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과 서정시
리훙웨이 지음, 한수희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8년 12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왕과 서정시』는 제목만 봐서는 도통 내용을 짐작하기 힘든 책이다. 여기에 표지가 더해지면 고대나 중세의 분위기도 나지만 여전히 무엇을 담은 책일까 싶은 궁금증을 자아내는데 이 책이 무려 2017년 10대 소설 1위를 차지한 작품이라고 하면 왠지 그 느낌은 달라진다.

 

과연 어떤 작품이길래 10대 소설 중에서도 1위에 손꼽히게 되었을까? 작품 속으로 들어가면 이야기는 상당히 흥미로워지는데 바로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에서 서정성을 배제했을 때 과연 세상은 어떻게 달라질까하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언뜻 보면 딱히 별일이야 있겠어 싶어질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인간에게 언어 그 자체를 뺏았거나 그래서 사용금지가 되는 상황이 아니니 말이다.

 

이야기의 무대는 2050년이라는 미래의 어느 사회. 지금의 속도로 발전하는 것을 보면 그래서 불과 몇 년전까지만 해도 상상 속에서나 머물던 일들이 현실화되는 걸 보면 이런 일도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싶은 '의식결정체', '이동영혼', '의식공동체'라는 낯설지만 흥미로운 상황이 등장한다.

 

뇌과학 분야가 얼마나 발달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것이 뇌를 100% 사용하는 경우가 없고 여전히 미스터리한 부분으로 남아 있기에 2050년에 이렇게 뇌에 기기를 이식해서 인간이 육체적으로 다른 세계에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의식을 교류하게 된다는 것도 분명 불가능할것 같지는 않다.

 

어찌됐든 이 모든 것이 가능하진 세상에서 이런 시스템을 만들고 또 운영하는 기업이 존재하고 이 기업을 창업한 사람은 그야말로 하나의 거대 왕국을 창조해낸 셈이니 가히 왕으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어 보인다.

 

이 가운데 유명 시인이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그의 친구가 이 죽음에 얽힌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점차 왕과 제국이 추구하고자 하는 진짜 목표가 밝혀진다는 이야기는 SF 소설이지만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문학성이 가미된 상당히 흥미로운 책이 아닐 수 없다. 지극히 디지털적인 소재에 아날로그적인 분위기가 가미되어 있으나 이 둘이 물과 기름이 괴리감을 자아내지 않는다는 것도 독특하지만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하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작가의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인 동시에 고도로 발달한 시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중국문학의 삽입이 작가의 자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해서 아마 이런 특수성과 조화로움이 이 책을 2017년 10대 소설 1위에 오르게 하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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