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호두까기 인형』에 원작이 따로 있다는 이야기는 사실 몰랐다. 아마도 어렸을 때 분명 이 책을 읽었을텐데 그뒤론 왠지 아이들이 읽는
책이라는 생각에 가까이 하지 않았고 그저 어렴풋이 알고만 있는 이야기로 여기고 말았던 것이다.
그러다 최근 이 책의 원작이라는 에른스트 테오도어 아마데우스 호프만이 쓴 『호두까기 인형과 생쥐
왕Nussknacker und Mausekonig』을 읽을 기회가 생겼고 예상외로 흥미로운 이야기에 순식간에 빠져들었던 책이기도 하다.
이야기의 시작은 크리스마스 이브인 12월 24일 의사인 스탈바움 씨네 아이들인 루이제, 프리츠,
마리는 크리스마스 선물이 놓일 거실 출입이 금지된다. 그러다 선물 개봉의 시간 그토록 바라던 선물들-드레스, 장난감 말, 예쁜 인형 등-을
발견하고 기뻐한다.
여기에 고등법원 판사이자 뛰어난 시계제작자이기도 한 드로셀마이어 대부가 직접 만든 시계 선물을 받기도
한다.
그리고 아이들의 아빠인 스탈바움 씨는 아이들 모두에게 호두까기 인형을 선물하게 되는데 마리는 그
인형에 한 눈에 반하고 아버지는 인형을 관리하는 일을 마리에게 맞기게 된다. 하지만 바로 그날 오빠인 프리츠가 호두까기 인형을 험하게 다뤄서
호두까기 인형의 이빨을 부수게 된다.
마리는 이에 슬퍼하며 그동안 받은 크리스마스 선물을 모아놓는 진열장에 다른 선물들과 함께 호두까기
인형을 정리해두고 늦은 시간까지 특별히 엄마의 허락을 받고 인형들을 가지고 논다.
그러던 어느 순간 인형들이 움직이기 시작하고 또 머리 일곱이 달린 생쥐 왕이 나타나고 호두까기 인형의
지휘 아래 프리츠의 군인 기병대를 비롯한 장난감들과의 전투를 벌이고 장난감들이 수세에 몰린 가운데 마리는 자신의 슬리퍼를 던져 호두까기 인형을
구하게 되고 무언가 자신의 팔에 고통이 느껴지는 순간 기절하고 만다.
이후 잠에서 깨어난 마리의 이야기를 엄마는 믿어주질 않는다. 오로지 드로셀마이어 대부만이 묘한 표정을
지으며 다쳐서 움직일 수 없게 된 마리에게 피를리파트 공주 이야기를 들려주겠다며 말한다.
그렇게 시작된 이야기 속 가족을 잃은 생쥐의 저주를 받은 피를리파트 공주가 본래의 아름다운 외모를
잃고 생명의 위협까지 받게 되자 이 저주를 풀기 위한 방법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다. 마리는 대부의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그것이 단순한 지어낸 이야기일까 아니면 대부 자신의 이야기일까 궁금해지고 이야기와 현실 속 호두까기 인형과의 이야기가 겹쳐지면서 독자들은 어느
새 환상적인 분위기에 빠져들게 될 것이다.
과연 마리와 호두까기 인형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싶어지는 가운데 이야기의 결말은 그야말로 판타지
로맨스 같은 분위기로 이어지기 때문에 가만히 보면 이 책은 처음은 아이들을 위한 동화로 시작된것 같지만 끝을 향해 갈수록 로맨스 소설 같은
분위기도 나서 더욱 재미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