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와 나오키 1 - 당한 만큼 갚아준다 한자와 나오키
이케이도 준 지음, 이선희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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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각종 사회관계망이 발달하면서 소위 있는 사람들의 갑질이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사회적 지탄을 넘어 법적인 처벌로 이어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 나름 SNS의 장점이라고도 생각하는것이 예전 같으면 을의 억울함은 딱히 풀거나 호소할 곳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을의 입장이다보니 함께 분노하고 또 그 사람의 아픔에 함께 아파해주며 힘을 실어주기도 하는데 만약 이런 내용이 현실이 아니라 가상의 작품에서 다뤄지고 현실보다 더 통쾌한 복수가 이뤄진다면 분명 대중은 일종의 대리만족을 얻게 될 것이다.

 

현실에선 아무래도 생각하는 만큼 을의 억울함이 제대로 해소된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일텐데 『한자와 나오키』시리즈는 그런 을의 반란, 아니 을의 반격을 통쾌하게 그려낸 작품으로 금융 미스터리라는 장르와 함께 어울어져 오로지 자신의 실력으로, 게다가 자신의 직업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일해 온 은행 대출 과장 한자와 나오키의 활약이 흥미로웠다.

 

총 4권으로 이루어졌다고 하는데 이번에 소개할 1권 '당한 만큼 갚아준다'에서는 앞으로 을의 통쾌한 반격을 보여 줄 주인공인 한자와 나오키가 처음으로 등장하는 시리즈다. 이미 일본에서는 드라마로 제작되어 무려 50%가 넘는 시청률을 선보인 작품이라고 하니 그 원작이 더욱 놀라워 보일 수 밖에 없는데 성실함의 대명사 같은 한자와, 그러나 만년 과장의 이미지는 절대로 아닌 것이 상식적으로 행동하지만 지극히 비상식적인 사람에게는 받아칠줄도 아는 모습이 고구마 같은 캐릭터가 아니기 때문이다.

 

성실하되 자신의 실력으로 승진과 출세도 꿈꾼다. 그러나 불의를 행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참 매력적인 캐릭터다. 소위 사내에서 누구 라인도 아님지만 실력으로 승부하겠다는 포부가 멋지다.

 

하지만 이런 모습은 그가 일하는 도쿄중앙은행의 본부에서 오사카 서부 지점의 융자과장으로 발령 난지 1년 만에 무너진다. 대출을 해줬던 회사가 부도나고 그 대출금의 소실에 대한 책임을 한자와가 뒤집어 쓰게 생긴 것인데 이렇게 책임을 고스란히 지게 된 상황에서 지극히 을의 입장인 한자와는 그저 죄송하다 말하고 순수히 은행에서 물러나는 것이 아니라 당당히 자신의 억울함을 되갚아 주는 것이다.

 

사실 현실에서 이런 일이 가능할것 같지는 않다. 그야말로 판타지 같은 이야기. 그러나 이렇게라도 대리만족을 할 수 있음이 아마도 이 세상의 많은 을들에게 통쾌함을 선사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어서 기회가 되면 드라마로도 만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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