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노래 가사같은 제목이
눈길을 끄는 작품이 바로 『언젠가 헤어지겠지, 하지만 오늘은 아니야』이다. 짧은 이야기들의 연속, 그리고 우리나라 작가분의 그림이 덧입혀진 책은
설령 그 사랑이 제대로 피워보지도 못한 짝사랑이든, 누군가와의 열렬했던 사랑이든 사랑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으나 지나치게 감성적으로 파고들지도
않고 그렇다고 냉정한 연애 상담을 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이
책은 일본의 F라는 작가. 익명의 작가로 알려진 F는 이 책의 출간으로 일본 아마존 에세이 분야 1위에 올랐다고 한다. 유명한 에세이스트도
아닌, 더욱이 촉망받는 신진 작가도 아닌, 그야말로 F라는 필명 이외에는알려진 것이 없던 익명 작가의 이야기에 왜 독자들은
열광했을까?
어쩌면 스스로를 속시원하게 드러내지 않는 우리 시대의 익명성이 주는 하나의 장점이 아닐까 싶다. 내가
누구인지 드러내놓고 이야기를 하다보면 우리는 필연적으로 그 사람이 살아 온 삶, 그리고 그를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와 그가 지금 하고 있는
이야기를 연결지으려 하기 때문인데 만약 상대방에 대해 알지 못한다면 그저 지금 그 이야기에 집중할 수 밖에 없고 아무런 편견없이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인 것이다.
바로 이런 점이 작가에겐 자신이 하고픈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만드는 하나의 촉매제가 되었던 것일테고
반대로 F의 이야기를 읽는 독자들에겐 누군가에게 듣고 싶었던 이야기, 그러나 어디에서도 듣기 힘들었던 솔직한 고백같은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거나 아니면 바로 나의 마음이다 싶게 만드는 공감어린 이야기를 마주하게 되어 반가웠던 것이 아닐까 싶다.
책을 읽어나가면 나갈수록 F라는 인물이 점점 더 궁금해진다. 뭐하는 사람일까 싶기도 하고 나이는
얼마나 될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글에서 느껴지는 가볍지 않은 무게감, 그러나 소위 내가 어릴 때는 말이야하고 말하지 않는 산뜻함이 있기
때문이다.
사랑에 대한 무수한 이야기들, 사랑을 하게 되면서 경험하게 되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온전히 한 권에
담아놓은것 같은 책은 그래서 누가 읽든지 간에 그속에서 우리는 적어도 하나 이상의, 내 이야기 같고 내 마음 같은 글을 만나게 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