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이 센 편이다.  꽤 즐겨 마시는 편이기도 하고.  물론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음식조절이상 술도 조절해서 적절히 띄엄띄엄 마셔야 한다는 것을 느끼기에 조금씩 먹도록 노력하고는 있지만, 그래도 오늘은 St. Patrick's Day가 아닌다.  아무리 찾아도 초록색 옷이 없어서 코디는 포기하고, 출근길에 마트에 들러 기네스 맥주와 간단한 안주가 될 것들을 사들고 사무실로 기어들었다. professional로 가득찬 건물에서 주정뱅이 찍히지 않도록 물론 종이백에 숨겨들고 말이다.  아침부터 술을 먹은 기억은 딱 두 번정도.  97년에 한양대 후문일대를 돌아다니면서 저녁 7시에 호프로 시작해서 다음 날 아침 해장술까지 달린 기억, 그리고 대학졸업을 앞둔 마지막 수업 오전 7시에 당시 즐겨 마시던 싸구려 맥주 - red dog - 를 병째 마신 기억이 난다.  


나이를 먹어서 좋은건, 돈을 벌 수 있다는 것, 어느 정도는 재량껏 사고싶은걸 살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이렇게 나같은 자영업자, 그것도 늘 사람을 상대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 가끔은 이런 일탈을 즐길 수 있다는거다.  

기네스를 마시는 두세가지 잔이 있는데, 모두 pint사이즈의 투박한 유리잔이다.  솜씨있는 바텐더가 제대로 따라주면 마시는 내내 저 크라운이 조금씩 가라앉기만 하면서, 사라지지 않는 신기함을 볼 수 있다.  그래도 플라스틱잔에 내가 따른 이 녀석도 그런대로 신선함이 유지된 (질소팩이 들어간 캔이다) 듯, 아직까지는 거품이 남아있다.


Happy St. Patrick's Day...

작년에도 비슷한 포스팅을 했는데, 어느새 일년이 지나 다시 그 자리에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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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5-03-18 0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 저도 건배 하고 싶네요.
건배!

transient-guest 2015-03-19 02:22   좋아요 0 | URL
덕분에 오후에는 조금 피곤했지만, 딱 적당한 양이었네요.ㅎ

icaru 2015-03-18 0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 유치원에서 초록색 옷 입고 오라고 해서, 성인 패트릭 씨가 누군데?? 했던 기억이 피어오르네요 ㅎㅎ

transient-guest 2015-03-19 02:22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확실히 아이리시 이민이 많긴해요.

Alicia 2015-03-18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 페이퍼 기억나요, St. Patrick`s Day. 그 때 저는 도서관에 있었어요. 그리고 일 년 뒤, 많은 것들이 바뀌어 있죠... 가끔 사람들을 상대하지 않아도 되는 자유, 저도 그런 자유를 꿈꿉니다. 옛날엔 저렇게 나와 남들 일하는 시간에 커피 한 잔 하는게 가장 행복했는데, 샐러리맨이라 그럴 수 없으니 요즘은 사진 찍을 때 그런 자유와 충만감을 가장 많이 갖게 돼요. :-)

transient-guest 2015-03-19 02:29   좋아요 0 | URL
기억하고 계시네요.ㅎㅎ 정말 일년만에 많은 변화가 있었네요. 가끔 외근나가시면 그런 여유를 찾아보셔요.ㅎㅎ

cyrus 2015-03-18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학 졸업할 때까지만 해도 소주, 맥주, 양주 가릴 것 없이 마실 정도로 좋아했는데 작년부터 취업 준비하기 시작하면서 술모임 횟수가 줄어드니까 소주 한 모금을 목구멍으로 넘기는 것이 예전 같지 않았어요. 쓴맛이 강해진 느낌이 들었어요. 요즘 소주보다는 맥주, 막걸리를 찾습니다.

transient-guest 2015-03-19 02:29   좋아요 0 | URL
막걸리가 은근히 괜찮은 술인 듯 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아무래도 줄여나가게 됩니다.ㅎ

2015-03-19 04: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3-19 05: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3-19 10: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3-20 01: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몬스터 2015-03-19 1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좋아요. 술이 센 편이시군요. 저는 오리지널 보다 드라우트가 맛이 좋더라구요. GP가 빈혈에 좋데서 와인으로 옮겨오기 전에는 자주 즐겼는데 , 이젠 와인이 ㅎㅎ 술은 좋아요.

transient-guest 2015-03-20 01:35   좋아요 0 | URL
저도 드라우트를 좋아합니다. 기네스가 빈혈에 좋다는 말은 처음 듣구요. 와인은 조금씩 마시면 건강에 좋다고 들었습니다만, French paradox를 실천하기에는 너무 많이 마시게 되는지라...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