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하면 다행인 하루 - 자꾸 흔들리는 날에는 마음을 들여다볼 것
김다희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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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하면 다행인 하루』라는 제목에 이끌렸던 책이다. 뭔가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다독이다 못해 다그치던 제목의 책들이 우후죽순으로 쏟아지던 때가 있었다. 얼마나 더 노력해야 한다는 것인지 알 수 없는 가운데 제목부터 뭔가 잔뜩 주눅들게 하고 또 동시에 더 움츠려들게 하는 다소 강압적인 느낌 말이다.

 

그런데 어느 때부터인가 조금은 내려놓은듯한, 때로는 내 힘으로 되지 않는 무엇인가도 있다는 것을 깨닫고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타인의 행복이 아니라 소소하지만 진정으로 나를 위하는 행복의 삶을 살아야 한다는 뉘앙스의 책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어쩌면 소확행과도 맞물려 있는 책이 아닐까 싶다. 어찌됐든 확실히 더 눈길이 간다. 아무래도 제목부터 지친 마음을 다돋여 주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펼쳐든 책은 마치 연예/오락 프로그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삼행시를 떠올리게 한다. 어떤 단어의 첫글자를 말하면 그 단어를 이용해 재치있는 시를 만들어내는 것 말이다. 이 책의 저자는 이를 '다행시'라 표현한다.

 

단어가 두 글자도 있고 세 글자도, 네 글자도 있기 때문에 딱 삼행시라고 고집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겉으로 보면 분명 사회적으로 성공한 삶을 이뤄낸 저자다. 스스로도 말하는 것처럼 공부 밖에 할 줄 모르는 모범생은 엘리트 코스를 밟아 지금은 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그러다 문득 열심히 살아왔다고 자부하던 삶을 되돌아 보니 자신을 보듬어줄 시간조차 없이 살아왔음을 깨닫고 자신을 잃어버린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던 중 문득 모니터에 ‘시작’이라는 단어를 적었다고 한다.

 

시하지 않아.

은 발걸음일지라도. (p. 7)

 

꼭 특별한 사람이 아니더라도 쓸 수 있는 다행(多行)시를 쓰게 된 순간이였던 것이다. 요즘 유행하는 SNS를 통해 유명해진 시인들의 시집도 어찌보면 이런 느낌의 글이라고 생각하니 말이다.

 

저자는 이런 다행시를 하나 둘 쓰고 그에 자신의 일상생활을 담아내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 책은 바로 그 둘의 만남이 만들어낸 하모니인 셈이다. 흥미로운 점은 저자는 각각의 다행시 아래에 그 다행시를 독자들이 직접 자신만의 생각으로 지어볼 수 있도록 빈공간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그 무엇의 제약도 없이, 그 누군가의 지시나 가이드라인 없이 그저 자신이 쓰고 싶은 생각을 짧든 길든 쓰면 되는 것이니 저자의 이야기에서 위로를 받았다면 그 느낌이나 소회 등을 써보는 것도 좋을테고 자신의 하루를 돌이켜보며 또 그렇게 써내려가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냥 저자의 이야기만 읽는 것에서 끝나고마는 책이 아니라 독자가 완성해가는 책이라는 생각도 들어서 더욱 좋았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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