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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를 읽다가 술집으로
조승원 지음 / 싱긋 / 2018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드라마나 영화, 또는 소설 속에 등장하는 장소나 사물 등이 완전히 가상의 공간이거나 물건인 경우도
있지만 때로는 실재인 경우도 있다. 이 경우 가상의 작품이 유명해질 경우 실재가 유명세를 타게 되어 뒤늦게 화제가 되기도 하는데 이는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음식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가장 유명한 것이 아마도 우리나라 작가분 중에서는 허영만 만화가의 <식객> 시리즈 속의
음식들, 그리고 일드 중에서는 <고독한 미식가>와 <심야식당>에 등장하는 음식들일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 하나 더 하루키의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음식(여기에 음악도 때로는 유명세를 타고 이를 주제로 책이 출간되기도 했다)도 그러한데 이번에 만나 본 우리나라의 조승원
작가분이 쓴 『하루키를 읽다가 술집으로』 역시도 이런 흐름의 하나라고 봐도 좋을 것이다.
참고로 이 책의 저자인 조승원 작가는 대학시절 우연히 접한 『상실의 시대』로 하루키의 팬이 된
경우라고 한다. 그리고 대학 졸업 후에는 기자 시험에 합격해 언론사에 입사를 하게 되고 직장생활을 하는 가운데 온갖 주류를 접하다 국가 공인
자격증 조주기능사를 취득했다고 하니 놀라운 전개가 아닐 수 없다.
게다가 그 이후에는 술에 대한 이야기를 연출하여 영화감독으로까지 그 인연이 이어지고 현재는 MBC
보도국에서 일한다고 하니 그야말로 경력이 화려한, 그러나 그의 인생에서 주요 화두는 하루키 그리고 술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둘과는 상당히 밀접한
관련이 있어 보인다.
그런 저자는 스스로를 하루키이스트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이 문구만 봐도 그가 얼마나 하루키를
사랑하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 아닐까 싶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나 하루키의 문학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맥주, 와인, 위스키, 칵테일에
이르는 술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는 책은 하루키의 작품만큼이나 흥미로울 수 밖에 없고 책에는 크게 테마를 나눈 술 이야기에서 가지를 쳐서 보다
자세한 술 이야기를 하루키와 연결지어 하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어떤 작품의 어디쯤에 해당 술이 등장하는지 표기를 해놓고 그 술을 제조하는 방법을 자세히 기록해놓고
있으며 그 술이 등장하는 책속 문단도 함께 실어 놓고 있는데 그야말로 하루키이스트라는 말에 걸맞게 하루키의 모든 작품이 다 등장한다 싶을 정도로
이 책은 익숙한 하루키의 문학을 색다르게 만나보는 기분이 들정도이다.
책에는 하루키가 소설가로 데뷔하기 전에 실제로 운영했다는 재즈 바인 피터 캣(자신이 기르던 고양이
이름이다)의 모습도 사진으로 실고 있는데 재즈 바의 바텐더였던 경험이 있었기에 아마도 소설 속에서도 그 부분이 상당히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는게
아닐까 싶다. 아무렴, 무려 10년 동안 했다고 하니 그 분야의 나름 전문가라고 봐도 좋을 것이다.
책을 통해서 하루키의 작품을 색다르게 만날 수 있어서 좋았고 다양한 술에 대한 전문가적인 이야기를
만날 수 있어서도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