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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팔리는가 - 뇌과학이 들려주는 소비자 행동의 3가지 비밀
조현준 지음 / 아템포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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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과 경제학의 통섭이 이루어지면서 탄생한 "행동 경제학"이 고전 경제학이 가진 한계를 메워주기 시작하면서 경제학에 대한 풍부한 논의와 접근이 많이 늘어난 것 같다. 이러한 현상이 다른 학문에서도 나타나면서 통섭이 만들어낸 새로운 지식의 문이 열리고 있다. 마케팅이라는 분야는 이미 오래전부터 심리학과 많은 연관성을 보이면서 발전한 학문이었는데, 요즘은 뇌과학과 결합하면서 더 명확한 과학적 근거로 마케팅이라는 학문을 더 객관적으로 만들어주는 것 같다.

 

이 책 "왜 팔리는가"는 두껍지 않은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마케팅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심리학과 뇌과학을 결합해 흥미진진하게 보여준다. 수 많은 광고의 홍수 속에서 6개 정도만 기억하는 우리의 인지적 한계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저자는 소비자 심리의 묘한 이중성과 성향을 드러낸다. 세일 마케팅이 가지고 있는 효과에 대해서 소비자의 심리를 바탕으로 설명하는 부분은 각자의 소비 패턴과 비교해서 생각하면 쉽게 공감이 간다. "할인 폭이 높은 상품일수록 좋은 상훔을 저렴하게 구입했다고 생각한다."는 설명은 백화점 세일 때면 많은 사람들이 왜 줄을 서서 상품 쟁탈전을 벌이는지와 비교해 생각해보면 더 쉽게 이해된다.

 

개인적으로 이케아 가구가 왜 그렇게 사람들의 열광을 이끌어내는지 쉽게 이해하지 못했었다. 이케아에 대한 다른 책을 봐도 사람들이 열광할 정도라고 생각해 본적이 없는데, "소비자는 자신이 직접 조립한 제품에 많은 애착을 가지며 품질과 기능은 떨어지더라도 더 높은 만족도를 가진다."는 이케아 효과에 대한 설명은 다른 어떤 설명보다 이케아 가구에 대한 열광을 쉽게 설명하는 것처럼 보인다. 어떤 상품에 대한 소비의 이유에 아무리 이런 저런 변명과 이유를 붙여도 결국에 소비의 핵심은 다른 심리적 요인이 많이 작용하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어떠한 대상을 판단하는 데 있어 최소한의 노력으로 판단하려는 인간의 습성""인지적 구두쇠"를 설명하는 부분은 합리적이지 못한 판단으로 소비하는 경향을 명확하게 설명해 주는 것 같다. "지름신"이 왔다는 말로 표현되는 비합리적인 충동 소비의 경향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소비 뿐만 아니라 우리가 가끔 행동하는 비이성적 판단과 행동에 대한 이해에도 도움이 되는 듯 하다. 뇌의 세가지 절대 동기 "경쟁승리, 새로움 추구, 위험 회피"에 대한 설명은 앞의 설명을 더 풍부하게 만들어 준다.

 

이를 비롯해 '메디치 효과', '제로 코스트 효과' 그리고 감정접점에 대한 복합적인 마케팅에 대한 심리학적 이론과 뇌과학을 펼쳐보인다. 책을 쉽게 놓지 못할 정도로 쉬우면서도 재미있는 이야기는 내 안에 존재하는 또 다른 나의 실체에 대해서 한 발짝 다가가게 만든다. 이 책이 흥미로운 점은 바로 단순히 마케터의 관점이 아니라 소비자의 관점까지 포함해 풍부한 이야기를 현실의 사례로 명쾌하게 풀어낸다는 것이다. 그래서 책을 다 읽고 나니 고급 한식을 싼 가격에 먹은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마케팅을 비롯한 심리학과 뇌과학에 대한 지적 포만감이 밀려오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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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머핀 2013-09-26 2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 잘 보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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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전 경제학에서는 인간을 아주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존재로 생각한다. 그래서 경제적으로 합리적인 결정을 내린다고 한다. 하지만, 현실의 우리 자신을 뒤돌아 보면 우리의 경제적 결정이 얼마나 비합리적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지름신의 강림에 우선순위가 아닌 비합리적인 소비를 한다. 때론 좋아서라는 이유로 어떤 브랜드를 맹목적으로 소비한다. 이런 소비형태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서 우리는 스스로 다양한 논리를 만들어내 변명하지만, 우리의 결정이 비합리적이라는 사실은 머리 속 한켠에서 떠나지 않는다. 비합리적인 경제적 인간. 이게 바로 우리의 모습이다. 그런 우리를 설명하기 위해서 경제학은 심리학과 만남을 꽤한다. 팬덤은 바로 이성으로 쉽게 표현할 수 없는 우리의 비합리성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제품의 뛰어남도 있지만, 충성적인 소비자들의 강력한 팬덤이 강한 1등 기업 애플이나 이케아 등은 비로 팬덤 경제학의 단면이 아닐까? 우리는 특히 문화적으로 편덤 문화가 강한 것 같다. 잘못된 팬덤 문화로 변질된 사생팬들이나, 스스로 팬덤을 만들고자 했다가 최근에 역풍을 받은 "크레용팝"이나 "티아라" 같은 아이돌들은 팬덤의 경제학에 복잡성과 변화무쌍함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책 "팬덤의 경제학"은 비합리적인 팬덤 문화와 경제학의 이면을 보여주지 않을까하는 기대가 되는 책이다.


 

 한 시대의 흐름을 좌우하는 거대한 패러다임은 뛰어난 지식이나 혁명가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시대와 대중이 요구하지 않는 것이라면 그것은 상아탑 속의 지식일 뿐이고, 혁명가의 앞선 생각은 과대한 망성이 되어 버린다. 그럼에도 시대를 앞선 사람들은 그들의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 시대와 대중이 봐주지 않을지라도, 시대를 앞서가고 주도하고픈 열망과 열정으로. "생체모방"이 기술적 혁명이 될지 아니면 시대를 앞서간 그들만의 노력이 될지 알 수는 없다. 그럼에도 이 책에 주목하는 이유는 시대와 우리의 요구로 거대한 패러다임의 힘이 되기 위해서가 아닐까? 새로운 황금시대를 만들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앞서간 지식인과 혁명가라면, 그것을 시대정신으로 만드는 것은 바로 우리와 같은 평범한 대중들의 요구와 열망이 아닐까? 이 책을 주목하는 이유는 "생체모방"이라는 기술의 흐름을 알고자 하는 것도 있지만, 불안한 시대에 새로운 시대에 대한 희망에 대한 씨앗을 보기 위해서랄까?



 너도 나도 혁신을 이야기하지만, 정말 혁신이 일어나는 조직이나 개인은 드물다. 저마다 생각은 많고, 그 많은 생각이 때론 정말 혁신적이기는 하지만 제대로 실현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말로만 생각만 그렇게 머무르는 혁신. 그렇게 현실에 안주하면서 실패하고 후회한다. 바로 우리의 일상적인 모습이 아닐까? 앞서간 혁명가 혁신가들과 우리의 차이는 때론 생각의 차이도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열정의 차이가 아닐까 생각한다. 스티브 잡스의 전기 영화 "잡스"를 보면 잡스의 그런 열정이 고스란이 들어난다. 회사의 이사회와 주주들은 수익 걱정에만 치중할 때, 그는 시대를 앞서가려는 생각과 열정으로 당당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간다. 바로 그 열정을 표현하는 것이 바로 행동으로 옮기는 것 실행이 아닐까? 말과 생각에만 머무르는 혁신에서 실행하는 혁신으로 가기 위해 필요한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이 책을 주목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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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머핀 2013-09-09 1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책 추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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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면된다"라는 이상한 사상을 주입하는 군대의 문화가 사회 전반에 만연한 우리나라에서는 "정신력"과 "노력"이라는 단어는 너도 스티브 잡스가 될 수 있고, 너도 빌 게이츠가 될 수 있다는 이상한 망상을 꿈이라는 것으로 둔갑시켜 버렸다. 창의성과 재능이라는 이름은 성공과 출세 그리고 돈이라는 이름으로 짓밟아 버린다. 주입식 교육과 줄세우기의 시험만이 창의성과 재능을 대체해 버렸다. 사회와 시대가 요구하는 창조성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그 상태로 머무르고 있다.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는 하지만, 수 십년가 우리의 사고를 지배하고 있는 고정관념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창조적 지성을 이야기하면서 갑작스럽게 개인을 창조적으로 바꾸는 마법이나 마술을 기대하지 않는다. 창조적 지성의 다섯가지를 소개하고 이 책은 우리 사회의 지배적 관념체계에 어떤 울림을 줄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이 이 책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전공이 아니라 개인적 호기심으로 경제학 관련 서적을 많이 본다. 솔직히 이야기해서 나도 돈을 많이 벌고 싶다는 생각에 재테크 서적에서 시작해 경제학 서적으로 넘어 왔다. 나름 열심히 경제학을 공부하고 열심히 책을 읽었다고 생각하지만, 여전히 기초 경제학 문제에 직면했을 때 몰라서 당황하거나, 그 때는 알았었는데 지금은 이해가 가지 않는 것들도 많다. 그러면서 느낀 것은 경제학이라는 학문은 돈을 버는 학문이 아니라 세상의 흐름을 이해하는 재미있는 학문이라는 것이다. 재테크니 돈이니 하는 것보다 이제는 경제학이라는 학문 그 자체에 더 매력을 느낀다. 하지만, 기초가 여전히 부족하다는 아쉬움에 이런 경제학 입문서들에 여전히 손이 간다. 경제학을 공부해야 되는 의미와 이유 그리고 기초적인 이해를 위해서 이 책을 주목해 본다.





 마케팅은 재미있는 학문이다. 관점에 따라서 사기꾼의 학문이 될 수도 있고, 사람의 마음에 강열한 인상을 심어줘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되는 학문이기도 하다. 양날의 검으로 어떻게 휘두르느냐에 따라서 그 효과는 극과극이 될 수 있는 학문이자 분야라고 생각한다. 성장중심주의가 만들어낸 경제적 폐해가 저성장시절의 생존문제로 드러나면서 기업의 위기를 넘어서 국가적 위기의 문제로 드러나고 있다. 이 문제를 성장 패러다임의 대전환으로 접근해야 될 문제로 보이지만, 정치와 기업은 다윈의 적자생존 방식으로 문제를 풀려고 하고 있다. 마케팅의 문제로 접근하는 이 책 또한 기업의 입장에서는 관점의 전환이 될지 모르겠지만, 사회적으로 보면 제로섬 게임의 또 다른 형태일 뿐이지 않을까? 그럼에도 이 책을 내가 주목하는 것은 경제적 관점 즉 성장주의의 관점에서 마케팅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을 이해하기 위해서라고 할까?  여전히 성장중심주의 패러다임을 바꾸지 못하고 있는 지금의 현실을 제대로 바꾸기 위한 이해의 큰 걸음으로 읽어봐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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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머핀 2013-08-06 2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 도서 잘 보고 갑니다. 이번 기에도 화이팅입니다 ^^
 
[지금 당장 이 불황을 끝내라]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지금 당장 이 불황을 끝내라! - 폴 크루그먼, 침체의 끝을 말하다
폴 크루그먼 지음, 박세연 옮김 / 엘도라도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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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버냉키 쇼크"라고 불리는 현상이 우리나라 경제를 뒤흔들고 있다. 미국의 경제가 조금씩 살아나는 조짐을 보이면서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 달러를 과감하게 시장에 풀었던 연준의 버냉키가 달러의 공급을 조금씩 줄여나가겠다고 밝히면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많은 나라의 외환 시장이 요동을 치고 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경제 위기의 고통 속에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버냉키를 비롯한 미국의 정책 당국자들은 회복을 이미 선언하고 그 이후의 정책을 대비하는 것 같다. 그저 자신의 삶을 살기 바쁜 우리의 관점과 국가경제와 세계경제를 관찰하면서 정책을 결정하는 위치에 있는 그들의 관점이 차이라고 봐야 할까? 아무리 시선의 차이가 크다고 하지만, 현실의 삶을 살아가는 평범한 시민들은 조그만 경제의 변화에도 큰 타격을 입게 마련이다. 대공황이 이후에 가장 무시무시한 경제 위기라고 평가하던 이번 경제위기의 피해가 과연 그들의 선언 한마디로 다 회복된 것일까? 의문이 드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지금 현실은 나아지고 있지 않은데, 몇몇 지표라는 것으로 회복을 이야기하는 것은 "경제는 심리"라는 관점 또한 들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그만 희망으로 이 위기를 더 적극적으로 극복해 나가려는 의미 또한 있지 않을까? 그런데 과연 희망이라는 것을 이야기할 정도로 관료들은 정책을 올바르게 세우고 집행했을까? 지난 과정을 뒤돌아보면 수 생각만큼 회복을 위한 정책들이 제대로 집행되지 못한 것을 많이 목격했었다. 이 사태를 만들어낸 집단들이 오히려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애쓰는 사람들을 범죄자 또는 파괴자로 매도하면서 색깔론과 이념논쟁을 펼쳤다. 미국이나 우리나라나 이념에 물들어 스스로의 잘못을 반성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 같다. 그린스펀이나 로버트 루카스 같은 자유시장을 옹해했던 인물들은 스스로 반성하고 성찰하고 자기고백을 통해서 잘못을 시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에 대한 망상은 여전히 사람들의 마음 속에 남아 있는 듯하다.

 

신자유주의로 대표되는 자본주의가 쇄퇴하고 케인즈가 부활을 수 많은 사람들이 외쳤지만, 오히려 반대편에서는 극우주의를 비롯한 극단적인 이념으로 무장한 이들이 더욱 극성을 부리기 시작했다. 기득권을 놓치 않으려는 파렴치한 은행가들과 졸부들은 권력과 결탁해 더욱더 자신들의 호주머니를 채우는 아이러니 한 상황을 우리는 목격했다. 국민의 세금에서 나온 구제금융으로 보너스 잔치를 하던 그들은 오히려 서민들을 위한 수 많은 정책에 대해서는 무자비한 비난과 저주를 퍼부었다. 결국에 이러한 그들의 움직임에 대중들에게 파고든 극단적인 이념은 실제적으로 필요한 수 많은 정책들을 가로 막아왔다. 자신들의 배를 채우는 것에는 관대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무자비했다. 결국에 제대로 된 구제책이나 복지 정책들은 그렇게 저지되어 왔다. 케인즈가 부활했다고 외쳤던 학자들이 머쓱할 정도로 오히려 극우와 우파들이 각국의 정권을 장악하는 아이러니한 현상이 일어났다.

 

폴 크루그먼의 이 책은 그런 현실에 대한 분노가 녹아 있는 듯하다. 이전 책도 강렬한 어조로 시장만능주의를 비판해왔던 그 이지만, 이 책은 좀 더 강한 목소리를 쏟아낸다. 잘못된 정책 집행으로 인해서 서민들의 삶이 여전히 힘들고 회복을 더딘 것에 분노를 담은 듯하다. 그는 케인즈적 관점으로 경제위기를 극복할 방법들을 이 책에서 제시한다. 처음부터 강력하게 정부의 적자재정을 강하게 옹호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복지포퓰리즘이라는 이상한 말과 함께 정부의 적자재정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는 높기만 하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크루그먼의 주장은 쉽사리 이해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그는 최후의 대부자로써 정부의 역할을 강조한다. 정부가 그런 역할마저 하지 않는다면, 서민들의 삶은 더 힘들어지고 경제의 회복과정은 더 고통스러울 밖에 없다는 것이다. 물론 그는 경제적 논리로 그것이 왜 큰 문제가 아닌지를 자세하게 설명한다. 적당한 인플레이션만 있다면 지금은 과도해 보일 수 있는 국가부채이긴하지만, 적당한 인플레이션은 부채를 축소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부채의 증가 속도를 경제 성장 속도보다 느리게 유리하면 국가의 부채는 위험하지 않다고 말한다.

 

그는 적절한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통해서 3가지 이득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우선 "금리가 제로 아래로 떨어질 수 없는 한계에 따른 제약을 다소 완화시킬 수 있", 앞에서 말한 "부채의 가치를 떨어뜨려서 경기를 활성화 시킨다"고 한다. 그리고 "임금의 하향 경목 경직성에 의해서 노동자들은 임금삭감 보다는 인플레이션에 의해서 구매력이 떨어진 상태를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 일본의 양적 완화 정책도 그런 관점에서 상당히 옹호하는 입장을 펼친다. 그렇게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것이 일본의 경기침체를 국복하는데 더 유용하다는 것이다. 크루그먼은 경기침체로 인한 삶의 질 하락도 걱정하지만, 이보다 더 큰 문제를 지적한다. "경기침체가 장기적으로 이어진다면, 민주주의의 가치와 그 시스템에 대한 위협을 막으려는 노력들이 점차힘을 잃어갈 것이다."라고 그는 말한다. 일본의 극우화를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민주적 가치의 후퇴 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민주적 가치의 후퇴는 바로 그가 걱정하고 있는 것이 점차 현실화 되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것은 아닐까?

 

그런데 1930년대 미국 대공황 당시의 분위기를 서술한 역사학자 로버트 매켈바인은 당시에 있었던 "훌륭한 이웃"되기라는 화두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현대 산업 자본주의의 탐욕적 개인주의에 반대해 공동체와 나눔을 모색하려는 시도였다."라고.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자본주의의 탐욕적 개인주의로 인해서 일어난 위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개인은 더 탐욕적으로 행동한다. 민주주의 가치를 잃어버리고 타인에 대한 배려와 공감에 대해서는 점점 인색하지고 있다. 수 많은 위기를 통해서 위대한 패러다임의 전환과 시대정신이 나타났는데, 지금은 오히려 과거의 패러다임에 대한 집착과 아집으로 구시대적 색깔론과 이념논쟁만 점점 난무하고 있다. 이 책의 마지막에 "지출삭감 정책이 이번 경기침체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일시적인 지출 확대가 경기회복에 도움을 준다고 말하는 조지프 스티글리츠나 크리스티나 로머 그리고 나 같은 사람들의 글을 접할 때 그저 '그건 너희들 생각이지'하고 넘겨버리지 않았으면 한다. 진심으로 바라건대 우리에게 변화가 필요하다."라는 말로 끝을 맺는 크루그먼의 진심어린 글이 강한 여운을 남긴다. 그렇다. 과거에 대한 향수와 아집을 버리고 "진심으로 바라건대 우리에게 변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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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26 16: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에릭 슈미트 새로운 디지털 시대]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새로운 디지털 시대 - Google 회장 에릭 슈미트의 압도적인 통찰과 예측, 개정증보판
에릭 슈미트 & 제러드 코언 지음, 이진원 옮김 / 알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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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이 디지털 시대는 너무나 익숙해져서 그런지 몰라도 공기와 물처럼 너무나 당연하게 느껴진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주변 사람들을 둘러보면, 한 손에 스마트폰을 들고 조그만 액정에 시선을 집중한 채 뭔가에 몰두 중이다. 인터넷에 한시라도 접속하지 않으면 뭔지 모를 불안감이 생긴다고 할까? 이런 모습은 너무나 당연시 되기도 하지만, 때론 낯설게 다가온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종이 책을 보던 사람들이 종종 눈에 띄었는데 요즘은 너무 간간히 보인다. 스마트폰으로 책을 보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북보다는 종이책을 더 선호하는 나로써는 아날로그적 감성이 점점 사라져 가는 것 같은 아쉬움이 밀려온다.

 

이런 디지털 혁명이 익숙해지기 전에 많은 선지적 학자나 언론들은 이면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대부분 사회의 전반적인 현상보다는 경제적 관점으로 현상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토머스 프리드먼의 "세계는 평평하다" 같은 책을 비롯해 오마에 겐이치의 "보이지 않는 대륙" 같은 책들은 디지털 혁명이 만들어낸 경제의 신대륙과 부의 혁명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이런 글들을 통해서 경제적 국경은 더 이상 무의미하다라는 인식이 널리 퍼졌다. 이미 신자유주의를 앞세워 세계 여러 나라의 경제를 약탈하던 자본들은 이를 통해서 더 강력한 추진력을 얻었다. 수탈당하던 사람들마저도 신자유주의가 자신들에게 부를 가져도 줄 것이라는 환상에 취했다. 결국에 재앙이 그들을 덮쳤다.

 

지금까지의 디지털 시대는 분명 세상을 평평하게 만들었다. 국경이라는 물리적 장벽도 무의미하게 만들었고, 사람들의 시민의식 또한 깨우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일방적으로 국가나 어떤 집단으로부터 강요나 세뇌 당했던 지식에 대해서 우리는 비판적 사고를 키울 수 있는 수 열린 정보의 세상으로 들어왔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는 물리적 공간을 넘어섰다. 얼굴도 언어도 안 통하는 사람들과도 어떤 의미 있는 일을 위해서 서로 연대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우리의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었다는 것은 분명 부정할 수 없다. 보다 더 진보한 세상으로 우리를 이끌었던 것이 그 디지털 시대였으니까.

 

하지만, 디지털 시대가 가져온 것은 따뜻한 햇빛만이 아니였다. 익명성의 뒤에 숨은 수 많은 폭력을 비롯해, 넘쳐나는 정보를 왜곡해서 사람들을 기만하는 수 많은 사건까지 일어났다. 인터넷을 통한 전체주의는 수시로 부활해서 한 개인의 자존감을 무참히 짓밟기도 했다. 개인의 사소한 잘못이 어느 순간엔 많은 시민의 공분을 사는 일로 번지기도 한다. 민주주의라는 허울 좋은 시스템 안에서 대중의 폭력 앞에 개인은 무기력하기만 하다. 수 많은 세월을 거쳐서 만들어 놓은 사회 시스템이라는 것이 때론 디지털 시대의 변화의 힘 앞에서 무기력 해지는 것이 다반사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는 앞으로도 계속 혁신을 앞세워 전진할 것이고, 이러한 문제들은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이 책은 앞으로의 변화를 조금은 엿볼 수 있는 재미있는 책이다. 연결성의 확대가 만들어내는 수 많은 이익들을 비롯해 독재자와 권위주의자들이 변화한 세상을 어떻게 이용할 것인지에 대한 생각들이 관심을 끈다. 국정원의 인터넷 여론 조작 사건이 국민적 관심을 받는 이 때, '오늘날 독재자와 권위주의자들은 과거와 비교해서 훨씬 더 섬세하고, 똑똑하고, 민첩해졌다. 그들 중 가장 똑똑한 자들은 확대되는 압력에 맞서 더 강력한 경찰국가로의 전환이나 세계와의 단절을 선택하지 않았다. 그보다 배우고, 적응했다. 수십 곳의 독재정권에서 민주주의의 발전으로 인해 생긴 도전은 곧 실험, 창조성, 교활함으로 이어졌다.'라는 문장은 더 실감나게 다가오기도 한다. 인터넷이 전해주는 수 많은 정보가 조그만 여론의 조작으로 얼마나 쉽게 변할 수 있는지를 우리는 이미 경험한 것이다.

 

디지털 시대는 연결성의 확대를 통해서 기회를 제공하고, 민주주의 확대할 것이라는 기본적인 믿음을 한편으로 보면 너무나 순진한 생각일 수 있음을 이 책은 보여준다. 시민의 의식이 높아지고 발전하는 만큼, 독재자나 사악한 권력들이 얼마나 잘 변화하가 적응해 시민의 의식수준을 뛰어넘는 수 있다는 것 또한 새로운 디지털 시대의 위험인 것이다. 개인은 디지털 시대에 숨지 못할 만큼 다양한 디지털 발자국을 남기고, 그를 활용하려는 악마의 유혹은 권력이라는 성배 차지하려는 욕망과 결합해 순식간에 파괴적으로 별 할 수 있는 것이다. 연결성의 확대 또한 집단주의를 가속하 시킬 수 있다. 나와 다른 이의 목소리를 차단한 채, 끼리끼리 모여서 자위하는 집단의 탄생한다. 디씨에서 시작해 일베라는 쓰레기 집합소의 태동과 권력화는 연결성이 폭력성이라는 야수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일본의 넷우익을 비롯해 목소리를 높여가는 각나라의 국우집단이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분명 디지털 시대의 연결성이라는 것은 서로 다른 이들이 연결되면서 다양성이 공존하는 세상을 만들어 줄 것이다. 이를 위해서 기본적으로 전재 되어야 할 것인 기본적인 인성 교육과 배양이다. 하지만, 학교는 이미 그 기능을 상실했고, 사회는 물질만능주의를 강요한지 오래다. 그래서 저자들이 말하는 "연결성은 이타적인 행동을 가능하게 해주고 또 장려한다. 사람들은 타인이 받는 고통을 더 잘 보게 되면서, 그로부터 많은 통찰은 물론 그에 대해 뭔가 해줄 수 있는 기회도 더 많이 얻게 될 것이다."이라는 주장은, 공감을 하면서도 너무 이상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와 다른 사람에 대한 편견 없는 자세가 있지 않으면, 일베 같은 집단이 보여주는 폐쇄적이고 사고와 폭력성으로 드러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을 통해서 저자들은 새로운 디지털 시대는 위협과 있고 희망도 있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경제위기와 함게 태동하고 있는 극우적 성향으로 인해 민주주의와 사회에 대한 위협이 당장은 더 크게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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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26 16:07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