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의미한 살인
카린 지에벨 지음, 이승재 옮김 / 밝은세상 / 2018년 10월
평점 :
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유의미한 살인』이라니, 제목에서부터 뭔가 의미심장한 글이다. 과연 살인이라는 것에도 의미가 있는 것이 있을까? 일단 살인이라고 하면 범죄다. 그런데 여기에 의미를 부여하고 또 마치 그것이 필요에 의한, 오히려 나쁜 뜻이 아니라 더 나아가면 악의 무리를 제거하는 것처럼 의미있다는 식으로 들린다면 분명 책은 독자들로 하여금 흥미를 자아내기에 충분해 보인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여성 스릴러 작가로 이미 국내에도 그녀의 많은 작품이 소개되어 있는 카린 지에벨의『유의미한 살인』은 그녀의 데뷔작이라고 한다. 그동안 그녀의 작품을 의도치 않게 대부분 만나 온 나로써 꽤나 유의미한 독서의 시간이였다.

 

특히나 책에서 등장하는 편지가 건내는 공포스러움은 현대인이 겪고 있는 무수한 군중 속 누군가가 자신을 지켜볼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기에 더욱 무섭게 느껴졌던것 같다.

 

이야기의 주인공인 잔느는 매일을 기차를 타고 무려 세 시간이 넘는 시간을 결러서 마르세유 경찰서로 출근을 한다. 경찰서 사무직원이기도 한 그녀는 그야말로 그녀가 정한 틀대로, 정해진 규칙대로 하루를 살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상에 다양한 강박증이 존재하고 사람들마다 자신의 행동을 돌이켜보면 자신도 스스로 느끼지 못했던 강박증이 조금씩은 있을지도 모르겠는데 잔느에게 있어서는 이런 정해진 틀과 규칙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 바로 강박에 가까운 모습이라고 하겠다.

 

그런 잔느의 삶에 파문을 던지는 사건이 발생한다. 바로 기차의 지정석에 누군가가 편지를 놓아둔 것이다. 얼핏 매일 반복되는 출근길에서 마주친 이성을 향한 낭만적인(물론 이 또한 좋게 해석한 경우지만) 고백 같다. 너무나 아름답다는 그 고백은 잔잔한 그녀의 감정에도 변화를 불러오게 된다.

 

처음 사랑고백과는 달리 편지를 보낸 이는 그녀에게 자신의 살인에 대한 고백까지 하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처음 설레던 감정이 공포로 변하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살인자가 분명한 의문의 인물이 보내는 편지를 통해 잔느가 느끼는 감정들이 고스란히 보여지는 작품은 상당히 독특한 구성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녀가 받는 살인 고백과 사랑 고백이 과연 어디까지가 진실인가 하는 점이 자연스런 의문으로 떠오를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과연 상대는 왜 무수한 사람들 중에서 하필 잔느를 두 고백의 대상으로 삼았는가를 알아가는 과정도 살인범의 편지만큼이나 주목하고 또 스릴러 소설로서는 충분히 흥미로울 수 밖에 없는 대목이 아니였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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