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강머리 앤 : 기쁨의 하얀 길 편 빨강머리 앤
루시 모드 몽고메리 원작, 타카하타 이사오 감독 / 대원앤북 / 2019년 7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너무나 애정하는 캐릭터, 빨강머리 앤을 만나볼 수 있는 책이라는 점에서 궁금했다. 빨강머리 앤 - 기쁨의 하얀 길 편』은 대원앤북(대원씨아이)에서 출간된 일종의 빨강머리 앤 시리즈 중 한 권으로 우리가 보통 만나는 빨강머리 앤이라는 작품 전체를 실고 있는 책이 아니라 좀더 익숙할것 같은 애니메이션의 장면들을 특정한 테마에 따라 발췌해서 내용과 함께 실고 있는 책이다.

 

먼저 대략적인 앤의 줄거리가 소개된다. 이 책을 선택했다면 이미 앤의 이야기를 아는, 앤을 사랑하는 사람들일테니 이 부분에 크게 좌우되진 않겠지만 말이다. 매튜를 도와 농사일을 할 수 있는 남자 아이를 원했으나 어찌된 것인지 여자아이인 앤이 도착을 하게 되고 이에 마릴라는 앤을 돌려보내려 한다.

 

하지만 결국엔 앤을 초록 지붕 집에서 살 수 있게 하고 셋은 여느 가족보다 더 서로를 아끼고 생각하는 가족으로 거듭나는 모습을 보여준다.

 

책에서는 이런 앤의 성장기가 보여지는데 매튜가 기차역에서 앤을 만나 앤과 함께 초록 지붕으로 오는 모습이 나온다. 지나치게 과묵한, 게다가 쑥스러움도 많은 매튜와는 달리 정말 한시도 쉬지 않고 이야기를 하는 앤의 모습은 상당히 대조적이다. 그렇지만 매튜는 앤이 무안하지 않게 적절히 대답을 하고 절대 무시하지 않고 잘 들어준다.

 

실용성을 중요시 여기는 마릴라에게 앤은 지나친 공상가의 모습을 보인다. 게다가 말도 많다. 매튜가 묵묵히 이야기를 들어 준다면 마릴라는 요즘으로 치자면 팩트폭행으로 다소 무안을 느낄 수 있을 말도 서슴지 않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앤이 긍정적인 모습은 변하지 않는다.

 

훗날 앤이 어느 덧 자라 더이상 많은 말을 하지 않는 순간이 오면 오히려 마릴라가 이때의 앤의 모습을 그리워하는 듯한 말을 하는데 뭔가 귀여웠던 앤의 모습을 더이상 만날 수 없게 되어 서운함도 느껴진다. 앤의 성장기를 함께 지켜 본 독자의 입장에서도 이젠 엉뚱발랄, 공상가에 문학소녀다운 앤의 모습을 더이상 볼 수 없게 된것 같아 서운해지기도 했던것 같다.

 

다이애나와 친구가 되고 학교를 다니게 되고 집 주변의 사물들과 자연에 자신들만의 이름을 붙이고 우정을 쌓아가지만 점차 시간이 흐르면서 앤은 자신의 꿈을 향해 조금씩 나아가는 모습은 어느 덧 앤의 행복을 바라던 마음에서 이제는 앤과 헤어져야 하는 순간이 다가옴을 느끼게도 하는 대목이다.

 

앤을 너무나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앤의 모습을 이렇게 애니메이션과 대사를 통해 만나볼 수 있었기에 좋았다. 즐겨보던 그 장면장면들, 심지어 그 장면에서의 앤의 목소리(물론 성우의 더빙이지만)가 생각되어 더욱 좋았던 책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앤의 팬이라면 절대 놓쳐서는 안될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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