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켈리포니아의 bay area에 와서 쭉 살다가 잠깐 LA/OC에서 5년 정도를 살고 돌아온 이후 계속 이곳에서 살아왔기에 bay area는 고향인 인천에서보다도 훨씬 더 긴 시간을 보낸 곳이다. 어디를 가든 늘 이곳이 고향처럼 느껴지는 이유다. 


하지만 이젠 슬슬 이곳을 떠나 다른 곳에서 살 계획을 하고 있다. 지난 10-15년 중 최저점 대비 4-5배가 오른 비싼 집값, 갈수록 높아지는 세금과 물가, 빈부격차가 계속되면서 늘어난 crime rate 등 이곳은 공산당 money를 들고온 중국인들, stock option을 받고 이것이 떡상한 engineer들, 아니면 투자받은 남의 돈으로 대박을 내고 exit한 startup 창업자들이 아니면 도저희 sustainable한 life를 꿈꾸기 어려운 곳이 되어버린 것 같다. crime의 경우 petty crime은 잡지도 않고 기소도 않고 심지어 눈앞에서 범죄가 행해지고 있는 상태라도 사람이 다치지 않고서는 경찰이 오지 않는 이상한 온정주의정책으로 인해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거시적으로는 범죄를 사회문제로 보는 관점에 동의하지만 무조건 '사회'문제로만 보는 것에 기반한 형사정책은 결국 범죄가 늘어나게 만든다고 믿게 된 요즘이다. 하다못해 다른 곳에서 이곳으로 원정을 온다고 하니 더 할 말이 없다. 


세금정책도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워낙 빈부격차가 커진 탓에 정부의 보조와 부양이 없으면 대다수가 살기 어려운 곳이 되었기에 때문에 합리적인 수준에서 정부가 더 많은 역할을 해야한다는 의견에 동의한다. 문제가 되는 건 재원확보인데 대기업이나 부자증세에는 법적으로도 그렇고 정책면으로도 한계가 있다보니 결국 자잘한 간접세가 늘어나고 여기에 대해 중산층의 소득세가 높아지는 결과로 돌아오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sales tax같은 간접세 외엔 사실상 세금부과가 불가능한 불체자들까지도 주 정부의 정책에 따른 혜택이 주어지고 있으며 국경이 가까운 탓에 미국에서 태어난 시민권자이지만 타국의 정체성을 갖고 사는 이들 중 cash job으로 살면서 의료부터 생활까지 다양한 보조를 받는 이들도 많다보니 중산층의 세금부담은 갈수록 늘어날 수밖에 없다. 


켈리포니아주 정부의 최근 정책을 보면 좋은 의도로 시작한 일이 어떤 과정을 거쳐 나쁜 결과로 돌아올 수 있는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선의로 시작한 일도 일련의 과정을 거쳐 전혀 의도하지 않은 결과가 나올 수 있는 것이니 악의로 시작된 일의 결과는 말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그나마 세상만사가 애초에 원하는 대로 된다는 법은 없으니까 굥이 겨누는 모든 총구가 세상의 이치에 따라 돌고 돌아 자신에게 돌아올 수도 있다는 점에서 약간의 희망을 갖고 있다.



추신: 이 두 권의 책에 대해 아무런 말이 없다는 것이 못내 아쉽다. 읽고난 뒤 시간이 많이 흘러버려서 '밤의 약국'을 읽으면서 떠올린 밤의 괴괴한 혼자만의 시간, 그것도 바쁜 바깥과 문 하나로 분리된 그 시간에 대한 감상이 다 날아가버렸다. '익명의...'는 그저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냉큼 손에 넣게되는 책과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라서 본 기억, 그리고 첫 권보다는 살짝 떨어진 임팩트가 아쉬웠던 기억이 난다. 















































































지난 7-8-9월까지 읽은 책들을 제대로 정리하는 건 어려울 것 같다. 3-4권 정도를 묶으면 제일 좋은데 읽는 속도 못지않게 쓰는 속도 또한 계속 떨어지고 있는 탓에 이리 밀려버리고 말았다.


정치, 사회, 경제, 아니 세상에서 마음에 드는 것이 하나 없어 그저 연명하기 위해 일을 하면서 위안은 책과 운동에서만 찾을 수 있을 뿐이다. 


근래에 읽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새 작품과 어제 저녁에 시작하여 오늘 다 읽은 박종호선생의 책 두 권은 읽은 것, 느낀 것들이 사유의 응접실에서 창고로 밀려나기 전에 써보고 싶다. 솔직한 바램이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다소 slow한 8월이 여전히 이어지는 9월이라서 밀린 일들을 잘 처리하고 나면 10월부터는 조금 더 새롭게 일을 끌고갈 동력이 생길 것도 같다. 


그저 빠릿빠릿하게 일 할 수 있는 시기도 이제 대충 10년 안팎이니까 그때까지 열심히 뛰고 뭉쳐서 일을 줄이고 세상을 돌아보는 여유를 가진, 그러면서도 sustainable한 삶에 가는 것, 건강한 것, 주변이 다 잘 되고, 연세드신 부모님이 건강히 오래 행복하게 계시는 것이 매일 머리에 떠올리고 간간히 화살기도를 날리게 하는 소망이다. 


세상의 이치는 돌고 돌아 자신에게 올 것이니 굥이 건강을 위해 강제로 술을 끊게 될 날이, horizontal한 거니의 얼굴이 화학약품으로부터 강제로 자유를 찾는 날이, 농운이의 뚜껑이 열려 드러난 민머리가 시원함을 맞이하는 날이 오리라 믿는다. 사람은 사람다워야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데 세상이 돌아가는 꼴을 보면 뭔가 생명체라고 말하기엔 너무도 괴랄한 종자들만 설치는 것 같아 화가 끓어오른다. 이럴 땐 잔잔하게 분노를 가라앉히고 차가운 불꽃을 피우며 때를 기다리면서 할 수 있는 것을 할 뿐이다. 


박종호선생의 책을 보면서 CD를 여러 장 주문하고 (처음 듣는 연주자와 가수의) 책도 몇 권 주문했다. 본격적인 가을임에도 불구하고 가을의 낭만을 잊고 사는 요즘인데 책에서 받은 감성의 기운이 충만하여 마침 회사에 있는 CD를 틀고 하루종일 들었다. Lo-fi 노동요도 즐겨 듣지만 잔잔하게 펴지는 배경의 피아노소리가 참 좋았다. Sviatoslav Richter라고 유명한 연주자라는 것만 알고 어떤 계기로, 어떤 책이나 작가의 말을 듣고 이걸 샀는지는 다 잊어버렸다. 그저 들으니 좋더라 정도의 말을 하는 것이 가능한 수준의 귀라서.


너무도 빨리 지나가는 9월이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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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3-09-21 16: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transient님의 긴 글을 읽으며, 캘리포니아의 요즘 모습을 상상하며
그리고 꾸준히 운동하심에 진심 경탄을 보내며!!

transient-guest 2023-09-22 06:57   좋아요 1 | URL
사는 것이 너~~무 힘들어서요. 여긴 타국에서 현금 잔뜩 들고 와서 cash로 집을 샀다고 해도 지금 쓸만한 single home 집값 대비 세금하면 월 3-4천불씩 내야 해요 -_- 저도 괜찮게 버는 편인데 어렵네요. 그저 운동하고 일하고 책읽고 가끔 술마시며 견디고 있습니다
 

하체, 팔 1시간 1분 527칼로리

더없이 피곤한 하루. 

걷기 2.03마일 40분 209칼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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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체 1시간 2분 538칼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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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도 계속 아프고 신경을 쓰는 일이 너무 많아서 힘이 빠진 하루.

가볍게 전신운동 1시간 530칼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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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16 15: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9-17 03:4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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