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B] 빨강머리 앤 : 초록지붕 집 이야기 (오디오북) 오디오북 빨강머리 앤 시리즈
루시 모드 몽고메리 지음, 엄진현 옮김, 이지혜 읽음 / 커뮤니케이션북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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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빨강머리 앤』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캐릭터 중에서 내가 가장 사랑하는 존재다. 어릴 적 TV 앞에서 애니메이션을 통해서 처음으로 만났던 앤은 지금 생각해보면 분명 기존의 캐릭터와는 확연히 다른 인물이였다.

 

보통의 주인공 예쁘고(또는 잘 생겼거나), 뛰어난 능력을 지녔거나(아니면 나중에 자신도 몰랐던 능력을 발견하거나) 또는 좋은 집안의 사람이거나... 어찌됐든 이 중 하나라도 있는 것에 비해 앤은 정말 아무것도 없는 있는 거라곤 그 당시로써는 오히려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을 것 같은 지나친 상상력과 긍정력이였다.

 

빨강머리와 주근깨는 그녀의 콤플렉스였고 고아였으며 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했고 보모나 식모에 가까운 생활을 하며 살아왔다. 적어도 에이번리의 초록지붕 집에 오기 전까지는 말이다.

 

하지만 인생이란 어찌될지 알 수 없는 법. 앤은 서로의 전달 과정에서 오류가 생겨 남자 아이가 필요한 집에 도착한다. 결국 다음 날 다시 돌아가야 하지만 마릴라는 그녀를 받아들이게 된다. 게다가 이런 결정에는 은근히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법이 없던 매슈의 영향도 한 몫 작용했는데 결혼도 하지 않았고 아이도 없던 독신으로 살던 마닐라와 매슈 남매는 앤이라는 아이를 처음에는 어쩔 수 없이 받아들였을지도 모르나 점차 앤의 밝고 긍정적인 모습, 누구보다 사랑스러운 모습에 마음의 문을 열고 진정한 가족으로서의 모습을 갖춰나가게 된다.

 

이렇듯 많은 사람들이 아는대로 초록지붕에 살며 평생지기인 다이애나를 만나고 선의의 경쟁자인 동시에 연인으로도 발전했던 길버트를 만나고 자신의 꿈을 향해 포기하지 않는 자세로 누구보다 자신의 삶을 열심히 살아간다.

 

이런 앤의 이야기는 그동안 많은 그리고 다양한 버전으로 만날 수 있었는데 이번에는 오디오북으로 만날 수 있게 되었다.

 

기존의 오디오북이 CD에 내용이 저장되어 있거나 아니면 MP3 파일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었던 것에 반해 『빨강머리 앤 (오디오북) 초록지붕 집 이야기』는 책 자체에 USB(1.2G, 14시간 분량)가 내장되어 있다. 마치 영화 <쇼생크 탈출>에서 앤디가 작은 도끼를 성경책을 파내 숨겨놓았던 바로 그 모습대로 말이다. 그동안 만나보기 힘들었던 구성이 아닐 수 없다. 배우 이지혜씨가 무려 13시간에 걸쳐서 책 전체 내용을 낭독했는데 가장 처음 이 책에 대한 간략한 소개도 실려 있다.

 

앤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겐 특별한 구성의 책 자체도 분명 멋질텐데 차분한 음성으로 낭독된 앤의 이야기를 읽고 있노라면 어릴 적 보았던 애니메이션의 장면들이 떠오르기도 하고 또 가만히 휴식을 취하면서 이어폰을 연결해 듣고 있노라면 앤의 엉뚱하지만 사랑스럽던 이야기도 상상하게 만들어서 오디오북의 색다른 매력에 빠져들게 된다.

 

오디오북의 경우 낭독자의 목소리나 호흡, 그리고 발음 등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제품인데 이 책은 그런 면에서 볼 때 낭독자인 이지혜 씨가 지나치게 또박또박 읽지도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앤의 이야기를 들려주어서 좋은데 이는 마치 실제 애니메이션에서 나래이션을 듣는 기분이기도 해서 좋았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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