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는다는 것은, 거창하게 말하자면 또 하나의 세상을 만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흔히들
말하는 간접 경험인 셈이다. 우리가 평생을 사는 것도 아니니 이 세상에 존재하는(설령 앞으로 출간될 무수한 책들을 제외하고서라도) 책들을 모두
읽기란 불가할 테지만 그래도 한 권의 책에는 작가가 만들어낸 오롯이 그 하나만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고 때로는 그 이야기가
앞으로를 살아갈 삶을 지탱해주기도 하는 소위 인생의 책이 되어주기도 한다는 점에서 비록 읽는데 시간이 걸리더라도 책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일
것이다.
죽는 순간까지 책을 읽고 싶다. 되도록이면 많이 읽고 싶다. 책은 나에게 그런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뜻밖의 좋은 일』이 궁금했다. 책이라면 딱히 장르를 가리지 않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나에겐 모 방송국 PD라는 직함보다
에세이스트 정혜윤이라는 말이 더 와닿는 작가의 글은 의도한 바는 분명 아닌데도 불구하고 많이 읽었던것 같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새롭게 출간되는 책들도 찾아보게 되는데 그녀의 이야기에서는 어딘가 모르게
가볍게 읽히지만 삶의 철학이 느껴진다. 책을 많이 읽은 그래서 누군가와의 대화 속에, 그리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글 속에 의도했던
아니든 책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리고 그 이야기가 절대 부자연스럽지 않아서 좋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책이 세상과 자신을 이어주는 연결고리라고까지 표현하고 있다. 그녀의
삶에서 책이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높은가를 다시금 깨닫게 되는 대목인데 그래서인지 ‘뜻밖의 좋은 일’을 가져다준 책의 목록을 소해하는 이야기는
흥미로움 이상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책의 목록이라고 하니 리스트를 줄줄이 나열하나 싶은 생각이 들수도 있지만 그건 아니다. 그녀가
일상에서 경험한 다양한 이야기, 자신의 주변인들 겪은 일들 속에서, 아니면 어느 여행지에서 마주한 낯선 이를 통해서 떠올리게 된 생각들 속을
통과하는 책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고 보면 좋을것 같다.
물론 책에 대한 이야기이니 다양한 책 제목이 등장한다. 그러니 그녀가 읽은 책이 궁금한 사람은
이를 참고해서 한번 읽어봐도 좋을 것이다. 책이 마무리되는 순간, 끝이라고 단정짓지 않은 것도 어쩌면 우리에게 있어서 책이라는 존재가 또다른
이야기를 안고 찾아올것 같은 기분이 들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정혜윤 작가의 글을 좋아하는 사람도, 책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도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찾고 싶은 사람도 이 책은 분명 ‘뜻밖의 좋은 경험’으로 다가올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