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라고 하면
일상과는 다른, 낯선 곳으로 가서 새로운 경험을 하면서 무엇인가 얻는게 있겠지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이 책은 흥미롭게도 『빼기의 여행』이라는 말을 통해서 여행이라고 생각했을 때 느끼게 되는 평범한 인식을 조금은 뛰어넘는
새로운 접근법을 보여준다.
여행을 하는 목적도 그 방법도 참 다양하겠지만 누군가는 여행지에서 하나라도 더 보기 위해 바쁘게
이곳저곳을 옮겨다니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현지에서 오히려 느긋함을 갖고 일상에서 누리지 못한 여유로움을 가져보기도 한다.
어떤 것이 옳다 그르다라고 말하긴 힘들 것이다. 이또한 각자의 여행 스타일과 여행을 통해 얻고자 하는
부분이 있을테니 말이다. 그렇지만 이 책의 저자는 두 여행의 스타일을 비교했을 때 확실히 후자에 가까운 여행 스타일을 보여준다.
사실 여행을 가면 쉬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언제 올지 모른다고 생각하면 괜히 마음이
급해져서 이곳저곳 바쁘게 돌아다닐것도 같아서 나 역시도 어느 것이 더 좋다고는 할 순 없을것 같은데 이 책을 보고 있으면 이런 여행도 나름대로
좋겠구나 싶어진다.
방송작가, 출판사와 잡지사의 에디터로도 일했고 그러다 여행이 좋아 아예 직장을 그만두고
'일단멈춤'이라는 여행책방을 차리기도 했다는데 이는 그녀가 이미 출간한 도서들을 통해서도 알 수 있을것 같다. 개인적으로 두 작가의 출간 도서
중 전작이 무려 2권이나 있는데 찾아서 읽어봐야 할것 같다.
책을 읽어보면 사진이나 낯선 이름, 풍경만 아니라면 이곳이 외국의 어느 여행지인지 아니면
자신의 집(아니면 동네)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느긋함이 돋보이는 이야기들도 채워져 있다. 여행지에서 늦잠을 자고 소위 말하는 인싸가 되기
위해, 인스타그램 사진을 남기기 위한 인테리어가 멋진 맛집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컵라면을 먹기도 하니 말이다.
뭔가 많이 봐야지 하는 생각보다는 일상에서 벗어나서, 그러나 일상이 아닌 공간에서 쉬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라면 읽어보았을 때 많은 공감과 함께 부러움이 느껴질 책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이런 소소한 부분들에 있지 않나 싶다.
특히 여행지의 어느 공간에서 마치 그곳에 계속 살았던 사람마냥 쉰다거나 아니면 매일매일 조금씩 다른
길을, 그 동네의 골목길을 걸어본다거나 하는 것은 개인적으로 해보고 싶었던 부분이라 눈길이 더욱 갔다.
그렇기에 실제로 이 책속에 등장하는 여행지에 가게 된다면 또 괜시리 욕심이 나서 바쁘게 돌아다닐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이렇게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여유로움을 느껴볼 수 있어서 좋았던 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