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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을 상상하라 - 핵심을 꿰뚫는 탁월한 현실감각은 어디서 오는가
로버트 롤런드 스미스 지음, 장세현 옮김 / 어크로스 / 2013년 11월
평점 :
품절


꿈이 없는 사람은 삶의 주인이 아니라 노예다. 그 현실이 어떻든 노예처럼 현실에 순응하며 산다. 자신을 옥죄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주인님이 모든 것을 해주실 거라는 허황된 망상으로 살아간다. 그 주인의 거짓말과 위선이 만 천하에 드러나도 그들은 우리의 주인님이 그럴리가 없다며 종교적 믿음을 거두지 않는다. 그렇게 그들은 권력과 돈 앞에 자발적 복종과 순응을 한다. 이번에 개봉한 애니메이션 캡틴 하록은 그런 이들의 삶과 꿈이 있는 사람의 모습의 모습을 대비적으로 보여준다. 거짓된 위선과 선전에 속아서 삶을 포기하고 현실에 안주하는 사람과 현실의 불합리에 저항해 자유를 위해서 싸우는 해적들의 모습은 그렇게 묘사된다. 영화의 중반에 이르러서는 이 둘의 가치관에 혼동을 가져오는 이야기로 흘러간다. 해적들의 꿈이자 희망이었던 지구가 그들의 추억과 기억 속에 가이아가 아니였다. 생명 조차 살 수 없는 황폐한 지구의 모습에 해적들은 자신들의 정체성 마저 흔들린다. 반면 제국의 권력자들은 이미 그런 현실을 알고 있었고 그런 현실을 숨기기 위해서 홀로그램과 거짓된 선전으로 현실을 왜곡해왔다.

 

여기서 영화의 이야기는 급하게 변해간다. 100년 전 하록의 과거가 드러나고, 하록이 꿈꾸던 것은 아르카디오 호의 승무원들과는 전혀 다른 파괴적 꿈이라는 것이 드러나면서 해적들이 동요하고 하록과 아르카디오호는 위기에 처한다. 이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으로 인해서 이야기는 또 다시 반전을 맞이한다. 하록과 해적들은 진실을 세상에 알려서 사람들의 무기력과 노예근성을 깨우치려고 한다. 제국이 만들어낸 거짓 선전과 위선을 제대로 알림으로 현실을 바꾸고 자유를 꿈꾸는 이들이 늘어나도록. 하지만, 제국은 진실이 드러나는 것보다 차라리 하록과 지구를 동시에 없애는 것이 더 났다고 판단한다. 오랫동안 가동하지 않았던 강력한 무기로 하록과 지구를 파괴하려 한다. 하지만, 제국의 총 사령관만은 조금씩 피어나는 희망을 지구에서 보게 되고 꿈과 희망을 지키기 위해서 지구가 파괴되는 것을 막는다.

 

이 영화 속에서 드러나는 작은 희망은 황폐화 된 지구에서 조그맣게 피어난 꽃송이다. 생명조차 살 수 없을 정도로 파괴되어 버린 지구가 100년이 흘러서 조금씩 회생이라는 희망의 불꽃을 보여준 것이 꽃인 것이다. 하록과 해적들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고난과 어려움이 언제나 존재하지만, 작은 생명의 희망은 쉽게 사라지지 않고 피어남을 깨닫고 지금은 아니더라도 앞으로의 희망찬 미래를 상상했다. 그리고 그 희망을 싹을 지키기 위해서 자유의 깃발 아래서 싸운다. 비록 만화적 상상이지만, 지금의 우리나라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작품이라 인상 깊었다. 교과서를 왜곡하고, 방송을 장악해 정권에 비판적인 뉴스를 씨를 말려버리고, 자신들에 반대하면 온갖 거짓과 선동으로 마녀사냥하는 현실이 바로 영화 속 현실과 다르지 않다. 민주주의의 파괴와 함께 경제적 문제는 사람들을 더 절망하게 만든다. 그래서 현실의 꿈을 잃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 같다.

 

이 책은 비즈니스에 관한 책이다. 그럼에도 이 책은 기업과 사람의 인생이 별 다르지 않음을 보여준다. 이 책의 첫 장은 '당신은 누구입니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야 한다고 말한다. 소크라테스가 던졌던 화두 "너 자신을 알라"와 의미를 같이한다.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면서 어떻게 다른 사람을 진심으로 대하고 사업을 할 수 있을까? 저자는 사람이나 비즈니스나 모두 자신을 제대로 아는 것이 중요한 첫 걸음을 보여준다. 이와 비슷하게 인생의 지혜에서 온 듯한 "'떠나야 할 때가 언제인지 아는 것'은 너무 오래 버티다가 체면을 구기는 개인 못지않게 회사에도 필요한 능력이다. 개인이나 회사가 깨닫지 못할 경우 현실은 모호한 낙관론이나 덧없는 고집에 가려진다."라는 문구 또한 인상적이다. 자연의 흐름 속에 흥하고 쇠퇴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고, 그래서 떠날 때가 올 것임은 당연한 이치인데 이것을 망각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자신의 권력에 돈에 취해서 현실이 어떻게 변하는지도 모른채 과거에 살면서 현실을 낙관하는 것 그래서 몰락하는 기업과 사람을 얼마나 많던가? 그렇게 저자는 어려운 경제 용어를 펼쳐 보이는 것이 아니라 당연하면서도 우리가 잊고 있는 이야기들을 쉽게 들려준다.

 

만약 그런 이야기만 책에서 반복된다면 이 책은 그저 그런 책일지 모른다. 하지만, 컨설턴트답게 통찰력 있는 경영적 관점을 제시한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시장에서 무형성의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는 후기 자본주의의 주된 특징이다. 나는 이 흐름이 계속되는 앞으로는 서비스를 넘어 브랜드, 나아가 '의미'가 시장의 중심을 차지하리라 생각한다.""고객의 삶에 어떻게 의미를 더할지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회사는 매우 드물다. 그 일을 해낸다면 그 회사는 틀림없이 경쟁에서 승리할 것이다."라는 저자의 충고다. 기업이 가야할 방향이 어디인지 고민하게 만든다. 이 문구는 기업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의 인생에서도 어떤 의미를 부여해야 할 것인지 고민하게 만든다.

 

리더십을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우리사회에 과거의 망령들이 어떻게 권력을 유지하는지 알 수 있게 해주는 부분이 눈에 띈다. "리더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다. 다소 불편한 정치적 논리가 담긴 사실일 수도 있지만 리더는 그저 존재하기만 해도 사람들이 선뜻 복종하려 든다. 가면을 쓴 듯, 본모습을 알 수 없는 몇몇 나라의 독재자를 떠올려 보라. 권력은 바로 그런 식으로 유지되는 법이다. 즉 리더가 텅 빈 스크린 노릇을 하면 사람들이 그 위에 이상적 인물상을 투사하는 것이다. 리더가 아무것도 하지 않음으로써 그 투사를 방해하지 않을수록 사람들의 이상화는 더욱 심해진다." 해외 여행이나 열심히 다니고 국내 문제를 나몰라 하고 아니면 권력의 무자비한 불법적 행위에 대해서 개인적 일탈로 치부해버리는 우리의 무식한 공주님이 어떻게 이상화 되어가는지 통찰력있게 설명한다. 바로 그렇게 권력과 홍위병들은 끈끈한 주종관계를 유지하게 되는 것이다.

 

언제나 현실은 녹녹치 않다. 때론 좌절도 하고 다시 일어서기 힘들 정도로 희망 조차 보이지 않을 때도 있다. 권력과 리더는 결코 우리에게 커다란 희망이 아니다. 내 안에 조그만 꿈을 상상하면 할수록 그것은 포기하지 않을 희망을 될 것이다. 캡틴 하록처럼 자유를 위해서 권력에 저항하지 못할 지라도 현실의 불합리에 굴복하지 않고 조그만 꿈과 희망을 현실에서 상상하고 추구하다 보면 그것이 현실이 되지 않을까? 그것이 비즈니스든 인생이든 중요하지 않다. 불합리에 현실에 저항하는 것 꿈을 포기하지 않는 것 그것 자체로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죽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야. 무서운 것은 진정으로 살지 못한 것이야."라는 말처럼 실패하고 좌절하더라도 진정으로 살지 못한 것을 후회하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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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머핀 2014-01-23 2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확인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