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그룹의 외식사업을 맡고 있는 계열사가 그간 80억원이 넘는 알바생들의 월급을 떼어먹어온 사실이 최근에 뉴스화되었다.  오늘 뉴스를 보니 계열사 대표를 해임하고 임원진을 강등시켰고, 내년까지 미지급된 임금을 모두 지불하겠다고 한다.  그런데 계열사 대표가 바보도 아닌데 왜 그런 짓을 했을까?  그렇게 한다고 그 미지급임금이 자기 돈이 되는 것도 아니었을텐데.  이자와 기회비용까지 계산하면 필경 100억원이 넘는 이 돈은 아마도 이랜드 그룹의 총이익에 포함되었을 터.  그간 이랜드 그룹이 저지른 각종 악행(?)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총수의 발언을 생각하면 누가 봐도 고의로 해석되는 이 범죄의 책임은 기실 계열사 사장이 아닌 총수의 것이 아닐까?  요즘 사회분위기가 이딴 짓을 하면 박근혜와 함께 쓸려갈 수도 있다는 해석하에 재빨리 꼬리를 내린 듯한 냄새가 난다. 


내가 남보다 비뚤어지기는 커녕, 남의 말을 잘 믿는 편이니까, 특별히 꼬인 시선으로 이랜드를 보는 건 아니다.  노동법 알기를 길가의 똥만도 못하게 보는 기업풍토, 노동부는 친기업 노동관리부에 가까운 나라, 기업이 법을 이용해서 노동자를 탄압하고, 이런 짓거리에 법원과 검찰이 동원되는 나라, 다섯 살 꼬마의 머리만도 못한 검사와 판사의 두뇌수준과 legal mind와 출세와 영달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법을 이용한 약자탄압에 도구가 되어주는 검사와 판사...내 말이 틀렸나?  진경준의 뇌물수수죄가 무죄로 나온 나라에서 뭘 기대할까?  내부거래를 해서 50억인가를 벌었는데, 그 50억을 만든, 그러니까 내부거래에 사용된 돈 2-3억만 뇌물수수를 적용한 애초부터 무뇌충적인 기소도 화가 나지만, 그게 무죄로 나온 걸 보면, 검사나 판사가 다 거기서 거기...


문제가 생기고나서 뻑하면 하는 소리가 대다수는 멀정한데 오직 "일부"의 나쁜짓이라고 한다.  그 놈의 "일부" 기독교인, "일부" 목사, "일부" 검사, "일부" 판사, "일부" 정치인...웃기는 소리다.  이명박이, 박근혜가, 최순실이...혼자 그딴 짓을 할 수 있었을까?  국가라는 말이 무색한, 모든 것이 말기적인 상태인 대한민국은 "일부"가 그래서가 아닌 "대다수"가 개방정을 떤 결과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일례로 국회의원의 의전과 특혜, 뇌물수수, 권력남용을 문제삼는데, 그런 건 아주 말단 공무원까지, 시의회, 아니 구의회라는 낮은 단계의 입법관계자들이 늘 벌이는 일이 아닌가.  대다수가 지방토호들로 구성된 지역의회는 온갖 비리와 부정의 온상임에도 불구하고 그저 뉴스화되지 않을 뿐이다.  기실 언론도 개판인데, 조중동은 말하면 입 아프고, 주로 광고비로 먹고사는 온라인 매체나 지역의 유력일간지는 양아치처럼 기사를 빙자한 협박성 폭로를 손에 쥐고 광고를 따먹는 것이 주 업무라고 하니, 감시자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기관은 공공기관도 민간에도 없는 셈이다.


최순실인가 박근혜인가.. 변호사들 중 유영하라는 놈이 있는데 전직검사다.  그런데 이놈이 검사대 나이트클럽 사장에게 향응을 받아 징계를 받은 비리검사였고, 이후의 경력도 - 정치적인 부분을 빼고라도 - 문제가 많은 사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변협은 이놈에게 변호사면허를 허가했다.  이경렬 전 판사의 경우 아직도 면허가 나오지 않는데, 이 사람이 법원에서 쫓겨난 이유는 그 유명한 가카새끼짬뽕...비리검사가 면허를 받을 수 있다면 이경렬 판사도 면허를 받을 수 있어야 마땅함에도 불구하고, 역시 변협도 똥통...지금 찾아보니 2010년 크게 문제가 되어 특검까지 했던 섹스검사 박기준도 무혐의처리되고 (주 혐의는 공소시효가 지나서 무죄, 나머지는 죄로 볼 수 없다는 결론으로) 버젓히 변호사 개업도 했고, 역시나 새누리당 중앙연수원 부원장으로 활동했으며 2016년 초, 보궐선거에 출마했었다...-_-:: wTf


내가 외국에 살고 있어 더 그런지 모르겠지만, 난 한국의 시스템에 아무런 respect가 없다.  바로 이런 사유로...


내년은 more or less the same이 아닌, 정말로 무엇인가 큰 변화가 있었으면 좋겠다.  Trump놈은 취임하자마자 탄핵되었으면 좋겠고, 박근혜와 최순실/정유라라는 큰 똥덩어리를 잘 굴려서 한국 곳곳의 똥덩어리들을 뭉쳐서 한꺼번에 쓸어버릴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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雨香 2016-12-27 23: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물론 이랜드는 뇌물을 주거나 하진 않지만(최소한 우리나라에서는 그런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요즘은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아낀 돈으로 선교 헌금으로 쓰는 것이 꽤심합니다.

transient-guest 2016-12-27 23:54   좋아요 0 | URL
떼어먹은 임금과 이자, 기회비용을 치면 벌금도 낮고, 지금 돈을 돌려준다고 해도, 그간 얻은 이익을 무시할 순 없죠...선교도 좋고 맘대로 하겠지만, 자기들이 표방하는 가치와 이들의 사회인식 및 준법정신은 아주 먼 것 같습니다.

syo 2016-12-28 07: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일부 몰지각한˝ 이라는 말이 겨냥하는 것은 사실 ˝난 아님˝이라고 생각해요. 지만 아니라고 말하면 오만해 보이거나 적을 만들까봐 저런 태도를 취하는데, 그런 관점이 오히려 현재의 개판을 호도하고 진정한 개선을 지연시키는 것 같아요.

transient-guest 2016-12-28 10:25   좋아요 0 | URL
˝일부˝라는 표현에 숨어있는 진의죠.. 자신이 아니다, 자신의 XX만은 아니란 말을 하고 싶은거죠. 제대로 현실을 직시하고 개혁하고 개선해나갈 소지가 없어요...

yureka01 2016-12-28 09: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회사 제무재표 보면 . 손익계산서에 이익금 규모가 딱 인건비 떼먹은 금액만큼이더군요....아주 악질!~

transient-guest 2016-12-28 10:26   좋아요 0 | URL
아주 나쁜 놈들이에요..도대체 기독교 정신 같은거 내세울 자격도 없는 것들이 입만 열면 선교니 뭐니...

saint236 2016-12-28 10: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랜드 하면 아직도 기억나는 것이...홈에버 사태입니다. 여전히 이랜드는 정신을 못차리고 있습니다. 불법으로 선교헌금을 한다는 것이 그저...면죄부를 사는 것도 아니고..

transient-guest 2016-12-28 10:27   좋아요 0 | URL
saint님 간만입니다. 잘 지내시죠? 이랜드도 그렇고 절대 ˝일부˝가 아니죠...말씀지상주의와 행동에 대한 중요성을 배제시킨 믿음 = 천국이라는 교육의 결과물이 아닌가 싶습니다.

울보 2016-12-28 16: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세상이 참 싫어지네요.
무섭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고 나만 바본가라는 생각도 들게 만드는 2016년 끝자락이네요

transient-guest 2016-12-28 16:04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대다수의 사람들이 믿는 길은 정도라고는 하지만 너무 멀리 돌아가는 느낌이에요. 딱 한번만 예외가 허용된다면 법절차를 무시하고 싹 처리해버리고 싶은 인간들 투성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