그녀는 얼핏 방탕해 보인다. 관료주의적 분위기의 집(보다 정확히는 어머니)에 대한 일종의 반항인 것일까?
아무튼 거침없는 그녀의 모습에 그동안 여자에 대해 아무 관심이 없던 테오는 반하게 된다. 그리고는
전화를 거는 척 그녀의 전화번호를 알아내고 공공기관의 설문조사인척 하면 그녀의 학교와 학년 나이를 알아낸다. 그리고 그녀를 미행하면서 집
주소까지 알아낸다.
이 정도면 거의 범죄가 아닌가 싶다. 사칭에 스토커 행위이니 말이다. 결국 그녀가 술에 취해 쓰려져
있자 태워주고 다음날 그녀를 만나러 갔다가 실랑이를 벌이게 되고 그 과정에서 선물로 가져간, 그녀의 이름과 똑같은 이름을 가진 작가가 쓴 책으로
그녀를 내리쳐 기절시키고 만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다. 사실 그녀는 이때 여행을 떠나려고 했던 차라 두 개의 여행가방에 짐을 싸놓고
있었는데 테오는 클라리시를 큰 여행가방에 넣어서 차에 실고 자신의 집으로 돌아온다. 이젠 정말 폭행과 납치에 이른 셈이다.
사실 클라리시는 미술사를 공부하고 있지만 그녀가 진짜 하고 싶은 것은 시나리오 작가였고 그녀가 현재
쓰고 있는 작품이 바로 「퍼펙트 데이즈」였던
것이다.
어째 뭔가 하면 할수록 일이 더 커지는 상황에서 삼손까지 죽는 사고까지 발생하자 결국 테오는 그녀의
시나리오처럼 여행을 떠나기로 한다. 소설 속 시나리오의 등장인 셈이다. 무덤덤하다고 해야 할지, 아니면 딱히 죄책감을 못 느낀다고 해야할지...
확실히 이상한 캐릭터다.
하는 행동은 마치 잔혹한 범죄자인데 행동은 너무 느긋하고 오히려 고요한 분위기마저 느껴져서 그게 더
섬뜩함을 자아내는 기괴한 캐릭터라는 생각도 든다. 클라리시를 납치하고 그녀가 탈출하지 못하도록 하는 테오와 그런 테오의 감시와 범죄 행위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탈출을 하려는 클라리시의 모습은 정말 이 기괴한 작품의 결말이 어떻게 될까 싶어 읽게 만드는 것이다.
단 한 마디로 단정짓기는 어렵지만 뭔가 기괴함을 자아내는 그 분위기가 이 책을 읽는 관전 포인트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