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급해졌어, 아름다운 것을 모두 보고 싶어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8년 7월
평점 :
절판


 

 

얼마 전 <꽃보다 할배 리턴즈>가 방송되었다. 마지막 방송 이후 3년 정도의 시간이 지났다는 사실에 놀라웠던건 시간이 참 빠르구나 싶으면서 과연 나는 그동안 뭘했나 싶은 생각이 솔직히 들었기 때문이다.

 

평균 나이 70이 넘어가는 할배들이 생애 처음으로 배낭여행을 떠난다는 설정 자체만으로도 색달랐던 프로그램인데 여행 중 할배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젊다는 것, 그래도 상대적이긴 하지만 그분들에 비해 아직은 한참 청춘이 고맙기도 했고 뭐라도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게 했던 순간이였다.

 

특히나 그때 할배도 그런 말을 했었다. 조금 더 젊을 때 더 많은 곳을 여행하라고. 아마도 이후로 많은 사람들이 그 말에 용기를 얻어 실제로 배낭여행을 떠났을 것이다. 나 같이 겁 많은 사람도 진짜 떠나볼까 싶었던 것처럼.

 

그런데 여긴 또다른 이유로 해외 여행을 떠난 사람이 있다. 여행은 종류가 많이 다르다. 배낭여행이 아니라 패키지 여행이다.

 

“아름다운 것을 많이 봐두고 싶다.”

 

국내에서도 많이 알려진 일본의 에세이스트 마스다 미리. 그녀는 마흔 살이 되었을 때에 이런 다급한 마음이 들었다고 한다. 아마도 30대와는 확연히 다른 느낌의 40대라는 나이가 주는 압박감도 있었을 것이다.

 

아무튼 그렇게 시작된 나름의 10년 프로젝트는 나홀로 해외여행을 하기엔 어학력이 딸리고 자신이 가고 싶은 곳을 누군가가 늘 따라가 줄리도 만무하니 아예 생각을 달리해 패키지 여행을 떠나겠다는 것. 처음에는 혼자서만 패키지 여행에 참여한다는 것이 청승맞아 보일까 걱정되기도 했지만 실제로 여행을 떠나보니 이것은 기우였다.

 

 

맨처음 고른 패키지 여행의 목적지는 그 당시 겨울임을 감안해 오로라를 볼 수 있다는 '북유럽 오로라 여행(스웨덴 ·  노르웨이 · 덴마크)'이다. 이후로는 크리스마스 마켓 여행(독일), 몽생미셸 여행(프랑스), 리우 카니발 여행(브라질), 핑시 풍등제(타이완)으로 이어진다.

 

비록 혼자였으나 패키지 여행 특유의 가이드 동행이 있었기에 확실히 이동이나 숙소를 잡고 어딘가를 예약하는 등의 고생이 없으니 좋은것 같다. 게다가 자유시간도 주어지고. 무엇보다도 혼자서 떠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경우라면 괜찮은 여행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여행 기간은 보통 일주일 가량. 나름의 10년 프로젝트 동안 위의 사진 속 이미지처럼 5곳을 여행했다. 대륙도 유럽, 남미, 아시아로 나름 다양하다.

 

 

기존의 여행 도서와는 달리 여행지의 사진이 많이 등장하진 않는다. 고성능 카메라를 가지고 간 것 같진 않다. 말 그대로 여행 그 자체를 즐기려는 사람 같다. 스스로가 여행에 몰입해 패키지 여행에서 최대한 자유를 즐기는 분위기,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함 보다 처음 바람처럼 더 늦기 전에 많은 곳을 보겠다는 생각으로 떠난 여행이라는 것을 알게 한다. 

 

다만, 평소 마스다 미리의 책처럼 그림을 그려서 그때의 상황을 덧붙이고 있기도 한다. 이외에도 여행지에 대한 정보도 조금이나마 담겨져 있고 여행을 떠날 때 가져가면 좋은 물건들을 알려주기도 하고 여러가지 여행 관련 팁들도 소개하기 때문에 완전히 여행 도서라고는 할 순 없지만 뭔가 잔잔하나 가슴 설레게 하는, 그야말로 더 늦기 전에 하고 싶은 일을 시작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여서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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