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속 성별을 알 수 없는 곰 한마리의 표정이 인상적이다. 잔뜩 지친것 같기도 하고 편안히
쉬는것 같기도 하고. 어쩌면 이 곰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상황이나 심정에 따라 그 표정도 달리 보일 수 있겠구나 싶어지는 책이다.
그건 아마도 『각자의 리듬으로 산다』는 제목보다 '나를 지키기 위한 적당한 거리 두기
연습'이라는 부제가 주는 무게감에 눈길이 더 쏠리는 이유도 한 몫 할텐데 거리를 둔다고 하니 왠지 냉정한것 같고 또 한편으로는 개인주의적 성향을
의미하는것 같아 다소 부정적으로 느껴지기도 하지만 이는 오히려 사람 사이에도, 특히나 아무리 친한 사이라 할지라도 필요한 거리에 대해 말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가 남이가'를 외치며 지나친 오지랖으로 사람들을 피곤케 했을지도 모를 인간관계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만드는 책이다.
유독 혼자 보다는 '우리'를 강조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기에 이것이 좋은 의미로 작용할 때도
있으나 때로는 관심이라는 미명 아래 각자의 공간이나 개인사를 침범하기도 한다는 점에서 이 책은 상당히 흥미롭다.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라는 것을 굳이 말하지 않아도 우리는 결코 혼자서만 살 수 없고 어떤
식으로든 타인과의 관계를 맺고 살아야 하는데 바로 이 타인과의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실로 엄청나다.
누구라도 고민할 수 있으나 뚜렷하게 해결책이 없어 보이는 이 관계에 대한 나름의 해결책이기도
한 이 책은 그림 에세이라는 형식을 통해서 다소 딱딱할수도 있는 이야기를 누구라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해준다는 점에서도 좋은것 같다.
이기적인 사람이 되라는 말이 아니다. 오히려 타인에게 휘둘리기 보다는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고
스스로를 가장 소중한 사람으로 여기라는 말이 맞을 것이다. 남들이 다하니 나도 하는 인맥 쌓기나 인간관계의 유지가 아니라 스스로의 행복을 가장
중심에 두는 것으로서 오히려 무조건 타인에게 맞춘 관계 맺기에서 오는 불편함과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모두에게 다 잘해야 한다거나
나를 잃으면서까지 그들에게 맞추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다독여주는것 같아 잔잔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