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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따르는가 - 스티브 잡스의 사람 경영법
제이 엘리엇 지음, 이현주 옮김 / 흐름출판 / 2013년 9월
평점 :
절대적 신이 아닌 인간이기에 그 사람에 대한 평가는 상반되는 경우가 많다. 선과 악이 공존하고 빛과 어둠이 공존하듯 대부분의 사람은 빛과 어둠이 공존한다. 빛이 강한 사람은 좋은 평가를 받고, 어둠이 강한 사람은 나쁜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대한 평가 또한 사람마다 다르다 보니 끝임없는 논쟁적 인물이 존재하기도 한다. 그 중에 개인적으로 갸우뚱 하게 만드는 인물 중에 하나가 스티브 잡스다. 잡스에 대해서 객관적으로 썼다는 전기를 읽어도 보고, 애쉬튼 커쳐가 출연한 영화 "잡스"를 봤지만, 여전히 그의 경영능력에 대해서 의문이 가시지 않는다.
그가 지금까지 이뤄왔던 결과만 보면 그는 대단한 경영자임에는 틀림없다. 시가총액 1위의 기업을 창업하고 죽기 전까지 경영하기 했으니까. 하지만, 그가 애플을 키워오는 과정에서 틀려왔던 이런 저런 잡음들은 그의 인간적 매력은 물론이고 경영능력이 존재하는지 의문이 들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는 누구나 칭송해 마지 않는 혁신적인 제품을 세상에 내놓지만, 실제로 그 혁신은 이미 존재했던 것을 재창조한 것이 대부분이다. 애플은 그의 친구 스티브 워즈니악의 작품이고, 마우스와 GUI인터페이스는 제록스 연구소의 작품이다. 그렇다고 그가 뛰어난 공학자여서 직접 제품을 개발했던 것도 아니였다.
모두가 감탄해마지 않는 제품의 디자인도 그렇다. 그의 미적감각이 뛰어나다는 것은 모두 인정하지만, 그는 뛰어난 디자이너가 아니였다. 그렇다고 모두 그의 인격이 고매해서 직원들이 스스로 따르는 경영자 또한 아니였다. 괴팍한 성격으로 유명했던 그는 애플에서 쫓겨나기도 했을 정도로 독불장군적 성향을 보이는 인물이다. 자신의 지시에 따르지 않는 직원에 대해서는 심한 모욕적인 말도 거침없이 쏟아내 모욕을 주던 그런 인물이었다. 그렇게 대외에 알려진 그의 이야기만 보면 스티브 잡스의 능력에 대한 의구심은 커진다. 그럼에도 그를 추종하는 직원들이 넘쳐나고, 그를 추종하는 소비자들이 넘쳐난다. 왜 그를 따르는 것일까?
스티브 잡스를 지근거리에서 봐왔던 제이 엘리엇은 나와 같이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았는지, 세간에 알려진 잡스에 대한 이야기와 평가에 대해서 바로잡으려고 노력한다. 그 과정을 통해서 스티브 잡스가 가지고 있는 경영능력과 매력을 들어낸다. 잡스가 가지고 있는 성격적 결함과 기이한 행동에 대해서 자신만의 해석을 덧붙여 좋은 방향으로 해석한다는 점에서 그의 시각이 잡스의 정확한 모습을 보여준다고 할 수 없다. 그가 잡스의 복심까지 모두 알고 있다는 듯 자의적 해석을 붙이지만, 그가 보여주고자 하는 잡스의 참모습에 공감이 가지 않기도 한다. 하지만, 이 책은 잡스가 가지고 있는 경영능력의 핵심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분명 잡스는 뛰어난 공학자는 아니였다. 하지만, 그는 어떤 공학기술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꿰뚫어 봤다. 그는 직접 디자인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유능한 디자이너는 아니였지만, 뛰어난 미적감각으로 대중들이 열광할 디자인을 주도했다. 잡스가 가진 이런 감각을 가진 사람은 많이 있을 수도 있다. 잡스의 능력은 그 분야에서 천재라고 감히 말할 수 있을 만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잡스가 위대한 경영자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 제이 엘리엇은 다른 뛰어난 인적 자원을 제대로 이용하는 스티브 잡스의 능력에 집중한다.
스티브 잡스가 제시하는 장기적 비전은 구성원들을 흥분시키고 열정을 가득차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그것은 스티브 잡스가 가지고 있는 제품에 대한 신념과 괘를 같이 한다.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완벽한 제품을 추구하는 신념은 그것을 만들어내는 팀원들로 하여금 보람과 만족을 느끼게 만든다는 것이다. 어쩌면 스티브 잡스의 화술이 중요한 역할을 했던 것도 같지만, 그의 화술은 겉만 번지르한 수사가 아니라 진심에서 나온 신념과 열정이 담긴 것이었다. 저자는 "강요된 열정이 아니라 진정한 열정은 감지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들에게로 옮겨간다. 따라서 주변 사람들 역시 열정적이 되고, 그 덕분에 더욱 협력적인 팀이 탄생한다."라고 말한다.
그럼 열정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자기 자신을 위한 열정일 수도 있고, 타인을 위한 열정일수도 있다. 하지만, 자기자신의 위한 열정은 타인을 흥분시킬 비전을 제시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열정을 전염 시킬 수 없다. 스티브 잡스의 열정은 스스로에게 만족을 추구한 것이 아니라 고객을 감동시킬 만족을 추구했다. 그 기준치에 대해서 스스로에 대한 만족치가 소비자가 생각지도 못했던 높은 만족치였기에 그가 내놓는 제품들은 감동적인 혁신이었고 시대를 앞당긴 혁신이었다. 그것은 돈을 많이 버는 기업이 아니라 고객을 만족시키려는 그의 단순한 목표였기 때문이다. 다른 이를 위한 열정은 바로 주변 사람도 반할 수 있는 열정을 만들어 준다. 그것이 어쩌면 돈을 목표로 하는 다른 기업가와는 열정의 힘이다.
그렇다고 단순히 타인을 위한 열정을 만들어야 한다고 만들 수 있을까? 제이 엘리엇은 이 책의 마지막에 스티브 잡스가 스탠포드 대학 졸업식에서 했던 연설문을 그대로 옮겨서 보여준다. 스티브 잡스가 지고 있는 매력과 열정은 어디서 왔는지를......그 연설의 마지막 부분을 인용하면, "아직 목표를 찾지 못했다면, 계속 찾으십시오. 안주하지 마세요. 마음의 일들이 모두 그렇듯, 그것을 찾았을 때 그 사실을 알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모든 위대한 관계가 그렇듯, 해가 거듭될수록 점점 더 좋아질 것입니다. 진정으로 만족을 느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자신이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자신의 연설대로 삶을 살아온 잡스의 매력과 열정에 어떻게 감화되지 않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