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하나가
탄생하기까지만 해도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그 작업에 참여한다. 그런데 대중에게는 보통 해당 제품과 모델이 가장 먼저 와닿고 또 각인되기 마련인데
간혹 주객이 전도되었다고나 할까, 광고 속 문구인 카피가 오히려 더 이슈가 되기도 한다.
그중에는 제품이 단종되거나 이제는 그 인기가 시들해져도 여전히 그 카피만큼은 회자되고 일종의 유행어처럼 사용되기도 하는데 그런걸 보면 카피라이터라는 직업은
그야말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놀라운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일까? 카피라이터분들이 쓴 책은 재미있다. 그냥 지나칠 수 있는 것에 대해서도 관찰력이 돋보이고
평범한 사물에 대해서도 접근하는 방식이 다르다거나 표현력이 뛰어난것 같은데 이번에 만나보게 된 『잊지 않고 남겨두길 잘했어』역시도 카피라이터
이유미 작가의 신작이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작가의 작품은 이번이 처음인것 같은데 첫 만남과 인상이 참 괜찮다는 생각이 들어 이전의
작품들과 이후 나올 작품들이 궁금했고 기대된 경우이기도 하다.
작가는 이 책에서 역시나 카피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그것이 우리의 삶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에게 영감을 준 일상의 카피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과연 카피라이터에게 영감을 준 카피는 무엇일까 궁금했던 것이다.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 다양한 직업을 거친 작가의 직업적 경험은 현재의 직업에도 영향을 미쳤고 아마도
지금까지 출간한 책들에도 알게 모르게 영향을 미쳤을것 같다. 그래서인지 작가님의 일상적인 경험들을 통해서 얻게 된 카피들의 모음집이기도 한 책은
처음에는 일상에서 마주한 글귀들에 눈이 가고 누가 만들었을까하는 궁금증, 그러나 하나 둘 모으게 된 것이 이제는 이렇게 하나의 책으로 탄생한걸
보면 그냥 지나치고 말 수도 있는 것들을 놓치지 않고 눈여겨 본 작가님의 탁월한 능력도 한 몫 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사람은 자신이 관심있어 하는 것에는 좀더 흥미를 보이고 또 자연스레 집중력도 높아지게 마련인데 이
책은 산물이라고 할 수 있고 또 한편으로는 작가님의 일상적인 이야기를 읽을 수 있어서도 좋았다.
실제로 작가님의 카피와 그와 관련된 자신의 이야기를 하면서 그 카피를 어디에서 보았는지도 언급하고
있는데 그 출처(?)를 보면 책과 영화 속에서 마주한 문장과 대화, 성형외과 병원의 카피, 인터넷에 뜬 배너 광고의 카피, 택시의 의자 뒷면에서
발견한 카피 등에 이르기까지 참으로 다양하다.
그래서인지 책을 보고나니 괜스레 나도 주변을 둘러보게 될것 같다. 길거리 버스 정류장에 적힌 카피,
가깝게는 주변에 있는 책들의 띄지에 있는 카피, TV에서 흘러나오는 광고 속의 카피 등에 이르기까지. 어쩌면 무심코 지나쳤을지도 모를 그 문구
하나하나들에 조금의 시간을 들여 그 의미를 떠올려보고 또 그와 관련한 나의 추억 한자락을 담아낸다면 이또한 좋은 글쓰기의 소재가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 책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