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에서 출간된 에세이
『그러나 내겐 당신이 있습니다』는 장영희 10주기 기념 도서로 그녀가 남긴 문장들을 한 권에 담고 있는데 차분하게 읽어보기에 제격인 책이다.
벌써 10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꾸준히 사랑을 받아 온 故 장영희 교수님의 책들도 여러 권
있을텐데 이 책은 그중에서도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읽되 그 내용만큼은 잔잔한 울림을 주고 있어서 좋았다.
책은 총 4장에 걸쳐서 진행되는데 1장은 짝상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보통 짝사랑이라고 하면 여러
감정과 생각이 떠오르겠지만 가장 대표적인 이미지는 홀로 하는 사랑이라는 쓸쓸함, 또는 애잔함일텐데 이 책은 그런 감정보다는 오히려 온 마음을
다하는 사랑이라는 그 감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2장 이후에 나오는 내용들은 대체적으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다. 결국 삶이란 살아가는 것에서
큰 의미를 찾을 수 있을텐데 사랑도, 미움도, 아픔도 슬픔도 그리고 기쁨도 살아 있기에 느낄 수 있는 고유의 감정들이라는 점에서 어쩌면 가장
중요한 삶에 대해 읽을 수 있는 좋은 책이였고 이어서 문학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 점도 의미있었던것 같다.
장영희 교수님에게 있어서 문학은 조금 더 특별하게 다가오는데 그 이유는 그녀에게 있어서 문학은 삶과
동떨어지지 않은, 오히려 삶을 더욱 빛나게 해준 한 매개체이기도 했다는 점에서 그녀에게 문학이 건내는 가치를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었던
글이기도 하다.
장영희 교수님의 글이 좋은건 무겁거나 어둡지 않다는 것이다. 그녀의 부재 이후 만나는 글임에도
불구하고 왠지 우리 곁에서 여전히 자신의 삶과 문학의 가치를 들려주는 것 같이 밝은 이미지가 느껴져서 읽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힘이 되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전혀 우울감이 느껴지지 않는 글속에는 삶을 보다 의미있게 살길 바라는 장영희 교수님의 바람이
느껴지는것 같아 더욱 좋았던 책이여서 추천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