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 가족이 가장 즐겨 보는 TV 프로그램 중 하나가 '복면가왕'이다. 노래 좀 한다하는 사람들이 서로 경연을 벌이는 흔한 컨셉의 음악방송인데 특이하게 얼굴을 가리고 노래한다. 패널들이 복면 뒤에 숨겨진 가수가 누군지 추측하는 재미도 쏠쏠하고, 복면을 벗었을때 의외의 인물이 등장하면 '저 친구가 저렇게 노래를 잘했어'하는 감탄사가 나오기도 해서 반전의 묘미도 있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미덕은 유명세나 외모가 아닌 진정한 노래 실력만으로 평가한다는데 있다. 잘생기고 춤만 출줄 아는 '아이돌'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마음을 울리는 가창력을 마음껏 뽐내는 것을 보고 이제껏 편견에 사로잡혀 있었음을 느끼기도 한다.

 

가면(복면)은 사전적 의미로 '얼굴 형상으로 만들어 변장이나 방호를 위해 사용하는 조형물'이다. 머리 전체를 감싸거나 온몸을 가릴 수 있도록 만들기도 한다. 보통 공연에서 활용되는 가면은 풍자극이나 역할극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주로 신분을 표시하거나 감추기 위해서 사용한다. 현실에서는 못된 짓을 할때 자기의 신분을 감추기 위하거나 아이들 놀이용으로 쓰여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좀 더 구체적인 것은  아래 다음 백과사전을 참조하자.

가면은 인류 역사만큼이나 오랜 기원을 지닌 주술적·종교적·예술적 표현물로서, 원시시대부터 오늘날까지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져왔다. 가면의 재료로는 목재·금속·돌·종이·찰흙·가죽·모피·뼈·천·잎·줄기·깃털·조개·상아·산호 등 거의 모든 자연물이 사용되며, 보석이나 헝겊조각 등으로 장식을 하기도 한다.

초자연적 존재, 인간, 사자, 동물 등 여러 가지 대상을 표현하는 가면은 그 사회적 역할 또한 다채로운데, 가장 기본적인 것은 성인식·제사·풍년기원·의료·장례 등의 종교의식을 주관하는 상징적인 존재의 역할이다. 그밖에도 호부·장식·호신용 수단·장난감 등 여러 가지 용도로 사용되며 연극이나 무용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가면의 본질적 기능은 표정을 바꾸는 데 있다. 인간은 스스로가 단순한 자연물로 그치는 데 만족하지 못하고 내면에 어떤 초월적 대상을 느끼고자 한다. 가면은 이처럼 모순된 이중성을 극복하기 위한 방편으로 사용되기 시작했으며, 그 상징적 대상과 인간 사이를 잇는 매체역할을 해왔다.

                                                                       Daum 백과사전

 

포스터좀 보자. 물론 오늘의 주제는 '가면 스타일(mask style)'이다.

 

 

 

[마를레네, 1984]의 포스터

 

 

 

우리 아버지 세대의 올드팬에게는 너무나도 유명한 독일 태생의 여배우 마를레네 디트리히(Marlene Dietrich, 1901. 12. 27. 1992. 5. 6.)의 생애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의 포스터다. 마를레네는 베를린에서 출생하여 캬바레 가수, 합창단원과 영화의 엑스트라를 거쳐, 1920년대 베를린에서 유성영화 초기의 작품 [슬픔의 천사]로 각광을 받아미국으로 갔다. 1930년대에는 할리우드에서 [모로코] 같은 영화에 출연해서 배우로서 명성을 떨쳤으며, 2차 세계대전에는 전선에서 공연하는 공연자로 활동하였다. 1950년대에서 70년대까지는 국제 무대에서 활동하였다그녀는 자신을 끊임없이 새로 개발하여 마침내는 20세기의 엔터테인먼트 아이콘이 되었다. 미국 영화 연구소는 디트리히를 역대 여자 영화 스타 9위로 선정하기도 했다.(위키백과 참조)

       

가면의 또다른 사전적 의미는 '거짓으로 꾸민 얼굴'이다. 배우만큼 자신의 진짜 모습을 가지고 사는 사람이 또 있을까? 포스터에 드러난 가면은 원래의 얼굴 크기보다 무척이나 커 보인다. 화려한 화장에 눈동자는 초롱초롱 빛이 나지만 어딘가 슬퍼 보인다. 가면 뒤에 있는 얼굴은 깊은 음영에 표정이 없다. 57년간(1922~1979) 무대에서 은막에서 수없이 많은 사람의 인생을 대신 살며 울고 웃기고 했던 그녀의 화려한 모습 뒤의 쓸쓸한 자화상을 보는 것 같다. 어찌 비단 배우들만의 얘기일까. 우리는 누구나 인생이라는 무대위에 내몰린 배우가 아닌가. 솔직한 자아는 가면 속에 감추고서는 더 좋게 보이고 더 인정받으려고 거짓으로 얼굴을 꾸민 채 '가면현상'*에 사로잡혀 있지 않은가 말이다.

 

*가면현상 : 현대 사회에서 나타나는 정체성 상실 현상. 회사의 중역이나 의사, 변호사 등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지위와 신분에 이르렀으면서도 끊임없이 '이것은 나의 참 모습이 아니다. 언젠가는 가면이 벗겨질지 모른다' 등과 같은 망상으로 괴로워하는 현상을 말한다.

  Daum 백과사전

 

 

 

 

[카사노바, 2005]

 

 

 

음흉한 표정의 히스 레져, 아~ 히스 레져! 18세기 베니스 최고의 바람둥이 쟈코모 카사노바를 연기했다. 알랑 드롱, 리처드 챔버레인, 토니 커티스, 도널드 서덜랜드 등 카사노바를 연기한 많은 배우들 중 히스 레져의 눈빛만큼 호색한의 느낌을 잘 표현해낸 배우도 없다. 적어도 포스터에서 만큼은 말이다.

 

카사노바는 어떻게 수많은 여인들을 유혹할 수 있었을까? [미스터리와 진실]의 저자 이종호 씨는 두번째 권에서 "카사노바가 바람둥이 자체로 평생을 살았다면 결코 오늘날까지 그의 이름이 기억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실제로 그보다 더한 호색한이 한두 명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는 바람둥이의 대명사로 알려졌지만 그는 모험가이자 작가이고, 시인이면서 소설가다.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성직자, 바이올린 연주자, 병사, 도서관 사서, 번역가, 스파이, 철학자, 도박꾼, 복권의 창안자, 연금술사가 그에게 붙는 수식어다. 이것만 보아도 그가 얼마나 자유분방하게 살아온 사람인지 알 수 있다."라고 말한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만능 재주꾼이다. 도대체 카사노바는 얼마나 많은 '가면'을 쓰고 있었단 말인가? 내가 여자라도 그에게 넘어갔겠다.

 

 

 

 

[팝콘, 1990]

 

 

 

우리나라에서는 1993년에 개봉한 영화 [팝콘]의 포스터다. 시골 학교 영화과 학생들이 개최한 '공포영화제'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상황을 다룬 공포 영화다. 포스터는 약간의 힌트를 제공한다. "15년전 그는 무대에서 그의 가족을 살해하고 극장을 불태웠다. 오늘밤 앙콜 공연을 위해 그가 돌아온다." 돌아온 '그'가 펼칠 앙콜 공연은 아마 아무도 보고 싶지 않을 내용일텐데 누가 '앙콜'을 외쳤을까?

 

가면 스타일의 포스터를 정리하다 보니 이 스타일은 거의 대부분 공포영하 장르에서 애용했음을 알 수 있었다. 뭐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영화속 캐릭터가 끔찍한 살인마고 그들이 가면을 쓰고 살인을 저지르기 때문에 포스터에서도 그 모습 그대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헐리우드의 대표 프랜차이즈 공포 영화 시리즈 [할로윈]의 마이클 마이어스, [텍사스 전기톱 살인사건]의 전기톱 살인마, [13일의 금요일]의 제이슨 등이 대표적이다.

 

 

 

 

 

[텍사스 전기톱 학살 2, 1986]   [텍사스 전기톱 학살 3 : 레더페이스, 1990]

 

 

 

 

[13일의 금요일 6 : 제이슨은 살아 있다, 1986]

 

 

 

 

[할로윈 4 : 마이클 마이어스의 귀환, 1988]    [할로윈 5 : 마이클 마이어스의 복수, 1989]

 

 

 

그밖에 많은 공포영화에서 가면이 등장한다.

 

 

 

 

[오페라의 유령, 1989]

 

 

 

[테러 트레인, 1980]

 

 

 

 

한편으로 '가면'하면 역시 수퍼히어로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배트맨, 원더우먼, 스파이더맨, 아이언맨 등등, 수많은 히어로들이 가면속에 숨어 있다. 요즘은 수퍼히어로가 나오는 영화만큼 흔한 것도 없으니 구지 포스터를 소개하지는 않겠다. 그런데 '악당도 영웅도 가면속에 숨어있다?' 둘 사이에 공통점이 있어서?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처음에 언급한 것처럼 모두가 가면을 쓰고 살고있다고 봐야하지 않을까. 중요한 것은 '가면을 쓰고 있는가'가 아니라 '자기에 맞는 가면을 썼는가'여야 하지 않을까. 변호사를 직업으로 가진 사람은 '정직한 변호사 가면'을, 의사는 '환자에게 최선을 다하는 의사 가면'을... 이렇게 모두가 '거짓'의 가면이 아니라 '진실'의 가면을 쓰고 있다면 어떨까?

 

괜한 소리 말라고 한다. 그게 가능하냐고 말한다. 상관없다. 그저 그런 바램이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가면 스타일' 포스터 중에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포스터를 소개하면서, Good bye!



 

 

 

[엑스칼리버, 1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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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0년 가까이 된다. 지난 2006년 경찰박물관 개관 1주년을 기념하여 '추억의 경찰영화제'행사를 개최한 적이 있었다. 그때 실무자로서 경찰소재 영화를 발굴하고 몇 편을 선정하여 성황리에 행사를 치른 기억이 생생하다. 마침 오늘 그때 함께 고생했던 동료가 당시 자료를 구한다는 연락이 와서 자료를 찾아보게 되었다. 그땐 참 재밌게 일했었는데...

 

 당시 경찰소재 영화만 추려서 정리한 표가 있어서 소개한다.  표는 1953년부터 2006년까지의 자료임을 밝힌다. 이어서 그때 정리했던 간략한 시대별 영화의 특징도 함께 첨부하니 참고하시길...

 

[경찰소재 영화목록]

 

제목

감독

출연

스토리 

1

애정산맥(’53)

이만흥

이희숙

구종서

빨치산 토벌대장 차일혁과 빨치산 여인 신정하의 이념을 넘나드는 사랑 이야기

2

 피아골(’55)

이강천

이예춘 

김진규

6.25 직후 지리산에 남은 빨치산 이야기

3

현금은

내 것이다(’65)

이상언

김지미

박노식

악당의 하수인이었던 주인공이, 살인사건의 수사를 맡은 담당형사 친구의 우정어린 설득으로 자수하게 된다는 내용

4

장군의 수염

(’68)

이성구

김승호

윤정희

사진기자의 의문의 죽음을 파헤치는 형사 이야기

5

흑진주(’69)

이중호

박노식

최지희

유산 상속녀를 노리는 악당을 물리치는 형사 이야기

6

지금은 죽을때가 아니다(’69)

고용남

박노식 

남정임

아들을 납치한 간첩을 경찰기동타격대의 도움으로 일망타진 하는 내용

7

홍콩에서 온

 마담장(’69)

신경균

장동휘 

정혜선

누나를 살인범으로 체포하는 경찰의 기구한 운명

8

그 여자를

쫓아라(’70)

임권택

장동휘

윤정희

숨겨둔 금괴를 찾는 간첩을 일망타진하는 내용

9

 황혼의

3부두(’71)

전우열

 

신성일

전과자를 갱생의 길로 인도하려는 경찰관 이야기

10

처녀뱃사공(’72)

최현민

윤미라 

남궁원

바닷가 소녀가장이 꿋꿋하게 살아가는 모습과 그녀를 도와주는 경찰관의 이야기

11

마음은 

푸른하늘(’73)

박상원

남궁원 

김상희

불량 청소년들에게 악기를 가르치는 여순경 이야기

12

흑거미(’75)

김시현

황인식 

여수진

아편밀수단을 추적하는 330수사대의 활약상

13

강력계(’76)

김인수

이낙훈 

서미경

성추행 사건처리 중 자신의 딸마저 성추행을 당하게 되자 고뇌하는 강력반 형사 이야기

14

여신탐(’76)

 

김정란 

한국남

밀매단 잡기위한 한국홍콩일본 여형사들의 활약상

15

 내일없는

 추적(’76)

김시현

황인식 

우연정

마약 밀매단을 일망타진하는 내용

16

 특별수사반

 박쥐(’76)

감인수

이낙훈 

김원섭

살인사건의 음모를 파헤치는 경찰이야기

17

 배덕자(’76)

   대하

이낙훈 

여수진

마약과 연루된 살인사건을 추적하는 내용

18

경찰관(’78)

이두용

장동휘 

유지인

파출소 경찰관의 삶과 애환을 그린 영화

19

폭풍을 잡은

 사나이(’79)

남기남

백일섭 

홍진희

일본에 마약을 밀수하는 간첩단을 검거하는 내용

20

 뒤돌아 보지

마라(’79)

남기남

이대근

홍진희

남포동

경찰에서는 예리한 수사를 했지만 평범한 트럭운전사가 누명을쓰고마약밀매 혐의로 감옥에 간다는 내용

21

 여호신(’80)

최영철

박원숙

마영달

마약중개상에 잠복중인 여형사의 활약으로 마약단을 일망타진 한다는 내용

22

 화요일밤의

 여자(’80)

김영효

김자옥

윤일봉

신영일

가족으로 위장한 형사들이 재산 때문에 벌어지는 아리송한 사건을 해결하는 내용

23

친구여  조용히

 가다오(’81)

고영남

신성일 

이영하

형사와 전과자의 대결을 다룬 내용

24

삿갓 쓴 장고

(’84)

최영철

김인문 

이승현

경찰이 되기 위해 상경한 두 남자의 좌충우돌 코미디

25

야망과 도전

(’84)

남기남

정세혁

이해룡

송정아

경찰관 직업에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경찰학교에 입교한 두 사람의 우정을 다룬 내용

26

성야(’88)

신승수

신성일 

장미희

소설과 같이 진행되는 살인사건을 형사와 여류소설가가  해결하는 내용

27

코리안 커넥션(’90)

고영남

신성일

이혜영

가공할 마약 지하조직인 히로뽕 밀매조직을 일망타진 하는 형사들 이야기

28

검은도시(’90)

최야성

최야성

이영욱

국제범죄 조직인 마약밀수단간 혈투를 국제경찰과 경찰이 수사하는 내용

29

흑설(’90)

이두용

 

홍성권

김용림

학원생 진이와 경찰이 히로뽕 조직을 일망타진 하는 내용

30

복수혈전(’92)

이경규

이경규

 

김혜선

마약 투약자란 누명 쓰고 구속, 수감, 출소 후 마약거래현장 덮치고 경찰의 적절한 출동과 복수혈전을 한다는 내용

31

테러리스트

(’93)

김영빈

최민수

이경영

허준호

경찰인 형과 과잉진압으로 경찰을 그만두고 테러리스트가된 동생 이야기

32

 투캅스(’93)

강우석

안성기

박중훈

비리 고참과 원칙주의자인 신참의 좌충우돌 형사 이야기

33

 키드캅(’93)

이준익

정태우

독고영재

백화점 내부에서 경비원을 해치는 도둑들을 경찰에 신고 할 수 없어 직접 아이들이 퇴치하려는 내용

34

투맨(’95)

박광우

허준호

최재성

유혜정

건달 인생을 사는 동생과 킬러인 형의 이야기를 그린 액션물로 킬러 K를 향한 수사의 실마리를 풀어가는 형사이야기

35

 총잡이(’95)

김의석

박중훈

이화란

소심한 한 남자가 우연히 권총 한 자루로 인해 세상에 자신감을 갖게 되고 그로인해 사건이 발생되는 이야기

36

개 같은 날의

 오후(’95)

이민용

김보연

송옥숙

정보석

같은 아파트에서 상습적인 남편의 구타를 목격한 이웃 여자들이 집단구타로 현장살인혐의로 몰려 옥상으로 피신하여 벌어지는 이야기

37

투캅스 2(’95)

강우석

박중훈 

김보성

비리 고참형사와 원칙주의자인 신참의 좌충우돌 형사물

38

진짜 사나이

(’96)

박헌수

권해효

서미경

박광정

범한 세일즈맨이 진짜 사나이가 되기를 소망하다 경찰에 쫓기는 악당두목과 차를 바꿔 타는 바람에 벌어지는 악당들과 일대격전을 한다는 내용

39

피아노맨(’96)

유상욱

최민수

이승연

살인자 피아노맨과 경찰이 벌이는 공포 스릴러물

40

똑바로 살아라(’97)

이상우

박중훈 

김갑수

사기꾼과 이를 쫓는 경찰 이야기

41

블랙잭(’97)

정지영

최민수 

강수연

여인의 음모에 빠져 추락하는 경찰이야기

42

투캅스 3(’98)

김상진

김보성 

권민중

비리 고참형사와 원칙주의자인 신참의 좌충우돌 형사 이야기

43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98)

 

임창정

차승원

교통 의경과 여대생이 몇 년 후 서로의 꿈을 이루고 사랑이 이루어지는 이야기

44

얼굴(’99)

신승수

조재현

임하룡

벽지에 발령받은 신참순경의 정의구현 이야기

45

인정사정 볼 것

없다(’99)

이명세

안성기 

박중훈

탈주자와 형사의 끈질긴 추적

46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00)

류승완

류승완

류승범

전과자와 경찰관이란 엇갈린 운명의 두 친구의 이야기

47

킬리만자로

(’00)

오승욱

안성기 

박신양

쌍둥이 동생의 죽음을 파헤치는 형사이야기

48

이것이 법이다

(’01)

민병진

신은경 

김민종

연쇄살인범을 쫓는 특별수사반의 애환과 동료애

49

공공의 적(’01)

강우석

설경구

이성재

살인사건을 끈질기게 쫓는 강력계 형사와 돈과 권력으로 형사를 압박하는 살인범의 두뇌게임

50

킬러들의 수다

(’01)

장진

신현준

 

4명의 전문킬러로서의 존재가 위태로운 절대 절명의 사건 의뢰가 들어오면서 이 사건을 처리하기 위해 긴급작전을 펼치는 이야기

51

휴머니스트

(’01)

이무영

안재모

박상면

돈으로 무엇이든 해결하려는 한 인간과 동료의 죽음으로 자신의사리사욕을 채우려는 경찰관의 이야기

52

H(’02)

이종혁

지진희 

염정아

형사와 연쇄살인범의 치밀한 두뇌싸움

53

뚫어야 산다

(’02)

고은기

박광현

박예진

조형기

2대에 걸쳐 도둑과 경찰로 만나 예기치 못한 조폭의 출현으로 도둑과 경찰이 한 팀이 되어 위기를 이겨나가는 이야기

54

예스터데이

(’02)

정윤수

김승우

최민수

경찰을 조롱하는 연쇄살인범과 이를 해결하려 하는 두 남녀의 미스테리 이야기

55

피도 눈물도 없이(’02)

류승완

이혜영

전도연

류승범

같은 삶을 살아온 두 여자가 인생의 대반전을 위해 투견장에 나타남으로써 사건이 벌어지는 이야기

56

와일드카드

(’03)

김유진

정진영 

양동근

두 열혈형사의 퍽치기 살인 용의자 검거기

57

똥개(’03)

곽경택

정우성

김갑수

아무생각 없이 사는 한 젊은이가 경찰관인 아버지를 위해 불의에 맞서는 이야기

58

살인의 추억

(’03)

봉준호

송강호 

김상경

화성 연쇄살인사건을 다룬 영화  

59

마지막늑대(’04)

구자흥

양동근 

황정민

강력계 형사가 시골 파출소에 발령받아 겪게 되는 에피소드

60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04)

곽재용

전지현

 

경찰관인 여자친구를 항상 옆에서 지켜주고 싶은 한 남자의 사랑이야기

61

라이어(’04)

김경형

공형진

주진모

두 여자 사이에서 고민하는 택시운전사가 우연찮게 현상수배범을 잡음으로 이중생활이 발각될 것이 두려워 계속 거짓말을 하게 되는 이야기

62

범죄의

재구성(’04)

최동훈

박신양

염정아

다섯명의 최고의 사기꾼들이 한국은행을 상대로 사기에 성공하고 이를 쫓는 경찰 이야기

63

사마리아(’04)

김기덕

 

곽지민

원조교제를 하던 죽은 친구를 위해 친구가 함께 잤던 남자들을 찾아 차례로 정화해 나가지만 경찰인 아버지가 알게 되어 복수하는 이야기

64

아라한 장풍 대작전(’04)

류승완

안성기

류승범

자신의 힘을 나쁜 곳에 쓰는 사람들을 혼내 주고 싶은 철부지 순경의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다룬 이야기

65

주홍글씨(’04)

변혁

한석규

이은주

성공가도의 강력계 형사의 미궁 속으로 빠지는 치정살인사건의 수사와 형사의 치정로맨스 이야기

66

 강력 3(’05)

손희창

김민준 

남상미

마약 밀매단을 쫓는 강력 3반 활약상

67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05)

민규동

황정민

엄정화

여섯 커플이 일주일 동안 겪게 되는 에피소드를 통한 7일간의 기적 같은 연애담, 여의사와 강력계 형사가 그 중 한 커플로 나온다.

68

마파도(’05)

추창민

이문식

여운계

김수미

160억 원짜리 로또 복권을 들고 마파도로 튄 다방레지를 쫓는 골통 형사와 건달 그리고 엽기적인 여섯 할머니들의 이야기

69

미스터 소크라테스(’05)

최진원

김래원

강신일

범죄 조직에 의해 키워진 강력계 형사의 이야기

70

이대로 죽을 순 없다(’05)

이영은

이범수

최성국

시한부생명 선고 받은 불량형사가 생명보험금을 타기위해 사생결단의 순직 작전이 도모되는 이야기

71

잠복근무(’05)

박광춘

김선아

노주현

남상미

교복을 입고 학교에 위장 잠입한 여 형사의 잠복근무 이야기

72

형사(’05)

이명세

하지원

안성기

조선시대 좌포청의 여 형사 남순과 용의자로 떠오른 슬픈 눈의 숙명의 대결과 사랑 이야기

73

홀리데이(’05)

양윤호

이성재

최민수

1988년 교도소 이송 중 달아나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을 유행시킨 지강헌 탈주사건을 그린 영화

74

혈의 누(’05)

김대승

차승원

오현경

조선시대 후반 연쇄살인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수사관 원규와 외딴섬 동화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

75

공필두(’06)

공정식

이문식

김유미

레슬링 빳대루 기술 하나로 강력반 형사로 특채된 공필두의좌충우돌 코미디 영화

76

강적(’06)

공정식

박중훈

천정명

인생 막다른 골목에서 지쳐가는 형사와 억울한 누명을 벗기 위해 복수를 각오한 탈옥수가 인질과 인질범으로 뜻하지 않게 엮이면서 벌이지는 버디무비

77

짝패(’06)

류승완

정두홍

류승완

서울에서 형사 생활을 하던 태수는 죽마고우의 의문의 죽음을 고향 후배와 짝패가 되어 풀어 가는 내용

78

6월의 일기(’06)

임경수

문정혁

신은경

한 학생의 일기장에 쓰여 진 내용대로 벌어지는 연쇄살인을 강력계 형사들이 수사하는 내용

79

데이지(’06)

유위강

전지현

이성재

정우성

킬러신분으로 연인 앞에 나타나지 못하고 데이지꽃을 보내며 국제경찰과 행복해 하는 사랑하는 연인을 지켜보는 아픈 사랑 이야기

80

사생결단(’06)

 

류승범

황정민

마약 중간 판매상과 마약계 거물을 잡겠다는 집념에 사로잡힌 미치광이 형사의 이야기

81

아랑(’06)

안상훈

송윤아

이동욱

연쇄살인범을 뒤쫓는 두 명의 형사가 수사 중 소녀의 원혼을 조우하면서 원귀의 한을 풀어준다는 냉용의 공포영화

82

야수(’06)

김성수

권상우

유지태

다혈질 형사와 냉철한 성격의 검사가 엮어가는 누아르 액션영화

83

흡혈형사

나도열(’06)

이시명

김수로

조여정

천호진

루마니아의 흡혈귀를 문 모기에 물려 흡혈귀가 된 불량한 형사나도열에 관한 코미디와 액션 로맨스가 다양하게 조화 된 영화

 

 

['추억의 경찰영화제' 메인 포스터]

 

 

 

 

[시대별 영화의 특징]

  5∼60년대 영화는 전쟁 직후라는 시대적 상황으로 인해 '반공 테마'가 주를 이루었다. 빨치산 토벌이라든지 간첩을 소재로 한애정산맥,피아골,지금은 죽을때가 아니다등의 영화를 예로 들 수 있다.
 
  70년대 영화의 특징은 '액션활극'이라고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강력계,흑거미,내일없는 추적등 대부분 마약밀매조직이나 인신매매단을 일망타진하는 내용으로 이 시대 단골 배우들은 이낙훈, 장동휘 등 이미 세상을 뜨신 분들이다. 또 이소룡이나 성룡 영화에 자주 등장했던 합기도 고수 황인식도 이 시대를 풍미한 배우중 한명이다.


  그러나 70년대에 진짜 주목해야 할 영화는 따로 있었다. 최현민 감독의 72년작처녀뱃사공, 박상원 감독의 73년작마음은 푸른하늘같은 영화들은 당시 파출소 경찰관이 지역주민과 어떻게 융화되고 도움을 주고받았는지 아주 따뜻한 시선으로 보여주고 있다. 또 이두용 감독의 78년작경찰관70년대 말 파출소 모습의 교본이라 할 만큼 사실적이고 다양한 에피소드들로 가득 차 있어 색다른 느낌이었다. 1978년 대종상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할 만큼 작품성도 인정받은 영화다. 우리가 찾고있던 영화가 바로 이런 영화들이 아니었을까?

 

   80년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영화들이 훨씬 더 세련되어 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소재도 더 다양해지고 배우들도 훨씬 친숙하다. 대표작으로는 신성일, 장미희 주연의「성야」와 신성일, 이혜영 주연의「코리아 커넥션」등을 꼽을 수 있다.

 

  90년대부터 2000년대 이르러서는 모두 다 아는 바와 같이「투캅스」시리즈,「인정사정 볼 것 없다」,「살인의 추억」,「와일드 카드」등으로 이어지는 그야말로 경찰 없이는 영화를 말 할 수 없는 단계에까지 접어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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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8일에 있었던 '통해야 콘서트'를 가족과 함께 보고 왔다. 기독교 방송에서 매년 개최하는 콘서트라는데 이번 콘서트는 '안전한 나라, 행복한 사회'라는 주제로 소방관, 경찰관, 보건의료 종사원 등을 초청해서 진행되었다.

 

바쁜 일상 속에 1년에 한번 갈까말까하는 콘서트, 아내가 더 좋아한다. 아내는 특히 유리상자의 광팬(?)인데 이번 공연에 출연한다니까 얼굴빛부터 환해졌다. 정동하, 마마무, 여자친구 등 가창력 있는 가수부터 아이돌까지 다양한 가수들의 라이브 무대를 즐겼다.

 

'친구야 너는 아니', '멀어진다', '거위의 꿈'을 부른 정동하의 무대가 좋았다. 다섯살배기 아들도 제일 좋았단다. 부활의 보컬에서 이제 솔로로 활동하는 그의 노래를 듣기는 처음이었다. [불후의 명곡]에서는 남의 노래만 불러서 이렇게 좋은 본인 노래가 있다는 것을 몰랐던 것이다. 그 중에서도 이해인 수녀의 시에 곡을 붙혔다는 '친구야 너는 아니', 이 노래 듣기 좋다.

 

음악을 많이 듣는 편은 아니지만 음악이라는게 정말 신기하기는 하다. 고목같은 감성에도 물기를 주니 기회생길때마다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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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맥 매카시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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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니스트 정윤수 씨가 소개해 준 소설이다. 2006년 발표된 코맥 매카시의 이 묵시록 적 소설은 2010년에 존 힐코트 감독의 연출로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정윤수 씨는 소설과 영화 모두 보고 나서 "영화도 재미있었지만 소설은 약 3,000배는 더 재미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세 배가 아니라 3,000배라고 했다.

 

일단 덮어 놓고 책을 사서 펼쳤다. 책 표지 날개에 소개된 코맥 매카시는 알고 보니 알만한 사람은 죄다 알만큼 유명한 사람이었다. 이미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2005], [카운슬러, 2013] 같은 작품들은 문학적 성공뿐만 아니라 영화로도 제작되었으며, [스톤 메이슨], [선셋 리미티드] 등 몇 편의 연극과 영화 시나리오를 집필하기도 했다. [로드]로 2007년 퓰리처상을 수상 했다.

 

소설은 원인은 모르겠지만 이미 몽땅 폐허가 된 미래의 어느 도시에서 시작한다. 부자 지간의 한 남자와 소년이 잿빛 거리를 지난다. 카트를 끌고 방수포를 뒤집어 쓰고서. 작가는 부자간의 대화를 건조할 정도로 짧게 표현하고, 전체적인 묘사도 우울하고 절망적으로 표현하지만 묘하게도 가슴 속에 큰 울림을 만드는 기술이 있다.

 

넌 나쁜 사람들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고 싶다고 했지. 이제 알게 됐잖아. 그런 일이 또 벌어질 수도 있어. 내 일은 널 지키는 거야. 하느님이 나한테 시킨 일이야. 너한테 손을 대는 사람이 있으면 누구든 죽일 거야. 알아 들었니?

네.

소년은 담요를 머리까지 뒤집어쓰고 앉아 있었다. 한참 후에 소년은 고개를 들었다. 우리는 지금도 좋은 사람들인가요?

그래. 우린 지금도 좋은 사람들이야.

그리고 앞으로도요.

그래. 앞으로도.

알았어요.

90 p.

 

오로지 생존만이 목적이 된 세상에서는 낯선 사람은 그 자체가 위협이다. 살기 위해서 사람도 삶아 먹어야 하는 극한의 불모지에서는 경계의 시선이 우선이다. 거리에서 만난 낯선 사내가 소년의 목에 칼을 대자 남자는 총을 쏘아 소년을 구했다. 그런데 소년은 그 이유로 한참이나 시무룩하다. 그리고 묻는다. "우리는 지금도 좋은 사람들인가요?"

 

밤에 잠을 깬 남자는 누운 채 귀를 기울였다. 자신이 어디 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 생각에 남자는 피식 웃음을 지었다. 우리는 도대체 어디 있는 걸까? 남자가 말했다.

왜 그래요. 아빠?

아무것도 아니야. 우린 괜찮아. 자거라.

우린 괜찮은 거죠. 그죠 아빠?

그래. 우린 괜찮아.

우리한텐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죠.

그래.

우리는 불을 운반하니까요.

그래. 우리는 불을 운반하니까.

96 p.

 

 

남자와 소년은 어디를 가는 것일까? 어디로 불을 운반하는 것일까? 운반한다던 불은 어디 있나? 두 부자가 향하는 곳은 해안가였다. 모든 것이 파괴된 세상에 '좋은 사람'이 있는 곳을 찾아 걷고 걷고 또 걷는다. 그러면서 몇몇 생존자들을 만나지만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 구별은 불가능하다. 이미 병을 안고 있는 남자는 설상가상으로 소년을 보호하려다가 부상까지 입게 된다.

그리고 도착한 해안가. 그러나 바다는 파란색이 아니었다. 그들은 과연 '좋은 사람'에게 불을 전달할 수 있을 것인가. 여기서 스톱. 더 나가면 스포일러가 될 듯하다.

 

'서부의 세익스피어'라는 코맥 매카시. 윌리엄 포크너, 허먼 멜빌, 어니스트 헤밍웨이를 계승했다는 평을 들으며 미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의 반열까지 올랐다는데, 그 수준이 어디까지 인지는 모르겠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낯선 그의 스타일이 갖고 있는 흡입력은 대단하다는 것이다. 어렵게 느껴지지 않으면서도 신선한 문체가 독특한 상상력을 만나서 아주 절제된 느낌을 준다. 어떤 표현들은 대단히 시적이어서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유토피아적이냐 디스토피아적이냐. 미래를 다루는 두가지 방식이다. 당연 [로드]는 후자에 해당한다. 그러나 절망뿐인 상황에서 희망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으려는 과정을 부성애를 통해서 서술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작품들과 차별화 된다. 울컥! 두 눈에 압력을 느끼는 순간 소설은 긴 여운을 남긴 채 마무리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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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서기 2015-10-02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윤수의 현대의 고전 20

코맥 매카시, 『로드(The Road)』 / 지그문트 바우만, 『유동하는 공포』
오르한 파묵, 『검은 책』 / 호이징하, 『호모 루덴스』
카프카, 『성』 / 미셸 푸코, 「감시와 처벌」
이청준, 「당신들의 천국」 / 가라타니 고진, 「윤리21」
루쉰, 「아큐정전」/ 한나 아렌트,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토마스 만, 『파우스트 박사』 / 발터 벤야민, 「기술복제시대의 예술작품」
존 쿳시, 「야만인을 기다리며」/ 수전 손택, 『타인의 고통』
이문구, 『관촌수필』 / 노르베르트 엘리아스, 『죽어가는 자의 고독』
마르케스, 『백 년의 고독』/ 에드워드 사이드, 『오리엔탈리즘』
알베르 까뮈, 『페스트』/ 에리히 프롬, 『사랑의 기술』
 

내 삶이 누군가로부터 조종당하고 있다고 생각해본 적이 있다. 어떤 때는 의지와 반대로 행동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기도 한다. 그런데 더 끔찍한 것은 내 뜻대로 한 일도 사실은 그게 아니었다는 상상이다. 그러나 이런 상상은 이미 신선하지 않다. 많은 대중들은 [매트릭스] 시리즈나 [트루먼 쇼, 1998] 같은 영화에서 이미 경험했기 때문이다.

 

사실 영화라는 매체가 이런 철학적 사유를 진지하기 다루기 훨씬 이전부터 '신'과 '운명'이라는 사슬은 이미 인류의 최대 고민거리 였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신탁'을 통해 주어진 운명을 벗어나지 못해 무수한 영웅들이 비극의 주인공이 되었다. 그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 온갖 노력을 안해본 것은 아니나, 한낱 인간의 저항은 뻔한 결말에 대해 흥미진진한 과정을 제공해줄 뿐이었다. 오이디푸스가 그랬고, 아킬레우스가 그랬다. 손오공이 아무리 재주를 부려봤자 결국 부처님 손바닥을 벗어나지 못했던 것처럼...

 

영화 포스터는 훨씬 노골적으로 이런 비극적 상황을 활용한다. 꼭두각시를 활용해서 말이다. '꼭두각시 스타일(wirepulling style)'은 심각할 때도 있지만 희화화된 느낌을 더 많이 주는 이유도 어쩔 수 없이 약자일 수 밖에 없는 꼭두각시(인간)에 대한 연민 때문이 아닐까?   

 

꼭두각시 스타일 포스터를 보자.

 

 

 

[대부, 1972]

 

  

[대부 2,1974]    [대부 3, 1990]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역시 [대부]시리즈다. 20세기 최고의 영화라는 [대부]시리즈를 작년 11월 경에 EBS를 통해 다시한번 본 적이 있었다. 돈 꼴레오네 가문이 미국에 정착하여 암흑가의 거대 조직이 되고 파멸하기 까지의 대서사시를 3주에 걸쳐 1주 간격으로 본 거다. 결혼식, 세례의식, 오페라 공연 같은 축제의 장면들과 경쟁자를 제거하는 잔인한 유혈 화면이 교차 편집된 장면들, 어두운 방에서 산하 조직들로부터 충성 맹세를 받는 장면들이 진한 자욱으로 남아있다. 엔리오 모리코네의 음악은 서정적이면서 격정적이다.

 

1972년에 공개된 [대부]의 포스터는 간결하지만 강렬하다. 이 시리즈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어 버린 'The Godfather' 글자 위의 마리오네트 줄 말고는 아무것도 없지만 이후 개봉된 후속 시리즈의 어떤 포스터 보다도 인상적이다. ‘완벽하다는 것은 모든 것이 들어 있다는 뜻이 아니라 더 이상 뺄 것이 없는 것’이라는 말과 딱 들어맞는 포스터다. 마리오네트의 실을 조정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리스 비극에 등장하는 신탁처럼 꼴레오네 가문에 드리워진 운명이 장난노는 것은 아닐까.

 

 

 

[막을 올려라, 1992]

 

 

 

피터 보그다비치 감독의 [막을 올려라]는 연극 배우들의 사랑과 예술을 주제로 한 영화다. 주인공 로이드(마이클 케인 분)는  '노이지즈 오프'란 연극의 순회 공연을 준비중인 브로드웨이의 저명한 연출가다. 이쯤에서 이런 포스터가 나온 이유가 이미 드러났다. 영화든 연극이든 그 밖에 다른 무엇이라도 하나의 작품이(목표가) 완성되려면(이루어지려면) 구성원 각자가 제 역할을 하는 것 이상으로 연출가(총괄 책임자)의 조율 능력이 중요하다. 여덟 개의 인형을 엉킴 없이 혼자 조정하는 저 '조정자(wirepuller)'처럼.

 

 

 

 

 [스턴트 맨, 1980]

 

 

 

이 포스터는 피터 오툴이 출연한 [스턴트 맨]의 스페인어 포스터다. 카메론(스티브 레일스백 분)은 베트남 전쟁에서 간신히 살아 돌아오지만 사랑하던 여인도 친구도 떠나고 설상가상으로 경찰에게 부상을 입힌다. 몸을 피하려 해변에 들어선 그는 그곳에서 영화 촬영중 익사 위기에 놓인 여배우를 구해준다. 그 일로 감독 일라이(피터 오툴 분)가 카메론을 스턴트맨으로 고용하게 되면서 사건이 펼쳐진다. [막을 올려라]에서는 연극 연출가, [스턴트 맨]에서는 영화감독이라는 설정이 비슷하다.

 

 


 

[토이, 1985]

 

 

 

"네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꼭 사줄게." 이런 약속 함부로 하면 안된다. 가끔 아이들은 어른이 상상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기발한 상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된다고 하면 '뻥쟁이'가 되고 해주자니 답이 없을 수 있다. [토이]는 그런 상상력에서 출발했다.

 

일반적으로 간단한 마리오네트 극에는 인형의 두 다리, 두 손, 두 어깨, 두 귀와 등의 총 9군데에 줄을 달아 공연한다고 한다. 줄을 더 달면 더욱 섬세하게 인형을 움직일 수 있겠다. 그런데 [토이]의 포스터를 보면 8개의 줄이 달렸는데 전부 손, 팔, 어깨 등 상반신에 집중되어 있다. 리처드 프라이어의 표정이 재밌다.

 

 

 

 

 [석양의 무법자, 1966]

 

 

 

세르지오 네오네 감독의 걸작 서부영화 [석양의 무법자]를 2008년에 미국 '알라모 드래프트하우스'에서 특별상영을 했을때  Jeff Kleinsmith가 제작한 포스터도 꼭두각시 스타일로 재구성했다. 영화 줄거리를 상기했을때 원 포스터보다 이 작품이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알라모 드래프트하우스'관련, 네이버의 파워 블로거 '주노'님의 글을 인용한다.

 

영화포스터에도 인디(Indie)가 있다...


영화포스터라 함은 영화제작사가 사진을 찍고, 디자인을 해서 극장에 배포하는것을 상식으로 알고있다. 그리고 극장이나 개인이 자체적으로 새롭게 사진과 디자인을 하는것은 저작권도 문제가 있지만, 비용문제도 만만치 않아서 그럴 엄두도 못내고 또 그럴 필요성도 못느낀다. 개봉관을 거쳐 동시상영을 하는 지방의 작은 극장이라도 전혀 새롭게 포스터를 제작하지는 않고 기존포스터 아래 극장이름만 인쇄한다. 그런데 미국 어느 한 지역극장에서 자체영화포스터를 제작해서 판매해 일대 파란을 일으키고 있는곳이 있다.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 위치한 Alamo Drafthouse Cinema...

http://www.drafthouse.com/

 

 

1997년 처음 문을 연 이 극장에서는 처음에는 재상영관으로 시작하였는데, 지금은 텍사스와 버지니아에 걸쳐 많은 프랜차이즈 극장을 거느린 극장체인으로 성장했다. 지금은 개봉영화도 상영하지만, 컬트영화나 팬들의 요청에 의해 오래된 명화도 상영하고 자주 자체 무료 야외영화제를 개최해서 넓은 팬층을 형성하고 있다. 그런데 그때마다, 유명 아트스트들에게 의뢰해 아주 독특한 포스터를 출시해 판매하고 있는데, 한정수량 300장 내외의 이 포스터들은 매번 판매시작과 동시에 한정수량이 모두 매진되는 기록을 세우고 있다.

이후 이베이 같은 경매사이트에서 처음 판매가에 10배를 주고도 구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특히 이 포스터들의 특징은 소량 제작을 위해 옵셋인쇄가 아니라, 실크스크린 인쇄를 하기때문에 더 희소가치가 있다. 그리고 시리얼넘버를 손글씨로 써넣고 작가의 싸인이 있는경우도 있어서 이 극장 포스터들만 모으는 콜렉터들도 세계적으로 널리 퍼져있다.

이제는 세계적인 아티스트인,

Andrio Abero - Philippine, Erick Tan - USA, Jeff Kleinsmith - USA, Lil Tuffy - USA

Martin Ansin - Uruguay, Olly Moss - UK, Tyler Stout - USA

 

도 이곳을 통해 스타덤에 올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포스터들의 크기는 대부분 24X36인치로 국2절보다는 조금 크고 대국전보다는 작다.

하지만 이 포스터들을 앞에서 보고 있노라면, 그 실크스크린 프린팅에서 오는 질감이 보는이의 눈을 가득 채운다.

 by Zuno... ^L^

 

 

 

마지막으로 볼 꼭두각시 스타일은 다큐멘터리 영환데 무슨 내용인지 모르겠다. 아카데미를 5회나 수상한 이탈리아의 영화감독 페데리코 펠리니의 이름이 전면에 나와 있는 걸로 봐서 그와 관한 전기 기록영화가 아닐까 싶다. [길], [벼랑], [달콤한 인생], [8과 1/2] 등 그의 대표작은 아직도 세계 곳곳에서 상영되고 있다. 꼭두각시 중 [인생은 아름다워]로 유명한 로베르토 베니니처럼 보이는 인형 하나가 가위로 줄을 끊고 있다. '나는 당신의 조종을 받고 싶지 않소'라고 외치는 것 같다. 펠리니 감독과 불화가 있었나?

 

 

 

[펠리니 : 타고난 거짓말쟁이, 2002]

 

 

 

 

우리는 신화 시대에 살고 있지 않다. '운명'이든 '독재자'든 체념하며 살 순 없다. 자유의지를 지닌 존재임을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 '예'를 할때나 '아니오'를 할때나 주체적으로 결정해야지, 운명 탓, 네 탓만 할 수 없잖은가. 단, 내가 '운전대'를 잡은 만큼 책임질 각오를 하는 건 당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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