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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털 도둑 - 아름다움과 집착, 그리고 세기의 자연사 도둑
커크 월리스 존슨 지음, 박선영 옮김 / 흐름출판 / 2019년 5월
평점 :
간혹 영화를 보면
미술관이나 박물관 등에서 엄청난 값어치의 보물이나 작품들을 훔쳐가는 모습이 등장할 때가 있다. 보관하는 측에서는 도난방지로 엄청난 기술을
들이지만 도둑들은 그 기술을 교묘하게 뚫고 당당히 훔쳐나가는데 과연 이게 가능한가 싶을 때가 있고 한편으로는 진짜의 경우에는 어떻게 보관을 할까
싶은 궁금증이 들기도 한다.
실제로 미술품들이 도난 당한 역사를 보면 완전히 불가능하지 않다는 것인데... 이번에 만나 본
『깃털 도둑』이란 책을 보면 이런 궁금증이 조금이나마 해소되는것 같은 기분이다. 물론 모든 박물관이나 미술관이 같은 도난 방지 장치를 하고 있진
않을테니 말이다.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땐 과연 이게 진짜일까 싶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싶었기 때문이다.
이야기는 에드윈이스트라는 남자가 영국 자연사박물관 안으로 침입하는 장면에서부터 시작된다. 상당히
상세하게 이 과정이 기술되어 있다. 그가 준비했던 물품, 어떻게 침입하는지의 모습, 그 당시의 상황들이 잘 묘사되어 있어서 마치 박물관을 터는
영화의 도입부를 보는 기분이 들 정도이다.
그렇지만 이 이야기는 픽션이 아니다. 무려 '논픽션'이다. 실제로 2009년에 영국 자연사박물관에
몰래 들어가서 299점에 달하는 새가죽을 훔친 에드윈 리스트라는 플루트 연주자의 실활르 담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에드윈은 음악가적인 실력도 뛰어난데 13살의 나이에 대학에 입학하고 16살에 런던 왕립음악원에
입학했을 정도인데 그가 새가죽을 훔친 나이는 겨우 19살 때였다.
음악가로서 어찌보면 탄탄대로까지는 아니여도 충분히 촉망받는 미래가 보장되었을지도 모를 에드윈은 왜
분명 스스로도 인식하고 있을 범죄를, 그것도 무단침입까지 하면서 했을까? 그의 침입 과정만큼이나 흥미로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책은 에드윈의 범죄 행위가 어떤 이유에서 시작되었고 또 이후 훔친 것들을 어떻게 했는가에 대한 이야기
등이 마치 범죄의 재구성(같다고 해야 할것 같다)처럼 전개된다.
여기에는 단순히 범죄 행위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이야기는 물론 그 전후의 이야기와 함께 에드윈인 훔친
것들이 살아 있는 생명체로서 어떠했는지에 대한 부분도 다루고 있어서 논픽션임에도 불구하고 약간의 허구를 덧붙여서 픽션의 영화로 제작하면 상당히
재미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