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수, 까미노 - 스물아홉, 인생의 느낌표를 찾아 떠난 산티아고순례길
김강은 지음 / 푸른향기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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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종영된 <스페인 하숙>으로 인해서 아마도 우리나라 사람들의 산티아고 순례길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졌을 것이다. 이미 예전부터 이 길을 걷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이 방송의 영향도 없진 않을것 같다.

 

개인적으로도 궁금하고 기회가 닿는다면 걸어보고 싶기도 한 길이기에 프로그램도 재미있게 보았고 또 이와 관련된 도서들도 챙겨보게 되는데 이번에 만나보게 된 『아홉수, 까미노』는 이미 한 차례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은 저자가 아홉수, 그러니깐 스물 아홉이 되던 해에 절친과 함께 두 번째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이다.

 

저자의 이력을 보면 흥미로운 부분이 보이는데 벽화가이자 하이킹아티스트이자 자연친화적인 여행자라고 한다. 이미 2016년에 자신의 버킷리스트였던 산티아고 순례길 북쪽길을 걸은 바 있다. 산티아고 순례자의 길은 시작하는 지점에 따라서 종류가 여러 개인데 2018년 두 번째 도전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보통 시작점으로 삼는 프랑스길(생장)에서 출발한다.

 

책은 저자가 산티아고 순례자길을 걷는 과정을 자세히 담아내고 있는데 먼저 그 길을 다시 걷게 된 이유에서부터 시작해 준비해야 할 것들, 그리고 순례길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생장에 도착해서 해야 할 일이 보여준다.

 

이후 걷는 과정에 따라 마치 일지를 쓰듯이 기록되어 있는데 중간중간 그림으로 정리된 부분이 나오는데 글과 사진으로 보는 것과는 또다른 매력이 있어서 좋다. 이야기는 생장에서 출발해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 도착한 후 순례자들이 마지막으로 들러 자신이 순례길에서의 물건들을 태우며 진정한 마무리를 하는 세상의 끝이라 불리는 피스테라까지 이어진다.

 

매일매일 어떤 길을, 얼마만큼 걸었고 그 과정에서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를 기록하고 있는데그 길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추억, 길에서 본 풍경들을 담은 사진, 순례자 숙소인 알베르게 이야기 등을 만나볼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보통 하루에 20km 내외를 걷는데 길의 구간(걷기 시작한 곳과 도착 지점)의 거리와 함께 걷기의 난이도를 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개인적인 차이는 있겠지만 만약 이 길을 걷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조금이나마 마음의 준비 차원에서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사람들이 이 길을 걷는 이유는 제각각이다. 그리고 완주 후 느끼는 감회 또한 저마다 다를 것이다. 이 책의 저자 역시 아홉수라는 나이가 주는 삶을 재정비 하고 싶다는 의미에서 시작한 길이지만 완주 후 어떤 뚜렷한 인생의 정답을 얻진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길을 걷는 그 과정이야말로, 그 과정에서 보고 느끼고 경험한 것이야말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것이기에 어쩌면 시간이 흘러 또다시 이 길 위에 서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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