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지혜
듣기』는 샘터에서 선보이는
아우름 시리즈 33번째 이야기이다. 이번 책의 핵심 키워드는 바로 '듣기'. 인간에게 입이 하나 귀가 두개인 이유는 바로 말하는 것보다도 듣기를
더 많이 하라는 의미라는 말도 있는데 우리는 어쩌면 그 반대로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지 않은 경우도 분명 있지만 보통 남들보다 더 많이 더 크게 더 빨리 말해야 할것 같은 세상
속에서 듣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좀도 고상한 말로 이야기하자면 '경청'이라는 말로도 대체될 수 있을것 같은데 이는 단순히 타인의 말하기를
가만히 듣는 것이 아니라 그 순간에 상대방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관심을 보이고 이해하려는 순간인 동시에 나 혼자만 사는 세상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세상임을 알아야 할 수 있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이 책은 바로 그 듣기의 비밀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는데 온갖 소리(때로는, 누군가에는, 소음일수도
있는)에 둘러싸여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오히려 명상과 같은 고요함이 불러오는 묘한 설렘은 바로 이런 극명한 대조에서 오는 진정한 휴식을 얻고자
함과도 다르지 않을것 같다.
이 책의 저자는 다소 특이한 이력을 지니고 있는데 서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한 그는 2000년 이후에
아메리칸 인디언들과 제3세계 원주민들의 문화와 영성에 대해서 공부를 했다고 한다. 이를 계기로 '검은호수'라는 인디언 이름까지 가졌고 트랜스워킹
센터의 대로 있으면서 트랜스워킹 보급에도 힘쓰고 있다니 온통 빠름을 외치는 세상 속에서 느림의 미학을 제대로 가르쳐주는, 조금은 몸과 마음에
여유를 두는 삶이란 무엇인지를 곰곰이 생각해보게 만드는 분이 아닐까 싶다.
글도 이런 부분과 연결되어 있는것 같은데 옛 인디언들의 지혜를 담아내듯, 명상집 같기도 한 내용들은
읽는 행위를 통해 마음의 수련을 도와주는 기분이다.
특히 듣기를 통해 대화가 시작된다는 저자의 이야기는 대화라고 했을 때 말을 주고 받는 것이 아닌가를
생각하게 되는 많은 사람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선사함과 동시에 말을 줄이고 듣기를 더 많이 하는 것이 주는 변화 역시도 경험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의미있게 읽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