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다 느끼다
그리다』는 저자가 건축가분이시다. 건축가라고 하면 잘은 몰라도 작업에 필요한 답사를 가셔서 사진도 찍으시고 설계도 같은 것도 그리시고 할것
같다는 생각을 해서인지 이 책의 그림도 이해가 가면서 사진과는 또다른 느낌이라 좋았다.
취미로 시작했던 펜 수채화로 전시회까지 했다니 실력은 이미 증명이 된 셈이다. 참고로 이 책에 담긴
내용들은 저자가 한 신문에 매 주마다 칼럼 연재를 했던 2년 치를 모은 것으로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총 3가지의 테마로
나뉜다.
먼저 '길을 걷다'는 서울 시내를 비롯해 국내 여행지를 스케치로 담았고 '여행을 느끼다'는
해외출장이나 여행지의 스케치, 마지막 '하루를 그리다'는 앞의 두 주제와는 달리 일상 생활에서 스케치의 주제를 잡아내고
있다.
스케치를 보고 있으면 참 예쁘다는 생각이 든다. 수채화이긴 하나 색깔을 직접적으로 사용한 그림의
일종이다보니 그런것 같고 이 그림들을 보고 있으면 다시 한번 그림을 배워보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해진다.
'걷다'와 '느끼다'의 내용은 건축이나 풍경(건축이 포함된)이 주를 이룬다. 그래서인지 해당 수채화에
대한 이야기는 건축적인 감상평이 많이 나온다. 그렇다고 해서 전문용어가 많이 들어간 어려운 이야기라기 보다는 어떤 느낌이다라는 식으로 쓰여져
있기 때문에 건축에 문외한인 독자가 읽기에도 결코 무리가 없다.
무엇보다도 '그리다'의 경우에는 주제 제한이 없는, 어떻게 보면 앞의 두 주제에 담기 애매했던 것들의
묶음이라고 봐도 좋을것 같고, 좀더 개인적인 생각의 편린들이라고 봐도 좋을것 같은데 그래도 이 주제에도 건축을 담아낸 그림들이 있긴 하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일상에서 보게 되는 것들이 많은데 초밥, 라면, 도로, 꽃잎 날리는 풍경 등이
그러하다. 그림과 짧은 글. 보기에 어렵지 않고 책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저자의 개인전을 책으로 만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더욱 좋았던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