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도 산티아고 순례길이 필요한가요
김지선 지음 / 새벽감성 / 201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정말 우연히였다. 아주 우연히 TV 채널을 돌리다 발견한 여행채널, 그리고 그속에서 나오는 <세계테마기행-스페인 북부편>. 4편의 방송 중 나오는 이야기는 스페인에서 기타를 공부했던 한 남자가 사진작가 되어 다시 스페인을 찾은 이야기인데 마침 산티아고 순례자의 길이 소개되고 있었고 그때 그 길을 걷는 두 사람, 그리고 알베르게(순례자 숙소)를 지키고 있는 한 분을 만나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사랑하는 연인과의 사이에서 딸을 잃고 연인과도 헤어진 후 산티아고 순례자의 길는다는 그 남자, 어머니와 사별하고 역시나 그 길에 들어섰다는 그 여자. 그 길의 끝에 무엇을 얻을지는 자신들도 알 수 없다는 그 말이 내도록 가슴에 남아 있었다. 그리고 이후로 계속해서 산티아고 순례자의 길을 다룬 책들을 만나면 나도 모르게 손길이 갔고 찾아 읽기도 했다.

 

이후 모 항공사에서 유럽을 테마로 한 광고가 등장했고 그때 도전하고 싶은 테마의 1위에 바로 이 산티아고 순례자의 길이 올라와 있었는데 아마 이 광고의 영향탓인지 이때부터는 관련된 책도, 실제로 이 길을 걸었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사람들은 걷는다.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하고 싶어서, 그 옛날 이 길의 순례자의 길이 된 야고보의 발자취를 따라서 종교적인 이유로 걷는 사람들도 있을테고 그야말로 호기심에, 누군가는 또 제각각의 이유로 어쩌면 지금 이 순간에도 그 길을 걷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최근 나는 한 권의 책을 만났다. 새벽감성에서 출간된 김지선 작가의 『당신도 산티아고 순례길이 필요한가요』. 살면서 누군가에서 한번쯤은 이 길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는 그런 책이다.

 

책에는 저자가 어떻게 순례자의 길을 알게 되었는지가 나오는데 흥미롭게도 저자는 순례자의 길의 최종 목적지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를 지나 피니스테라를 먼저 가보았다고 하니 흥미롭다.

 

이 책이 기존의 도서들과 달랐던 것은 스페인 길에서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 길을 걷는 방법은 다양하다. 그래서 어디서부터 시작할지도 오롯이 순례자의 선택이며 하루에 얼마나 걸을지도, 한 번에 이 길을 다 걸을지도 아니면 기간을 나눠서 해마다 조금씩 찾아와 걸을지도 모두 순례자의 몫인 것이다.

 

이 길에선 누구도 재촉하지 않고 누구도 나무라지 않는것 같다. 그저 자신의 선택에 따라 걸을 뿐이다. 그러다 길 위헤서 함께 그 길을 걷는 사람들을 만나고 또 그렇게 하나의 인연을 만들어가는 셈이다.  

 

 

 

 

그런데 저자가 선택한 스페인 마드리드 길은 보통 사람들이 시작점으로 삼는 프랑스 길과는 달리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는 길은 아니라고 한다. 책에서도 저자가 마드리드 길을 걷는 동안 만나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고 또 상대적으로 알베르게와 같은 시설도 많은 사람들이 걷는 프랑스 길과는 다른다는 것도 알게 될 것이다.

 

이후 다시 프랑스 길과 합류하게 되는데 그 전까지의 이야기가 사뭇 흥미롭다. 전체 순례자의 길이 나에겐 낯설지만 그래도 책으로조차 만나기 힘들었던 마드리드 길을 새롭게 알게 되어 신기하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새로운 이야기를 만나게 되어 더 흥미롭기도 했다.

 

대략 한 달 가량의 시간을 이 길에 투자해 걷는 저자의 걸음걸음을 따라가면서 비록 간접적으로나마 저자가 느꼈을 무수한 감정들을 느낄 수 있었고 마지막 순간 순례증을 받았을 때의 미소를 볼 때는 비록 함께 걷지는 않았지만 잘해냈다고 축하해주고 싶어진다.

 

그리고 또 이렇게 순례자의 길을 누군가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또한 언젠가는 그 길 위에 서 있기를 바라보게 되는 책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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