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 토드의 『AFTER
애프터 1』이야기는 그야말로 엄친딸, 철벽녀로 살아 온 테사와 전형적인 나쁜 남자 하딘이 만들어가는 로맨스를 담고 있다. 사실 로맨스라고 할 수
있나 싶기도 한 것이 둘의 너무나 다른, 다소 개연성이 떨어지는 듯한 감정과 태도의 변화라고도 볼 수 있을텐데 특히나 하딘의 정체는 뭘까
싶어지는 책이였다.
테사는 매사를 철두철미하게 계획대로 살아가는 인물로 알콜중독자였던 아버지가 가족을 떠난 후 엄마가
힘겹게 자신을 키워냈다. 그리고 지금의 대학에 오게 된 것도 어쩌면 과거 엄마가 이루지 못한 바를 대신하는 면도 없지 않았는데 그야말로 모범생
중의 모범생이다.
그런 테사의 가장 큰 걱정은 자신의 분위기와 맞는 기숙사 룸메이트를 만나는 것, 그리고 친구들을
제대로 사귈 수 있을까하는 것이다.
그녀에겐 2년 넘게 사귄 연하의 남자친구 노아가 있었고 그는 내년 쯤 대학에 진학할 예정이다. 익숙한
곳, 익숙한 사람들을 떠나 완전히 낯선 곳에 떨어진 테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온몸에 문신이 가득하고 머리를 원색으로 염색한 룸메이트
스테프였다.
그리고 스테프를 찾아 온 그녀와 비슷한 분위기의 전형적인 나쁜 남자인 하딘이 있었다. 첫만남부터
강렬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그와 첫 사교클럽 파티에서 악연 아닌 악연으로, 계속해서 인연이 이어지면서 둘은 점점 더 서로에게
빠져든다.
하지만 하딘은 많은 여자들과 가벼운 만남을 가지는 동안에도 결코 사귀지는 않았던 인물로 테사는 그런
하딘과의 관계를 이어가면서도 때로는 자신이 아는, 그리고 때로는 알지 못하는 여자들을 질투한다.
그런데 참 묘한 부분은 하딘이라는 캐릭터다. 완벽히 나쁜 남자의 면모를 보이면서도 순간순간 순정남
같은 모습을 테사에게 보이기도 하고 또 그의 방에서 발견된 고전 문학에서도 보여지듯이 영국문학에 나름 식견을 보이기도 한다. 여러 면에서 매력이 있다고 해야할지, 아니면 그냥 나쁜놈인지 확실히 독자들을 휘어잡는 매력은 다소
부족해 보인다.
테사의 경우 분명 하딘에게 끌리고 그에게 자신의 그런 감정을 보이는것 같다. 그러나 하딘은 분명
테사에게 끌리고 있음에도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인지, 아니면 그동안의 연애사를 볼 때 진지한 만남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것인지 테사와도 어떤 명확한 관계를 단정짓지 않는것 같아 아쉽다.
그렇기에 바람이라면 앞으로의 이야기에서 테사와 하딘의 좀더 매력적으로 그려졌으면 좋겠고 특히 로맨스를
표방하고 있는만큼 남자 주인공이 테사에 대한 태도를 더 명확하게 하면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