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대기 - 택배 상자 하나에 얽힌 수많은 이야기 보리 만화밥 9
이종철 지음 / 보리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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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솔직히 이 책을 보기 전까진 '까대기'가 무슨 말인지 몰랐다. 아마도 택배를 보내고 받아만 봤지 그 택배가 과연 어떤 과정을 거쳐서 나에게 오는가에 대해서 크게 생각해보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다만, 택배기사분들의 노고가 크다는 것과 함께 혹시라도 택배가 늦더라도 재촉하지는 말자는 생각은 했었다.

 

그건 아마도 예전에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에서 멤버들이 달력 배달을 직접하고 그 하나당 몇 백원씩 받아 그 안에서 점심도 해결해야 했던 에피소드와 극한 알바편에서 하하씨가 택배 상하차를 하던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뉴스를 통해서 물류센터에서 택배 상차차를 하던 아르바이트생의 사고 소식을 듣게 되었는데 『까대기를 보니 바로 그 뉴스가 생각이 났다.(실제 이 만화 속에서도 그 이야기가 언급된다)

 

이 책은 저자인 이종철 작가님이 만화가가 되겠다는 포부를 안고 고향에서 서울로 상경한 후 생활비를 벌 목적으로 시작했던 택배 상하차 아르바이트인 '까대기'의 경험을 동명의 작품으로 그려낸 것인데 이 책은 까대기를 비롯해 이 업계 사람들이 아니라면 쉽사리 알기 어려운 택배 업계의 생생한 현실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참으로 많은 이야기들, 읽으면서 마음이 조금은 무거워지는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쉽게 표현하면 우리가 인터넷에서 물건을 하나 구매했을때 업체에서 택배기사님은 그 물건을 받아 고객인 우리에게 배송한다. 그러나 그 사이에는 정말 많은 일들이 있다.

 

처음 물건을 업체에서 받아와 물류센터에 실고 있는 과정도 간단하지 않고 거기에서 각지점 또 각지점, 거기에서 대리점 또 거기에서 각 동으로의 분류까지. 우리가 쉽게 운송장 조회를 하면 나오는 그 배송 과정을 이 책을 통해 적나라하게 그려내는 것이다.

 

시급은 높으나 그만큼 고된 일. 그 과정에서 보여지는 육체적 힘듦만큼이나 인격적인 모독, 그리고 정신적인 힘듦과 지침까지... 너무 적나라해서 이 책을 보고 있노라면 택배기사분께 왜 빨리 안가져주냐는 말은 못할것 같다.

 

정말 물건을 함부로 다루고 불친절한 분들도 있지만 모든 분들이 다 그렇지는 않은 것처럼 조금은 서로가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야 하지 않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저자는 비교적 담담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그려낸다. 택배 상하차 아르바이트, 까대기 업무에 대한 사실적인 전달과 그 과정에서 함께 했던 사람들과의 이야기 등도 담담히 그려내는데 앞으로도 솔직한 이야기의 만화를 많이 만나볼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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