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맹 가리의 에피소드를 다시 듣고 있다.  예전에 어떤 분의 서재에서 보고나서 로맹 가리를 꼭 읽어보리라 생각했는데, 이 팟캐스트를 듣고나니 더욱 그런 생각을 하게된다.  지금도 여러번 로맹 가리의 책들은 다른 보관함의 내용물들과 함께 보관함에서 장바구니 사이를 왕래하고 있다.  사려고 하면, 가격의 압박이 무지막지하고, 안 사자니 괴롭고.  뭐 이런 상태가 오래 가지는 않겠지 하면서 나를 위로하고 있다.  기다림은 설레임이 될 수도 있지만, 지독한 괴로움이 되는 경우도 많고, 숫제 설레임과 괴로움은 공존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로맹 가리, 발자크, 츠바이크, 카잔차키스, list goes on...

 

읽어야 할, 아니 읽고 싶은 책들과 만나고 싶은 작가들이 내 주머니 사정에 비해서는 너무도 많다.  설레임일까 괴로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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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클 2012-09-01 2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경제학에서 나오는 한계효용체감이론(Law of Diminishing Marginal Utility )처럼 일정 수량의 책까지는 설렘>괴로움, 하지만 어느 단계부터는 설렘<괴로움이 되지요(경제학 교과서가 제시하는 효용이 극대화 되는 최적 도서 구매량은 책구매를 통한 marginal설렘 = 책구매시의 marginal 괴로움). 효용이 극대화되는 장서수와 구매량 그리고 독서량의 최적 균형점 발견이 필요해요! ^^

transient-guest 2012-09-01 23:32   좋아요 0 | URL
수학계에 새로운 화두가 되겠군요, only if 많은 수학자들이 우리같은 고민을 한다면요. ㅋ
 

http://kr.news.yahoo.com/service/news/shellview.htm?articleid=2012083022120389970&linkid=33&newssetid=470&from=rank

 

한국 최대의 룸살롱이라는 곳이 세금이 위법적으로 부과되었다면서 소송을 냈다는데.  매우 궁금한 것은.  한국에서는 룸살롱, 즉 접대부가 있는 술집은 불법이 아니고 합법인가? 라는 것이다.  아무리 아니라고 말해도, 아래로는 소위 박스집부터 위로는 10%까지 모두 매매춘을 하는 것은 public information이라고 본다.  아니라고 아무리 해도 말이다.  그리고, 원천적으로 손님 옆에 앉아서 술시중을 드는 술집자체가 불법 내지는 위법으로 알고 있는데, 무슨 탈세고 자시고 하겠는가?  다 빼앗아야지. 

 

이게 문제다.  불법/위법/탈법으로 돈을 벌되 많이만 벌면, 일부 빼앗기더라도, 잠깐 형을 살더라도 다 풀려나게 되어있다는 것.  역시 아래로는 피래미 집창촌 포주부터 위로는, well, you know.  법조계역시 마찬가지고, 검경, 법원도 그렇고 모두 그렇다. 

 

내 지론은 불법/탈법/위법적으로 번 돈은 이자까지 붙여서 싹 빼앗아서 국고로 귀속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손님옆에 앉아서 술시중을 드는 소위 룸이나 단란주점 같은 것 역시 불법이거나 위법의 소지가 있기 때문에 영업정지시키고 역시 번 돈을 다 빼앗아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될 수는 없겠지?  정치인, 재벌, 고위공무원들이야말로 이런 곳들을 수시로 출입하는 단골, 그것도 오대구찌 단골이니까. 

 

성매매 근절?  사회기강확립?  공공질서회복?  꿈같은 이야기들이다.  이렇게 두 가지 서로 상반된 것들이 버젓이 공존하는 한.  어림도 없음이다.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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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클 2012-08-31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식품위생법상 1종 유흥주점(흔히 말하는 룸싸롱)은 '여성'접대부가 '합법적으로' 술자리에서 술시중을 들 수 있어요. 단란주점은 손님이 술 마시며 노래는 부를 수 있지만 여성접대부의 고용이나 동석이 불법이지요. 그나저나 조세불복은 적어도 그 동네에서는 술장사 안하겠다고 작정했다는 얘긴데, 아.마.도. .....하고......해서....하지 않았을까요? ??? (...은 상상하세요 ^^)

transient-guest 2012-09-01 01:13   좋아요 0 | URL
허! 그런것이군요. 그럼 매매춘이 아니라면 기루는 합법적으로 운영되는 것이네요 (세금만 잘 낸다면). 여성접대부가 있는 대부분의 술집에서는 매매춘을 하는걸로 알고 있는데, 결국 제도권에서 관리하면서 적당히 허가주고 넘어가는거라고 보이네요. 아.마.도...하고...해서 그런것이겠죠?ㅋㅋ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 - 두번째 무라카미 라디오 무라카미 라디오 2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권남희 옮김, 오하시 아유미 그림 / 비채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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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 역시, 일종의 글모음집인데, 그런 의미에서 감동이나 특별한 감흥 - 예컨데, '해변의 카프카'나 '상실의 시대'의 그것 같은 - 은 없었다.  그저 한 권 더 전작이라는 퍼즐의 piece를 맞춘 기분이랄까.

 

간혹 보이는 재치있는 글은 밑줄을 치면서 읽었는데, 집중도 떨어지고 해서 건성으로 넘긴 부분도 많이 있다.  뭐.  책을 여러 권 읽다보면 일어날 수 있는 일이려니 하면서, 역시 다음에 또 읽어보면 뭔가 느끼겠지 하고 미루게 되었다.  이런 것을 보면, 책읽기란 미래에 빚을 지는 것이기도 하다.  계속 읽을 책, 또 다시 읽어볼 책, 읽고 정리할 책이 늘어나는 것이고, 이는 유한한, 하지만, 지금으로 보면 꽤 많이 남지 않았나 하는, 앞으로 다가올 그 어느 날 앞으로 달아 놓는 것이니까 말이다.  나의 외상장부는 나날이 길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한 작가의 글을 모두 읽고 나면, 그 작가와는 무엇인가 특별한 친밀함 같은 것이 생기게 될 것이다.  물론, 하루키는 나를 모르겠지만.  그러므로, 다음 책으로 고고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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댈러웨이 2012-08-29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날이 길어지는 외상장부'라는 말에 이 이상 격하게 공감할 수가 없네요. 정말 트란님과 저는 great mind라서 통하나봐요? ( ")

건성으로 넘기지 않는데도 모르겠는 책들이 대부분이고, 그 쌓인 책들을 보면서 저 책들을 언제 다시 보려나 뭐 이런 생각 때문에 책 읽는 게 마냥 즐겁지는 않아요. 점점 숙제하는 기분이랄까요. 하루키 좋아했는데, 이제는 이 사람 책을 사게 안되네요. 나중에 몰아서 한번 사서 보던가..., 이 나중에라는 말이 참... 또 외상장부에 책 몇 권 올리는 셈이네요.

transient-guest 2012-08-30 01:17   좋아요 0 | URL
오빤 강남스탈! 우리는 great-mind 스탈!!ㅋㅋ
미루지 않으려해도 미루게 되는 일이 어디 독서뿐이겠습니까만, 그러고보니 구매역시 그렇게 되네요. 하고싶은 것도 미루고, 오죽하면 누가 그랬죠. 우리는 인생의 황금기에는 일만하면서 좋은 것들은 모두 황혼기로 미루어버린다고.
책들이 유행을 좀 타요. 하루키도 한국에선 그랬던 것 같고. 저는 늦게 시작해서 계속 하루키를 읽게 되고요, 특히 우리나라의 386세대와 같은 전공투세대 출신인데도, 문학에는 소위 '살아남은 자들은 슬픔'같은 류의 냄새가 나지 않는점이 특이하다고 생각되어 더욱 좋네요.ㅋ

야클 2012-08-29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키 보다는 김영하의 잡문 모음이 훨씬 더 재밌다는데 맥주 10 병을 걸 수 있어요

transient-guest 2012-08-30 01:19   좋아요 0 | URL
그렇지않아도 김영하작가의 책을 사러, 근처의 한국/종교서관을 갔었는데요. 종교책을 빼고나니 저보다도 책이 없더라구요, 종류에서나 양으로나. 당연히 김영하 작가의 책을 못 구했죠. 조만간 구해보려고 합니다. 그나저나 저 맥주 10병 받고, 10병 더...하면 어떻게 되나요??ㅋ
 
승리보다 소중한 것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하연수 옮김 / 문학수첩 / 200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2008년에 초판이라고 나와 있는 이 책은, 그러나 좀더 오래된 책일 것이다.  일본판으로는 2004년 출판이라고 되어 있는 것 같은데, 이 책에서 다루는 이야기는 상당부분 시드니 올림픽에서의 에피소드들이니까 말이다.  이미 유명작가이자 칼럼니스트인 하루키에게는 이런 일도 들어오는 것 같다.  즉 비용일체 + 원고료 (가 있겠지?)를 받고 이런 특정 이벤트에가서 참관하며 글을 쓰는 것이다.  아무래도 달리기와 수영을 좋아하는 그이기에, 다른 것들보다 마라톤, 철인 3종 경기 및 육상쪽에 좀더 concentrate되었겠지만, 어쨌든 성공한 작가라는 것은 참 좋은 것이다.

 

내용은 그리 재미있게 느껴지지 않았고, 워낙 건성으로 읽어서 무엇인가 남았는지 아직은 모르겠다만, 역자의 후기처럼 단순한 올림픽 취재가 아니다에는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책 제목처럼 육상이나 마라톤에 대한 이런 저런 생각, 하루키 특유의 단상들이 나와있지만, 그래도 이 책은 시드니 올림픽 취재에 가깝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그 밖에 호주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맥주, 아침 달리기 이런 익숙한 주제들도 함께 버무려져 있지만 말이다. 

 

큰 의미를 기대하고는 읽지 않았고, 하루키의 책은 잘 된 것도, 단순한 글 모음이나 소품집도 열심히 다 읽어내려가고 있으니까, 그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또, 나중에 다시 읽었을 때에는 다른 어떤 것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은 그냥 단순한 취재+에세이로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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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밤이면 딱히 일이 없어도 으례히 늦게 잠자리에 드는 때가 있다.  그 덕분에 주말행사같던 새벽운동도 이번주는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  뭐, 일주일에 4-5일 운동이 목표니까, 그리고 3년간 꾸준히 해왔으니까 어쩌다 miss하는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게으른 습관이 들지 않게 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럭저럭 8시정도에 눈을 뜨고, 씻고, 새로 이사온 회사 근처에서 Barnes and Noble을 찾았다.  내가 입주한 아파트를 기준으로 약 3-4마일 반경에 세 군데나 있다는 매우 반가운 정보를 얻었다.  두 군데는 이미 위치를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가까운 줄은 몰랐으니까.  나머지 하나도 아파트를 기준으로 해서는 꽤나 가까운 곳이다.  역시 좀 넓은 바닥으로 나오니까, 교통도 편리하고 서점도 많구나 싶어 흐뭇하다.  사무실이 8월에는 조금 action을 보여서 그럭저럭 한 달 기준으로는 흑자가 되었다.  다행이다.

 

커피를 마시고 운동을 가려고, gym가기에 편한 위치의 BN을 찾아들어왔는데, 이곳을 오기위해 통과해야 하는 downtown에서 주말마다 farmers market이 열린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요즘 이런 localizing운동이 한창이라는 소식은 접했고, 실제로 이 근처 구석구석에서 꽤 쓸만한 farmers market이 열리는 것은 알았지만, 이 작은 동네에도 그런 것이 열리는지는 몰랐다.  자주 이용하게 될 것 같다.  물론 price가 좀더 reasonable해져야 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곳의 날씨는 완연한 가을색이다.  하늘도 매우 높고, 아침 저녁으로는 살짝 서늘하게 느껴진다.  한낮의 해가 놓은 시간대를 빼면 대체로 그런 편이다. 

 

다음 주 한주가 남은 8월을 잘 마무리하고, 한 두 케이스 정도만 더 수임을 한다면 매우 성공적인 한 달이 될 것이다.  9-12월을 잘 살아남기위한 발판이 되기도 할 것이고.  이 정도면 천천히 키워가면서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client를 대하고 일을 처리해 나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저열한 저가경쟁이나 bargain, 그리고 반 사기에 가까운 혀놀림을 피하고 말이다. 

 

돌아오는 2주간은 매우 정신이 없을 것이니, 오늘 하루를 즐겨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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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클 2012-08-28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업계에도 갈수록 말이 안되는 저가 dumping 수주들 때문에 물이 많이 흐려졌어요. 일감은 한정되어 있고 경쟁은 치열해지고....거기서 나름 차별성을 키우고 자존심(?)을 지켜가며 client에게 납득시킨다는게 쉽지만은 않네요. 아무튼 성공적인 8월을 축하드려요. ^^

transient-guest 2012-08-28 14:14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정말이지 dignity없는 사람들이 많아요. 제 업계의 일만은 아니겠죠? 그럭저럭 살아남는 것이죠, 첫해에는 어떻게든. 근데 저가경쟁은 참 바보같은것이 다같이 어려워지자는 것이거든요. 그렇다고 client들에게 혜택이 돌아가지도 않는것이, 저가로 일하는 곳들은 professionalism이 떨어질 수 밖에 없잖아요. 오래걸리고 돌아가는 길이라도 정도를 걷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