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방송된 <스페인 하숙> 이후로 많은 사람들이 산티아고 순례자의 길에 관심이 생겼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미 오래 전부터 이 길을 걷는 한국인들도 많았던걸로 아는데 아마도 최근 방송 덕에 당분간은 그 관심이 계속 이어지리라
생각한다.
그래서일까? 이 방송 전에도 알고 있던 이 길을 걷는 사람들의 의도가 궁금했다. 그들은 왜 그토록
힘든 길을 걸을까하고 말이다. 그러면서 동시에 최근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의 트레킹 코스를 소재로 한 책들이 간간이 소개가 되면서 실제로 그
길을 걸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에도 관심이 갔는데 이번에 만나게 된 『느리게 천천히 가도
괜찮아』의 경우에는 걷기의
장소가 바로 대만이다.
아마도 한국인들도 많이 여행을 가는 아시아 여행지 중 한 곳이 대만일텐데 이곳을 걸어서 여행을 했다는
이야기는 아직 만나보질 못해서인지 한편으로는 신기하기도 했고 또 한편으로는 궁금하기도 했다.

책의 주인공은 부부다. 처음 서울에서부터 대만 걷기 여행을 하기 위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서울 집의
상황을 보면서 놀랐던게 사실이다. 마치 극한체험을 하는것 같은 집안 살림이여서인데 사진만 보면 이미 중국의 오지 마을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어찌됐든 부부의 68일간에 걸친 대만 도보 여행기는 일일 기록으로 자세히 만나볼 수 있다. 매일의
도보 여행기에 대해서는 이동 구간, 이동거리, 도보 여행을 시작한 이후 며칠이 지났는지, 지금까지 총 얼마나 걸었는지, 또 그 과정에서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를 알려준다.
참으로 다양한 사람들, 다양한 일들이 있다. 이미 대만 도보 여행기라는 낯선 도전부터가 흥미로운데 그
과정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인연은 이 길에서가 아니라면 결코 만날 수 없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도 그렇겠지만 저자 부부에게
추억 그 이상으로 다가올것 같다.
매일 매일이 빠르고 바쁜 나날들 속에서 이렇게 그와는 정반대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분명 커다란
용기가 필요할거란 생각이 든다. 아무나 하지 않기에 그들의 도전과 용기가 더욱 돋보였던 대만 도보 여행기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