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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증거 범죄 ㅣ 추리의 왕
쯔진천 지음, 최정숙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9년 4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무증거 범죄』는 중국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장르라 상당히 기대되었던 작품이다. 게다가 책 띄지에 떡하니 적혀 있는 문구는 이 책을 선택하는데
주저함이 없게 했다. "중국판 『용의자 X의 헌신』"라니 말이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으로 알려진 작품으로 국내에서는 영화로도 제작/상연된 바
있기에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을 것이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대표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작품이기 때문인데 『무증거 범죄』의 경우에는 중국의
3대 추리소설가 쯔진천이라는 작가의 작품으로 이미 국내에서는 『동트기 힘든 긴 밤』으로 이름을 알린 작가이기도
하다.
흥미로운 점은 국내에 먼저 소개된 『동트기 힘든 긴 밤』이 추리의 왕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이며
이번에 만나보게 된 『무증거 범죄』가 시리즈 1편이라는 것이다.
살면서 후회스러운 일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작게는 당장 오늘 아침 일찍 일어나지
못한것, 아니면 하루 중 어떤 일을 하겠다고 했다가 행하지 못해 저녁 잠자리에 들기 전 후회하는 것이 있을테고 심각하게는 (분명 일반적이라고는
할 순 없지만) 실수로 사람을 죽인 경우일 것이다.
이처럼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실수 앞에 누군가가 나타나 범죄의 증거를 없애줄테니 도와주겠다고 한다면
과연 우리는 이 제안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이야기는 자신이 저지른 살인 현장에 대담하게도 지문과 "날 잡아주세요"라는 쪽지를 남기고 사라지는
연쇄살인범을 뒤쫓지만 마땅한 성과를 올리지 못하는 경찰이 결국 다섯 번째로 특별조사팀을 결성하면서 자오톄민이라는 조사 팀장이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서 범죄논리학 전문가인 수학 교수 옌량을 찾아가 그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그리고 사건의 또다른 축인 전직 천재 법의학자 뤄원이 등장하는데 그는 실수로 살인을 저지르게 된 두
주후이루와 궈위라는 두 사람의 사건에 본의아니게 목격자가 된 경우다. 뤄원은 증거를 없애고 경찰에 대응하는 방법도 알려주겠다고
하는데...
과연 이게 가능한 일일까 싶은 궁금증 하나, 그리고 뤄원은 왜 이런 일을 하는 것일까하는 의문은 책을
더욱 몰입하게 만들고 책의 마지막까지 이들의 범죄가 무사히 발각되지 않은 채 끝이날까하는 생각도 든다.
세상에 완전범죄가 있을것 같지만 결국 미제사건도 시간이 지나 수사기술이 발달하면 밝혀지고 잘 짜여진
각본도 누구 하나 잘못하면 모든 것이 무너질 수 있으니 말이다.
이야기는 이렇게 각기 다른 두 트랙에서 시작되지만 결국 수사가 진행되고 주후이루와 궈위가 무사히
경찰의 포위망을 빠져나갈 즈음 옌량의 레이더에 뤄원이 걸린다. 둘은 옛동료지간. 게다가 천재와 천재의 격돌이다. 그러니 독자들은 감추려는 천재
법의학자와 밝혀내려는 범죄논리학자이자 수학교수의 사이에서 벌어지는 불꽃 튀는 결전을 흥미롭게 지켜보면 되는 것이다.
이상의 내용들을 보면 확실히 전체적인 스토리에서 굵직굵직한 줄기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을 떠올리게
한다. 예를 들면 경찰이 연쇄살인범을 찾기가 힘들어지자 수학교수이면서 한 범죄논리학 전문가이기도 옌량이라는 인물을 찾아가는 것이 그러한데 그래도
연쇄 살인사건의 등장은 확실히 큰 차이점이자 실수를 만회할 기회를 주겠다는 식의 이야기는 이 작품만의 차이점이자 매력이 확실하다. 특히나 후자의
요소는 더욱 그렇고 둘이 만들어내는 격돌이 과연 히가시노 게이고의 묘사와는 어떻게 다른가에 포인트를 두고 읽어도 재미있을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