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어 괜찮은 하루 - 말보다 확실한 그림 한 점의 위로
조안나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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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거나 지친 순간, 그게 무엇이 되었든 그 순간을 넘길 자신만의 방법이 있다는 것은 분명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힘이 되어준다. 나의 경우에는 조용히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거나 음악을 듣거나 아니면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을 읽는다. 그러면 적어도 그 순간만큼은 큰 힘이 되기 때문이다.

 

그림이 있어 괜찮은 하루』의 저자에겐 제목에서도 알 수 있겠지만 '그림'이 그런 존재라고 한다. 힘들었던 20대의 시절 어려운 형편 때문에 어머니와 언니의 옷을 빌려입고 다녀야 했고 이는 자신의 취향과는 확연하게 달라서 대체적으로 검은색이 많았다고 한다.

 

그러다 미술관에서 일하고 점차 돈을 벌어 자신이 원하던 색채의 옷을 선택해 입을 수 있는 여건이 되고 또 직장의 특성상 여러 색채를 보게 되면서 점차 색채에 더 큰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20대의 그 순간 이후로 그림은 점점 더 삶 속으로 들어와 아무 말없이 그저 그림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위로가 되어주고 있다니 이 글을 읽는 순간에도 저자의 이야기 속에서 그림에 대한 애정이 느껴진다. 요즘은 그림을 대여하는 서비스도 있다. 자신이 원하는 그림을 소유하진 않더라도 다양하게 집안에 걸 수 있는 서비스인데 그걸 보면서 나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물론 그림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한다. 화풍도 모른다. 그저 유명한 화가의 그보다 더 유명한 그림을 나는 정도일텐데 이 책을 보고 있노라면 정말 다양한 화가들이 나오고 또 알고 있다고 생각한 화가의 낯선 그림들이 많아서도 좋았다.

 

개인적으로는 뭉크의 그림이 인상적이였다. 뭉크하면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하듯 나 역시도 '절규'가 먼저 떠오르는데 이상한건 이 작품 말고 떠오르는 작품은 또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책에는 <다리 위의 소녀들>이라는 작품이 나온다.

 

다리 위에 나란히 서 있는 소녀들의 모습을 제외하면 배경은 마치 뭉크의 절규를 떠올리게 하는데 잔잔한 분위기와는 달리 강렬한 색감의 옷을 입은 소녀들은 과연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을까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고 나도 덩달아 소녀들의 시선을 따라 가보게 되는 그림이여서 흥미로웠다.

 

사실 이 책은 그림 에세이지만 흔히 이런 장르에서 볼 수 있는 그림과 화가에 대한 전문가적인 내용은 없다고 봐야 한다. 물론 그림 그 자체에 대한 정보는 있다. 제목, 화가명, 크기, 제작연도, 어디 소장하고 있는가와 같은.

 

그렇지만 대부분은 그림과 저자 개인의 일상이 어울어진 에세이라고 보면 좋을 것이다. 저자가 자신의 일상을 이야기함에 있어서 그림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려주는, 그녀 자신에게 있어서 그림은 단순한 감상이나 소장용 작품을 넘어 위로의 힘이 되어주는 존재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기에 책을 만들고 그림을 좋아하는 프리랜서 작가의 일상과 그림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로 접근하면 좋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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