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프랑스 샤토에 산다
허은정(쥴리 허) 지음, 김지해 사진 / 청출판 / 2019년 5월
평점 :
품절


 

정말 우연히였다. 프랑스에 대해 관심이 많다보니 그와 관련해 검색을 해보다 우연히 프랑스 샤토(고성, 古城)를 예약하면 숙박도 할 수 있다는 포스트를 본 것이다. 자연스레 블로그에 가보고 인스타그램도 보게 되었다.

 

그러면서 그분이 어떻게 프랑스에 샤토를 구매하고 꾸미고 관리를 하고 지금에 이르게 되었는가를 조금씩 알았다. 이후 그 이야기를 모두 책으로 엮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만난 것이 바로 이 책 『나는 프랑스 샤토에 산다』이다.

 

사실 샤토, 즉 성이라고 하면 왠지 왕족이나 귀족들이 살것 같다. 게다가 유럽의 경우 고성 투어도 있을 정도로 너무나 화려한 그야말로 세계문화유산에나 등극할것 같고 실제로 아직도 왕족이나 귀족들이 거주하는 성도 있다는 것을 알기에 프랑스 인도 아닌데 샤토를 산다는 것이 가능한가 싶었고 샤토에서 산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궁금했던게 사실이다.

 

책에서는 이런 궁금증을 가진 사람들을 위해 저자가 어떻게 샤토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어떤 과정을 거쳐서 지금의 샤토를 선택하고 또 어떻게 소유하게 되었는지 부동산 거래나 취득 등과 같은 현실적인 부분을 잘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프랑스 등에는 시골 등에 우리가 생각하는 캐슬 같은 성이 아니라 저자가 산 것과 같은 비교적 작은 고성들이 매물로 나오나 보다. 문제는 이 가격이 우리나라의 집값을 생각하면 결코 비싸지는 않지만 유지비가 많이 들고 보수 등에서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쉽게 구매하지 못한다는 것.

 

 

위의 사진은 저자가 구매를 하고 현재 거주하고 예약자에 한해 숙박도 할 수 있는 고성이다. 참 예쁘다. 그런데 이런 모습이 되기까지 저자가 들인 공을 생각하면 정말 신중한 선택이 필요해 보인다. 그저 로망을 가지고 선택하기엔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다.

 

게다가 구할 때에는 꼼꼼하게 잘 챙겨봐야 한다. 저자는 이런 전 과정을 자신의 경험에 빗대어 잘 설명해주고 있어서 좋다. 집을 구하던 당시에는 프랑스에 거주했던 것이 아니라 호주에 있었기에 두 나라를 오가며 구매하고 집을 수리 하고 관리하기까지 쉽지 않았던 이야기도 읽을 수 있다.

 

집은 무려 1850년에 건축을 시작해 1857년에 완성되었고 이후 주인이 아홉 번 바뀌었다고 한다. 저자는 아롭 번째 주인이 된 셈인데 여덟 번째 주인인 마담 앙리오 부부는 이 집을 거의 40여 년간 소유했다고 한다.

 

흥미로운 점은 처음 저자는 자신의 집이 샤토였는지 몰랐다고 하는데 과거 사진 속 저자의 집(샤토)를 보는 것은 묘한 느낌이다. 160년의 시간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집, 그저 사진 속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서 여전히 존재하는 집에서 산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

 

 

뭔가 로망이 느껴지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오래된 시간이 묻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수리해야 할 곳이 많다는 이야기다. 저자는 이 리노베이션의 과정을 자세히 담았는데 워낙에 오래되었다보니 그야말로 집 자체만 놔두고 바닥, 벽, 특히 화장실과 부엌을 다 뜯어고친다고 해야 할 정도의 대공사가 진행된다.

 

이 리노베이션에 들인 시간과 노력까지 포함한다면 오히려 샤토를 산 가격보다 리노베이션 가격이 훨씬 더 비쌀것 같다.

 

공사 후 물난리로 인해서 부엌에 설치한 그릇장이 무게를 견디지 못해 떨어지는 사고를 두 번이나 겪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조금씩 변해가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정말 대단하다 싶고 글로 쓰여있고 사진으로 보고 있지만 현실에선 얼마나 스트레스였을까 싶기도 하다.

 

 

그렇게 많은 시간과 공을 들여 완성한 집은 소위 말하는 중세 유럽풍의, 프렌치 스타일. 진정한 프렌치 스타일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준다. 벼룩시장에서 오래된 물건들을 사다가 집 하나하나를 꾸미고 또 가구나 식기류, 침구류 등에 이르기까지 전체적으로 사람이 살기에 편하지만 분위기만큼은 샤토라는 이미지를 해치지 않기에 멋지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의 모습만 보면 도저히 샤토를 구매할 당시의 모습을 상상하기 힘들 정도이지만 그래서인지 더 기회가 된다면 미리 예약을 하고 저자의 샤토에 가서 며칠이라도 머물러 보고 싶어질 정도이다.

 

저자는 자신의 샤토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동네의 풍경, 그리고 또다른 샤토에서 사는 지인의 이야기도 함께 소개한다.

 

샤토에 산다는 것. 마치 동화 속 이야기처럼 낭만적으로 느껴지고 궁금하기도 하다. 하지만 샤토의 주인이 되어 거주한다는 것은 분명 로망을 넘어서는 현실임을 보여주는 책이여서 오히려 여러모로 흥미로웠고 또 예쁜 프렌치 라이프 스타일을 만나볼 수 있어서 더욱 좋았던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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