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엔 별의별 사람들이 다 있다. 예전에 TV에서 자신의 딸을 공주로 만들겠다면 외국의 어떤
아빠가 조그만 나라를 만드는 걸 본 적도 있으니 말이다. 물론 이 나라는 본인들만 만족할 수 있는 그 누구로부터도 인정받는 나라는 아니였다.
그래도 한편으로는 딸을 위해 못할 것도 없구나 싶기도 했고 이런 발상을 하는 사람도 있구나
싶었던 기억은 있는데 이번에 소개할 도서인 김대현 작가의『나의 아로니아공화국』도 어쩌면 비록 소설 속이긴 하나 나라를 세운, 그리고 일명
아로니아공화국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이다.
김대현 작가는 작가라는 말보다 어딘가 모게 영화 감독이라는 타이틀이 더 잘 어울릴것 같은데 그
이유는 단편영화인 [영영]으로 칸영화제의 단편경쟁부문에까지 진출한 이력을 지녔고 핀란드와 이란의 영화제에서는 수상까지 했으니 말이다. 그러나
좀더 대중적으로 알려지게 된 계기는 아마도 제3회 혼불문학상을 수상하게 된 『홍도』라는 작품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근 몇 년사이 대한민국은 놀라운 일들을 경험했고 국민들은 그 어느 때보다 새로운 나라,
나라다운 나라,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원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마주하는 한국은 그야말로 헬조선이라는 말에 걸맞게 일반인들이 상상하기도 힘든
부정과 비리가 판을 치고 마치 그들만의 세상이라는 말이 절로 떠오르게 하는 허무하기까지 한 모습들 천지다.
이런 현상에 대해 저마다의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으로 누군가는 과감하게 우리나라를 등지가
떠나기도 할테고 그럴 여력이 없거나 그래도 우리나라에서 살아야지 싶은 사람들은 참거나 그속에서 방법을 찾을 것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아예 나라 하나를 새롭게 만들어 버리는 이야기가 나온다. 무대는 바로
동중국해에 위치한 해저에 자리잡은 전 세계에서 오직 열한 명뿐만 그 존재를 알고 있다는 땅. 이 땅을 무대로 그야말로 나라 하나를 통째로 새롭게
만들겠다고 호기롭게 시작되는 이야기는 뭐 이런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있나 싶으면서도 오죽하면 이럴까 싶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어디 이런 땅 또 없나
싶은 마음으로 번지기도 한다.
그야말로 기상천외한 발상을 담은 책이 아닐 수 없다. 마치 새로운 행성을 찾아 개척해나가는
존재들마냥 전 세계에서 오직 열한 명만이 아는 땅을 무대로 벌어지는 '국가 건설 프로젝트'를 눈으로 마주하는 순간은 분명 흥미롭다. 유토피아의
현실이라고 해도 될까.
현대인의 필수품 같은 자동차도 필요없는 나라 군대를 가지 않아도 되고 학교는 입시지옥으로
아이들을 내몰지도 않는다. AI가 인간의 노동을 대신하니 사람들은 힘들지도 않다. 게다가 누가 더 많이 가져가지도 않고 돈을 벌지 못하는 이에게
소득을 나누기도 한다. 그야말로 이상적일수도 있는 나라이지만 근데 이게 가능할까?
게다가 인간이 사는 곳이라면 어디든 사건과 문제가 빠지지 않을텐데 과연 모두가 잘 짜여진
각본처럼 움직이는것 같은 이 나라라고 해도 이런 문제들이 생기지 않으란 법은 없으니 말이다. 너무 이상적이여서 오히려 더 아슬아슬해 보인다고
하면 이해가 갈런지...
그래도 누구라도 생각하는건 자유고 상상 역시 문제가 되지 않으니 그런 많은 상상들 중에서
하나가 글로 옮겨져 구체화되었다는 점에서 책은 상당히 흥미롭고 또 과연 이 공화국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하는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기에 충분했던
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