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을 죽인 형사 형사 벡스트룀 시리즈
레이프 페르손 지음, 홍지로 옮김 / 엘릭시르 / 2018년 6월
평점 :
절판


『용을 죽인 형사』는 레이프 페르손이 선보이는 형사 벡스트룀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 자체도 흥미로웠지만 작가인 레이프 페르손에도 눈길이 갔는데 그는 현재 스웨덴의 범죄학자이자 소설가라고 한다. 흥미로운 점은 범죄 전문가인 그가 1977년 정치계 인사와 성매매 업소가 얽힌 스캔들 고발로 경찰위원회에서 파면된 이력이 있는데 레이프가 사회파 범죄소설을 집필하게 된 이유도 바로 자신을 파면시킨 그 스캔들을 소설로 담아냄으로써 나름의 복수를 하기 위해서였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이 분야의 내용을 쓰기에 제격인 인물인데 눈길을 끄는 점은 벡스트룀이라는 형사가 기존의 형사 시리즈에서 보기 힘든 다소 루저 같은 인물이라는 것이다. 뛰어난 능력과는 거리가 멀어보이는 벡스트룀 경감은 그야말로 강직함이라든가 유능, 그리고 소신과는 담쌓고 사는것 같은데 이번에 발생한 사건으로 일약 스톡홀름을 충격에 빠트린 연속 살인 사건의 해결자가 될지, 과연 어떤 활약으로 그렇게 달라질 수 있을지 사뭇 기대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지나치게 뛰어난 인물이 아니기에 한편으로는 인간미까지 느껴지기도 하는데 원래 승승장구하는 인물이 끝까지 성공하는 것보다도 벡스트룀처럼 큰 기대감을 갖지 않게 한 인물이 반전으로 영웅이 되어 가는 점은 마치 성장소설마냥 더 큰 쾌감을 선사할지도 모르겠다.

 

벡스트룀이 맡게 된 사건은 은퇴한 회계사의 살해 사건 이후 연이어 발생한 회계사를 발견했던 신문 배달원의 죽음이다. 여기에 현금 수송차량이 공격을 받아 보안 요원까지 살해당하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스톡홀름은 일대 혼란에 빠지게 된다.

 

경찰은 정의롭다. 아니 정의로워야 한다. 그러나 현실에서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벡스트룀 역시도 후자에 가까운, 아니 오히려 완벽히 후자에 속하는 인물로 그런 그가 정의의 사도가 되어 연쇄살인사건을 해결한다는 것은 기대반 우려 반이지만 한편으로는 그가 보이는 부족한 모습은 비단 벡스트룀 혼자만의 모습이 아니라는 점에서 그를 완전히 나쁜놈으로 만들지 않는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가 보이는 인종차별적인 모습은 기존의 영웅적 해결사가 보이지 않았던 모습이라 분명 특이한 캐릭터임에 틀림없다. 분명 기존의 사회파 범죄소설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의 책이나 그것이 오히려 더 현실감있게 다가오는 면도 없지 않아서 처음 만나보는 작가였으나 충분히 인상적이였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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