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란 결국 살아남은 자가 승자일 것이다. 그러니 최대한 객관적으로 쓰여진다고 해도 어느 정도는 쓰는
이의 관점이 들어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어차피 그 시대를 살지 않은 상태에서 쓰는 것이기에 그 당시를 기록했다고 하는 자료들에 근거할 수
밖에 없는데 그 자료들 또한 100% 객관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 싶긴 하다.
그렇지만 이는 반대로 볼때, 그 시대를 이제는 볼 수 없는 현대인들이 그나마 그때의
사회/경제/문화/정치 등을 가늠해볼 수 있는 것도 바로 이런 기록물 등과 같이 그 당시를 예측할 수 있는 다양한 사료가 남아 있기 때문일텐데
그중 조선왕조를 기록해놓은 「조선왕조실록」의 가치는 이미 입증된 바이다.
조선 태조부터 철종에 이르기까지 무려 25대 472년의 역사가 기록되어 있다는 점에서 그야말로
전대미문의 놀라운 기록물임에 틀림없는데 이런 기록물에도 특이점이 있다면 구한말의 두 왕인 고종과 순종의 기록이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일까? 단순히 대한제국이라 국호를 바꿨기 때문일까? 그건 아니다. 두 왕조는 일제 침략으로
인해서 왕조의 기록에 일본이 가담했기 때문에 어찌보면 정통성이 훼손되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 시대에 우리나라에서 일어나 무수한 일들을 생각하면 단지 그 기록에 관여한 이가 이전과는
다르다고 해서 포함시키지 않을지언정 간과할 수 없다는 것이 바로 이 책 『대한제국 실록』을 쓴 저자의 집필 취지이자 비록 치욕의 역사일지언정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하고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점이 집필 목적이 될 것이다.
저자는 부러 다른 책들을 보지 않음으로써 행여나 생겨날 편견을 없앴고 비록 제국주의적인 사관에서
편찬되었으나 한편으로는 「조선왕조실록」을 완성한다는 의미에서 이를 참고해 실록을 발췌해 실음과 동시에 이에 대한 해석을 들려주는 형식으로
쓰여져 있다.
사실 「조선왕조실록」은 익히 알고 있었으나 「고종황제실록」과 「순조황제실록」이 쓰여졌는지도
몰랐는데 이 책에서는 두 왕조의 흐름이 끊어지지 않도록 이어쓰면서 실록 편찬에 관여한 인물들을 알려주기도 한다.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된,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부분들을 알게 되었던 부분이 신기했고 그저 단편적으로 알고 있는 사실들-어찌보면 그동안
지속적으로 이슈화되었던 부분-만이 아니라 두 왕들의 시대 전반에 걸쳐 일어난 일들을 조금 더 심도 깊게 읽을 수 있었던 바는 상당히 의미있는
시간이 아니였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역사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는 것도 좋을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