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가벼운
당신에게 오늘의 무게에 대하여』라는 흥미로운 제목에 어딘가 모르게 소학하지만 평화로워 보이는 표지 속 여인의 표정이 마치 요즘 유행하는 소확행의
한 장면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과연 이 책 속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겨져 있을까 하고 상당히 궁금했다.
책은 굳이 분류하자면 저자가 여러가지 주제에 대해 자신만의 생각을 들려주는 에세이집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글들은 결코 가볍지 않다.
한 사람의 생각이니 저자의 이야기에 완벽히 동의하지 않을수도 있고 또 한편으로는 공감을 하게 될 수도
있다. 다만, 어떤 생각에 대해 누군가는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이나 아니면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 하고 읽으면 좋을것 같다.
더없이 갈끔하게 만들어진 책이다. 내용도 군더더기가 없어 보인다. 어찌보면 뻔한 것, 또는 당연하게
생각했던 내용을 조금은 비틀어 볼 수 있는 유연성을 보이기도 한다.
당장 처음 나오는 「표리부동의
미학」이라는 이야기만 봐도 그렇다. '표리부동'이 무엇인가? 한 마디로 말하면 겉과 속이 다르다는 말이다. 이는 줄곧 부정적인 상황, 부정적인
의미로 쓰여 왔다. 그런데 이 표리부동이 '미학'이란 단어와 함께 사용될 수 있는가?
그런데 저자는 쓰고 있다. 겉과 속이 다른게 때때로 창의력의 원천이 되거나 동기부여의 동역이 되기도
한다는 주장은 확실히 흥미롭다. 당연하게만 생각하고 말았던 것을 이렇게도 생각해볼 수 있다는 것은 사고가 유연하다는 증거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이제 둘이라는 삶을 시작하는 저자 부부가 신혼여행으로 떠난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초로의 부부가 맞잡은
손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던 일. 나와 다른 이를 차별이 아닌 차이로 인정해야 한다는 일이라든가 지금 우리 사회에서 단연코 화두로 떠오르는
페미니즘이라는 부분에 대해서도 살짝 언급하고 있기도 하다.
딱히 어느 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 하기 보다는 마치 하루하루 살아가는 동안 자신이 마주한 어떤 일에
대해 저자가 자신의 생각을 담아냈던 것을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고 봐야 할것 같아 의식의 흐름이 어떤 주제성을 띄고 있지는 않지만 오히려 그래서
부담없이 읽어볼 수 있는 책이 아니였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