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 마리의 작품은
처음이지 않나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이유는 아마도 『홍차와 장미의 나날』이라는 제목이 절반이상 차지했던것 같다.
뭔가 그 자체로 여유로움이 느껴지는 시간들을 글로 만나면 어떨까하는, 그 분위기는 어떨까 싶은 마음에 궁금했고 읽어보고 싶었던 것이다.
여기에 모리 마리에 대해서 일본 내의 유명 에세이스트 작가분들이 사랑하는 작가라는 점, 일본 최고의
미식가이면서 동시에 소확행 정신의 선구자라고 하니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버지 역시 대문호인 모리 오가이(낯설게 느껴지는데 무려 나쓰메 소세키와 쌍벽을 이뤘다고 하니 어느
정도인지 짐작케 한다.)였다고 하니 작가에게도 그 영향이 미쳤던게 아닐까 싶다.
이
책에서는 제목에서도 어느 정도 알 수 있을테지만 먹는 것이 그저 배고픔을 채우기 위함이 아니라는 것을 절실히 느끼게 하는데 미식가다운 발상의
책이라는 생각도 들었던 것도 바로 이 부분 때문이다.
엄격하리만치 미식에 탐구했던 작가가 온통 음식 이야기로 가득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이야기는 행복이란
결코 멀리 있지 않음을, 이렇게 주변에서 먹을 수 있는 음식 하나에서도 찾아낼 수 있구나 싶어지면서 결국 행복은 어렵게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나를 둘러싼 것들 중 하나를 찾아 내가 그속에서 느끼기만 해도 충분히 행복이 될 수 있구나 싶어졌던것 같다.
누군가는 저자의 모습을 보면서 천하태평이다 싶을 수도 있을 것이다. 오지랖이 넓은 사람도 아니,
보통의 사람들만 해도 저자의 삶을 보면서 걱정 아닌 걱정을 할테니 말이다. 그렇지만 정작 본인은 하나도 급하지 않고 또 문제라 생각하지 않으니
이는 상당한 내공이 있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 아닐까 싶다. 그러니 이미 저자는 삶 속에서 자신만의 행복을 찾아내는데 고수일 가능성이 높다.
누구에게도 인생은 쉽지 않다. 어느 것 하나 쉽지 않다. 그 역시도 두 번의 이혼이나 풍족하지 않은
살림살이 등을 생각하면 보통의 기준으로 봤을 때 어쩌려고 그러나 싶은 생각이 들게 하는 인물이니 말이다.
그러나 그 순간 만약 이래서 난 불행하다, 힘들다, 괴롭다고 생각하며(말하며) 좌절하고 만다면 더
깊은 괴로움과 슬픔의 술렁으로 빠져드는게 사람일이다. 그렇기에 조금은 천하태평 같은 그 모습이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하고 어쩌면 누구보다 큰
용기가 필요한 일임을 생각한다면 하루 중 아주 잠깐만의 시간을 내어서라도 모리 마리처럼 자신에게 행복감을 선사할 수 있는 순간을 마련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