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회사에 쌓아두고 읽지 못하던 책들을 집에 가져다 거실 탁자위에 가져다 놓고 마음 내키는 대로 뽑아서 읽고 있다. 여름 중으로 사무실도 조금 정리하고 부모님 댁에 가져다 놓은 책도 다시 정리해서 읽은 책들은 가져다놓고, 읽을 책들을 주로 근처에 둘 생각이다. 시간이 날때 제작년엔게 구한 Star Trek도 한번 완주하고 싶은데, 느린 진행도 그렇고 아무래도 조금은 유치한 설정이라서 한번에 두 편도 보기 어렵다. The Big Bang Theory의 팬이 되어 geek흉내를 내고 싶어 조금씩 Star Trek, Firefly, Babylon 5, Battlestar Galactica를 완판으로 구해놓고 시기를 보고 있는데, 여유롭게 앉아서 볼 시간은 아무래도 쉽지 않기도 하지만, 역시 내 취향은 SF보다는 판타지가 아닌가 싶다. 부실한컨버젼으로 일찍 종료된 Dresden Files을 우연히 보고 팬이 되어 Jim Butcher의 Dresden Files시리즈를 모두 재미있게 읽은 것을 보면 역시 과학보단 마법과 판타지의 세상이 더 좋다. 밀린 책을 읽다 보니 더더욱 tv와는 담을 쌓게 되는 매우 바람직한 기현상(?)이 계속 이어지고 있어 NBA Final이 끝나면 cable을 끊고 안테나와 인터넷을 이용해서 tv를 reset해볼 생각도 하고 있는데, 유일한 고민이라면 8/9월에 돌아올 college football과 NFL...
10년간 나름대로 바쁜 전문직 생활을 하면서 정말 다양한 케이스와 사람들을 만난 것 같다. 그런데 우스운 것은 nice한 고객의 경우 배웠거나 덜 배웠거나, 있거나 없거나 그 모양새가 비슷한데 반해서, 질이 나쁜 고객들의 경우 많이 배운 사람들이 더 저질인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95%정도는 최소한 기본적인 예의도 지키고, 좀 귀찮게 굴더라도 내가 그런 걸 신경쓰지 않기에 오히려 다른 사무실보다 더 친절하다는 소리도 듣고 하는데, 아주 가끔 뭘해도 좀처럼 control하기 어려운 인간이 없지는 않다. 박사, 사업가, 중역이면서 그 찌질함과 감정적이고 유치한 언사, 그리고 너무도 자기중심적인 행동으로 나를 괴롭히는 모씨가 딱 그렇다. 제작년엔가 한바탕 하고 케이스가 깨진줄 알고 좋아하고 있다가 이듬해 연초에 다시 왔길래 좀 나아졌을까 싶었는데, 역시 개꼬리는 아무리 오래 묻어두어도 족제비 털이 될 수 없다는 단순한 진리를 몸소 깨우쳐주고 계시다. 빨리 진행을 마무리하고 모쪼록 개보다 조금 못한 너에게 좋은 결과가 와서 나와는 인연이 끊어지길...99%에 달하는 나의 성공률을 위해서 말이다...
괴도 20면상은 원래 에도가와 란포가 괴도신사 뤼팽을 모티브로 하여 일본색을 가미해 창조한 캐릭터다. 추리도 좋지만, 란포의 매력은 역시 약간은 서리얼한 기괴함이 깃든 이야기들인데, 20면상도 원래는 '소년탐정단'에서의 이야기처럼 살인을 피하고 사뭇 유쾌한 면도 있는 호인(?)이 아니다. 작품 속에서 언뜻 보이지만, 란포는 에드가 앨런 포를 충실히 계승하여 일본풍으로 재창조한 괴상하기 그지 없는 괴도 20면상을 만들어냈는데, 잔인하고 독랄하기 짝이 없는 범죄자에 더 가까운 인물일 것이다. 이 시리즈는 어린 독자들을 대상으로 만든 것이라서 일종의 각색버전이고, 특히 아케치 고고로의 활약도 간간히 나오지만 어디까지나 주인공은 아케티 고고로의 조수인 고바야시군과 그가 이끄는 국민학생 탐정단이라서 소설의 내용도 훨씬 더 부드러워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권이라도 더 란포의 작품을 접하고 싶은 마음에 사 읽었는데, 추리소설을 이렇게 아이들이 읽기 좋은 수준으로 유쾌하게 만들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 어린이의 독서를 장려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이렇게 오래전부터 시작된 일본의 책문화가 부럽기도 했다. 추리소설이라는 장르적 특성에도 충실하여 다양한 트릭이 등장하기 때문에 단순한 동화가 아니고, '소년탐정단'책에 대한 이야기는 내 기억에 비블리아 고서당 시리즈나 도서관의 주인 시리즈에서도 다뤄지기 때문에 더욱 각별한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란포의 팬이라면 꼭 구할 것.
이건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 순서에서 좀 밀렸고, cardio를 게을리한 덕분에 엊그제 겨우 다 읽을 수 있었다. 처음엔 확 잡아끄는 것이 부족한 느낌이었으나 몇 페이지를 더 읽고서부터는 계속 결말을 궁금해하면서 읽었다. 시리즈의 중간 정도에 해당하는 이야기라서 주인공의 setup이 없이 바로 본편으로 들어가는 설정이라서 그의 과거는 조금씩 언급되는 이야기에서 추측해야 하지만, 이야기가 워낙 훌륭해서 flow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시리즈의 다른 이야기도 나중에 눈에 띄는 대로 구해볼 생각. 현실과 판타지를 오가는 구성도 상당히 내가 좋아하는 것인데, 피리 레이스의 지도에 얽힌 전설, 샹그릴라나 샴발라로 흔히 알려진 이상향, 절대지식, 선과 악의 극성의 추구하는 여정 등 흥미를 가지지 않을 수 없다.
책 이야기도 하고 푸념도 하고, 좋은 글도 읽고, 다른 분들과 교류하고. 알라딘이 없었으면 이런 건 꿈도 꾸지 못했을게다. 게으름 탓이기도 하지만, 사생활에 까발겨지는 걸 싫어해서 facebook도 안하고, 트위터는 그저 귀찮을 뿐인 나에게 알라딘은 내가 하는 유일한 SNS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