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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의 물결 - 자원 한정 시대에 어떻게 성장할 것인가
제임스 브래드필드 무디 & 비앙카 노그래디 지음, 노태복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3년 10월
평점 :
절판
저성장으로 인한 해소되지 않은 청년 실업은 세계 곳곳에서 커다란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이민자에 대한 반감이 증가하고 있고, 인종혐오 범죄까지 발생하고 있다. 최근 호주에 워킹홀리데이를 떠났던 여대생의 무참함 죽음은 거기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세계 곳곳에서 이런 범죄는 점점 증가할 것이다. 멈추지 않는 폭주기관차 처럼, 이미 세계는 점점 보수화를 넘어서 극우화로 치닫고 있다. 이런 이야기가 먼 나라 이야기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우리나라도 결코 그런 현실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교과서라고 부르기에 민망한 것을 좌편향 교과서에 대응한다는 명목으로 극우정치인과 정권에 의해서 교과서로 채택되는 나라에서 우리는 살고 있다. 일베라는 쓰레기 집단에 정권과 여당의 필요에 의해서 선량한 보수네티즌이라는 역겨운 타이틀을 그대로 받아 쓰는 앵무새 언론이 판을 치는 그런 나라에서 우리는 살고 있다. 경제의 풍요가 사람의 시민의식과 정신을 성숙시키기도 하지만, 경제의 상대적 박탈감은 시민의식을 좀 먹고, 인간 정신을 퇴화 시킨다.
인간 정신에 대한 도덕적 이야기로 그것을 되살린다는 것은 공허한 메아리 밖에 되지 않는다.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지 않고 분노를 약자에게 쏟아내는 그런 약자들이 스스로를 과연 되돌아 볼까? 이미 귀를 닫고 자신이 믿고자하는 것만 듣고 말하고 보는 그런 사람들에게 말이다. 결국 경제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의 증가를 해결하고 좀 먹어가는 시대정신과 시민의식을 되살리는 첫걸음은 경제에서 시작할 수 밖에 없지 않을까? 비록 탐욕스러운 경제가 인간의 가치를 훼손하고 망가뜨렸지만, 경제의 침체는 타인에 대한 관용과 인간의 정신마저 갈아 먹는 아이러니 한 상황에서 우리의 선택은 경제일 수 밖에 없어 보인다.
그래서 너도 나도 경제를 살려야 한다고, 그래도 저마다 자기가 경제를 살릴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경제를 잘 안다는 대통령은 사기를 가장 잘치는 대통령이었고, 경제 민주화를 하겠다는 대통령은 자신의 공약을 없던 것으로 해버렸다. 그녀가 같이 내놓은 "창조경제"라는 말은 실체가 없다. 많은 시민들은 그녀에게 물었다. "창조경제"가 뭐냐고. 그럼 그녀는 침묵한다. 그녀 조차 그것을 설명할 수 없으니까. 그녀 주변의 내시들이 창조경제란 것에 이런 저런 설명을 붙이기는 하지만, 그저 공허한 말만 남발할 뿐이다. 가끔 한 개인이 이뤄낸 업적을 그녀가 치하하면서 이것이 "창조경제"라는 구호를 붙이면 앵무새 언론과 내시들은 "창조경제"에 대해서 완벽하게 이해라도 한 듯 맞장구를 치며 칭송한다. 그럼에도 시민들이 느낄만한 경제의 개선은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단지 몇 몇 개인의 조그만 성공을 정책의 방향 때론 성공으로 과대포장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녀의 내시들과 앵무새 언론은 열심히 "창조경제"를 설파하기 바쁘다. 불법 행위로 오너가 구속된 한 기업은 정권의 호혜를 받기 위해서 열심히 "창조경제"에 대한 광고를 해대면서 딸랑이를 흔들기에 바쁘다. 그들이 설파하는 창조경제란 그저 공허하게 다음 물결에 대한 추상적 기대 뿐이다. 누가 모르는가 산업혁명이나 정보통신 혁명 같은 거대한 물결이 경제의 비약적으로 성장시킬 거대한 원동력이라는 것을. 그런 식의 창조경제라면 중고등학교 때 배운 것만으로도 누구나 이야기 가능한 것들이다. 그럼에도 그것이 마치 대단하다는 식의 이야기는 그들의 최고존엄의 말씀이라면 절대적 가치를 매기는 전형적인 꼰대들의 행동들이다. 어떻게라고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그들은 불과 몇년 전까지 존재하지도 않는 "낙수효과"라는 말로 시민을 기만했던 바로 그들이다. 그렇게 그들의 사기기법은 변화하고 있다.
차라리 이 책이 그들이 말하는 창조 경제에 가까운 것 같다. 자원의존적인 지금의 경제체제 대한 제대로 된 분석으로 시작해서 다가올 경제의 신 패러다임에 대한 조심스러운 접근은 상당히 구체적이다. "창조경제" 처럼 "제6의 물결"이라는 말로 말장난 하지 않는다. 물론 이 책이 예측하는 "제6의 물결"이라는 것이 대부분의 다른 예측처럼 실현되지 않을 가능성도 높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살아가는 우리에게 구체적으로 다가올 미래와 현실을 보여준다. 이 책이 현실적인 이유는 "자원 소비에 과도하게 중독된 세계에서 벗어나 자원 효율성이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는 세계로 전환되는 혁명이다." 라는 저자의 주장을 바탕으로 현실을 생각해보면 쉽게 공감할 수가 있다. 소비전력이 작은 전자제품을 선호하기 시작하는 소비형태가 이미 현실에서 나타나고 있으니까. 얼리어답터들의 블로그에 전자제품리뷰에 필수적으로 보이는 것이 "소비전력"을 직접 측정해서 평가하는 부분은 좀처럼 빠지지 않는다. 그만큼 에너지 효율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이러한 트렌드의 변화는 거대한 물결이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시대 정신의 반영이라고 할 수 있다. 한정된 자원에 대한 마구잡이식 소비에 대한 시민의식의 발현이랄까? 결국 이러한 흐름에 따라서 경제도 따라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저자들은 "자원 효율성은 제6의 물결에서 핵심이다."라고 말한다. 쓰레기 재활용 기술을 비롯한 에너지 효율성 그리고 물의 사용에 대한 효율성까지 전방위에 걸쳐서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은 실제로 그런 사업을 진행하는 기업들 사례를 보여주면서 아직은 미미하지만 시장과 기술은 이미 변화가 큰 물결을 주도할 것으로 본다. 저자들이 물결을 일으키는 3가지 요소 중 마지막 "제도"가 뒷받침되어 준다면 가능성은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즉 거대한 물결은 시장, 기술 그리고 제도가 뒷받침되어야 하며, 지금 기술과 시장의 조그만 물결이 태동하고 있는 수준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자원 효율성은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지구 온난화와 환경 파괴 문제에 대해서도 좋은 대응역활을 한다. 그 만큼 오염배출물을 줄이고 낭비하던 자원을 재활용함으로써 자원을 채취하기 위한 환경 파괴문제도 줄여버린다. 강물을 파서 콘크리트로 자연을 바꾸면서 '그린'이란 거짓말을 했던 과거 정권에 비하면 이것이 제대로 된 '그린'이 아닐까? 바로 이게 경제의 변화에 대한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과거의 패러다임에 '그린'이라는 글자만 붙여서 마치 대단한 패러다임의 변화인 것처럼 말하던 사기꾼의 거짓말이 아니라.
여기에 저자들은 서비스 산업에 대한 패러다임의 변화를 주목한다. 우리의 최고존엄께서는 서비스 산업에서 시간제 일자리 창출을 "창조경제"의 하나로 선택한다. 신자유시대의 저주같은 "민영화"에 대한 환상도 이 시대에 다시 불러들였다. 그것이 "창조경제"라고. 하지만, 그들이 말하는 서비스 산업과 민영화는 결국에 실패했던 과거를 반복하는 것 뿐이다. 그것은 미래나 새로운 물결이 아니라 "창조경제"라는 말로 포장된 사기술일 뿐이다. 이 책의 저자들은 그런 패러다임과는 다른 새로운 전환을 주목한다. "제6의 물결에서 성공은 기업과 국가가 경쟁우위의 원천을 제품에서 서비스로 얼마나 효과적으로 이동시키느냐에 달려 있다."고 그들은 말한다. 서비스업을 아주 단순하게 생각하는 최고존업과 사기꾼들에서는 절대로 볼 수 없는 발상이다. 하지만, 이것이 그렇게 갑자기 생겨난 발상이냐면 그것 또한 아니다. 이미 우리나라에서 많은 기업들이 이런 방식으로 서비스업을 발전시키고 있다. 코웨이 같은 기업이나 이동통신 회사들은 이미 저자들이 말한 방식의 서비스 패러다임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기업들이 아직도 이런 서비스업에 대한 패러다임으로 전환하지 못하는 이유는 "제품이 아니라 서비스를 파는 일은 많은 기업에게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여전히 벅찬 일이다. 여러 서비스를 묶어서 시행하려면 똑똑한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할 뿐 아니라 정보를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완전히 새로운 사고방식도 요구되기 때문이다." 즉 아직 이런 흐름에 대해서 많은 기업들은 막연하게 인식하고는 있지만, 새로운 사고방식으로 전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창조경제"를 그렇게 설파하는 최고존엄 조차 "창조경제"를 모르는데 그녀의 내시들은 얼마나 알 수 있겠는가? 어떻게 보면 이 책이 가지고 있는 한계이기도 하고 우리가 찾을 수 있는 가능성이기도 하다. 하지만 자신의 입맛대로 교과서를 가르치고 다른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을 적으로 낙인 찍어버리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런 세상에서 그런 새로운 사고방식이 나타날까? 다양성이야 말로 창조의 가장 큰 힘인데... 그들이 생각하는 창조는 최고존엄에 대한 절대복종 뿐인데 무슨 창조경제가 나타나겠는가? 창조를 추구하면서 창조를 말살하는 아이러니한 현실을 우리는 살고 있다.
"제6의 물결"에 디지털은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저자들은 말한다. 자원의 효율성 확보를 위해서 물질적인 것은 지역적이 되겠지만 정보는 여전히 디지털화 되어서 국제화되어 있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계장화, 지능화, 상호연결성"이라는 세가지로 인해서 앞에서 이야기한 자원의 효율성과 서비스 산업과 결합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이러한 것들의 융합은 " 더 많은 선택의 기회와 정보가 주어지면, 소비자들은 이용 가능한 선택사항을 더욱 다양하게 활용할 것이다. 이처럼 증가한 소비자의 힘을 인정하지 않고 늘 똑같은 획일화된 제품이나 서비스만을 제공하는 회사들은 시장점유율의 감소를 목격하게 되"는 시대의 변화로 이끌 것이라고 한다. "창조경제"라는 허황된 사기술이 아니라 과거의 정책을 말만 바꾸어서 재탕하는 사기술에 언제까지 속아야 할 것인가? 우리가 진정 주목해야 할 "창조"의 시작은 패러다임의 거대한 전환이다. 변화에 거부감을 극복하고 그 변화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이 책은 시장과 기술의 변화에 대한 조그만 기회가 되어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