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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 ㅣ 한림신서 일본현대문학대표작선 1
다자이 오사무 지음, 유숙자 옮김 / 소화 / 1997년 10월
평점 :
품절
워낙 난리를 치면서 정신 없이 준비를 하긴 했지만 토요일 오전에는 워낙 일찍 일어났기 때문에 일정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 이런 저런 단도리를 하고 짐을 싣고 나섰을 때만해도 이제 대충 한두 시간은 비행기를 기다리면서 책을 읽을 수 있겠구나 싶었다.
그런데 막상 공항의 long-term parking에 도착하니 건물을 자리가 없어서 막아놨고 밖에 멀리 차를 대고 보니 공항까지는 셔틀은 운행을 하지 않고 있었다. 결국 짐을 챙겨서 한참을 걸어서 모노레일을 탈 수 있었고 이후 약 20분 만에 터미널에 들어갔다. 짐을 부치는 건 미리 준비한 대로 간단히 했고 그나마 시간이 좀 남겠다고 생각하면서 security checkpoint로 갔다.
주말이라서 그랬던 것일까 checkpoint에는 이미 엄청나게 긴 줄이 있었고 결과적으로 내가 안으로 들어간 시점에는 탑승까지 딱 20분이 남아있었던 것. 어젯밤 말한 jinx가 된 것일까.
비행시간이 길어서 물론 책을 읽는 것에는 전혀 무리가 없었지만.
'만년'은 작품의 이름이 아닌 소설집의 제목이다. '인간실격'이나 '여학생'같은 유명한 작품은 실려있지 않지만 다자이 오사무가 창조한 오바 요조라는, 작가의 분신이라고도 할 수 있는 희귀한 인간의 이야기, 다자이 오사무의 작품을 모티브로 재해석된 이토 준지의 '인간실격'만화에서 차용된 이야기들을 즐겁게 읽었다. 이 작품집이나 작가의 다른 작품들도 여러 번 읽었는데 확실히 재독 삼독에는 그 특유의 매력이 있다.
어쨌든 이렇게 해서 21일 21권의 프로젝트가 좀 미진한 대로 성공적으로 끝났다. 당분간 이런 짓은 하지 말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