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때부터인가 헬조선이라는 말이 생겼다. 지옥과 조선을 합친 신조어. 그야말로 대한민국에서 사는게
지옥 같다는 단적인 표현. 정말 그럴까? 아마도 지금 많은 사람들이 그런 느낌을 지울수는 없을 것이다. 날로 심각해지는 미세먼지, 부의 양극화,
취업난과 다양한 사회문제들, 여기에 사회 지도층이 보이는 불공정함과 부도덕함,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꾸라지마냥 교묘히 자신들이 가진 부와 권력으로
법망을 피해가는 그들의 행태는 보통의 시민들을 더욱 허탈하게 만들어 버린다.
경제난과 교육의 문제 등이 합쳐지면서 결혼도 점차 미루게 되고 저출산을 넘어 아예 낳지 않겠다는
사람들도 많아질 것이다. 지극히 현실적인 생각으로 누구도 비난할 수 없는 것이 지금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이라면 절감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대한민국은 정말 소위 가진 자들에겐 너무나 살기 좋은 나라다. 그래서 이런저런 고민 끝에 이민을
꿈꾸는 사람들도 있을텐데 이를 실제로 행동으로 옮기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는 사람, 드디어 실행한 사람, 그 과정에서 다시금 현실의 벽을
깨닫고 이번 생에 불가능하다 싶어 그냥 한국에서 최대한 잘 살아보자 싶은 사람까지 이 또한 그 내부 사정을 들여다보면 다양할 것이다.
하지만 누구라도 한번쯤 꿈꿔봤을 이민, 비록 현실성 제로라 할지라도 궁금하긴 할 것이고 그래서
그 생각을 현실화한
누군가의 이야기에 관심이 갈 수 밖에 없는데『그래서 나는 한국을
떠났다』는 다양한 이유로
한국을 떠나 세계 여러 곳에서 제2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책의 저자는 부부. 두 사람은 이번 세계 여행을 3년 동안 준비하고 퇴사와 전세 보증금까지 빼서
실행에 옮긴다. 그저 여행을 하는 것만이 목적이 아니였는데 처음에 외국에서 살아보기에 대한 관심으로 자신들도 이를 실행해보면 어떨까에 대한
생각에서 세계여행을 하며 제대로 알아보고 싶었던 것이며 이후 실제로 여행이 아닌 이민이라는 형태로 외국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을 인터뷰하게 된다.
한 곳에서 인터뷰가 끝나면 다음 인터뷰이가 사는 곳이 곧 다음 여행지가 되는 여정 속에서 두 사람은
이민지로서는 다소 생소할 동유럽의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를 비롯해 프랑스의 그르노블, 독일 에센, 영국 런던, 캐나다 토론토, 미국 버지니아,
콜롬비아 보고타, 호주 시드니와 멜버른, 뉴질랜드의 오클랜드에 정착한 한국인 이민자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담아낸다.
어쩌면 지금도 이민을 꿈꾸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들의 이야기는 다소나마 궁금증을 해결해줄 것이고 막연한
기대감을 넘어 현실을 보여줄 것이다. 이들은 지역도 다양하다. 또다른 기회를 찾아 떠난 경우도 있고 좀더 나은 삶의 환경을 찾아 떠난 경우도
있다.
맨땅에 헤딩하듯 한국에서 자신이 하던 일과는 전혀 다른 일을 시작한 경우도 많고 조금이나마 연관될
일을 구해 하는 경우도 있다. 런던이나 시드니, 토론토처럼 대도시인 경우도 있지만 관광지로서 들어 본 적이 있는 도시인 경우 아니면 이 책을
통해서 처음 들어보는 경우도 있다.
슬로바키아로 간 최동섭씨는 처음에는 아일랜드로 방향을 잡았으나 비자문제로 실패하고 한국으로 귀국해
제대로 준비해 슬로바키아로 간 경우이며 프랑스 그르노블에 정착한 곽원철, 류리 부부는 한국에서 계속 살았다면 분명 중산층 이상의 부를 저축했을것
같은 비교적 재정적으로 여유있는 직업을 가졌으나 삶을 질적인 향상을 위해 이름도 낯선 그르노블에 정착한 경우다.
처음에는 공부를 하고 돌아올 계획이였으나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기엔 런던이 더 기회가 넓다는 생각에
정착한 분도 있고 자신이 먼저 호주로 갔다가 영주권을 취득한 후 부모님을 기여제 부모초청 비자를 통해 모셔온 경우도
있다.
또한 다소 흥미로웠던 분은 캐나다 토론토의 공무원이 되어 이민자 신분으로서는 상당히 안정적인 직업을
갖게 된 특이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 모든 분들은 그저 요행으로 된 것이 아니다. 책에는 지면상 짧게 인터뷰가 실려 있겠으나 분명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 여러면에서 많은 정보를 탐색했고 또 준비과정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이분들은 말한다. 그저 핑크빛 미래, 한국에서 살기 어렵다는 생각만으로 이민을 결정해선
안된다고. 그러면 분명 실패하고 귀국하게 될거라고 말이다. 분명 그럴 것이다. 이 책은 이민에 대한 모든 고민과 궁금증을 해결해주진 않겠으나
이런 분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다소나마 목마름을 해결할 수는 있을거란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