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속 여행 쥘 베른 걸작선 (쥘 베른 컬렉션) 1
쥘 베른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림원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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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림원에서 기획한 '쥘 베른 컬렉션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이다. 번역가 김석희씨의 찰진 번역으로 읽는데 수월함이 느껴진다. 빨간색의 겉표지에 쥘 베른 작품의 초기 삽화를 그렸던 에두아르 리우(1833~1900, 그는 귀스타브 도레의 제자) 그림이 있는데, 이 시리즈의 책을 모아놓고 보면 책이 아담하고 예뻐 소장하고 싶은 욕구가 든다.

 

광물학의 권위자 오토 리덴브로크 교수는 3세기 전 고문서를 발견하는데, 오래전에 활동을 멈춘 아이슬란드의 화산 분화구에 지구 속으로 들어가는 길이 있음을 발견하고 지질학에 관심이 많은 조카 악셀, 길 안내인 한스와 함께 탐험을 하기로 결정한다. 우여곡절 끝에 사화산으로 들어가 이미 멸종해 버린 고대 동식물을 발견할 뿐만 아니라 아직까지는 과학으로 설명이 어려운 지구 내부의 바다를 횡단하는 등 갖은 모험을 한 후 다른 화산의 분출을 틈타 지상으로 돌아오는 모험을 한다.

 

7월 1일 이전에 스카르타리스의 그림자가 상냥하게 떨어지는 스네펠스 요쿨의 분화구 안으로 내려가라, 대담한 나그네요, 그러면 지구의 중심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내가 이미 이룬 일이다. - 아르네 사크누셈_본문 중에서

 

땅 아래에서 펼쳐지는 환상적이고 다양한 에피소드들은 책을 읽는 내내 상상력을 동원하게 하는데 여지껏 여러 영상 매체를 통해 훈련받은 대로 대충 시각적 효과를 그려본다. 특히 리덴브로크 해에서 출몰한 거대한 어룡이나 바다괴물은 지금의 최신 기술로 표현한다면 볼만할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비교적 최근에 브랜든 프레이져가 출연하고 3D로 제작된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 2008]의 원작도 바로 이 작품이다. 다행히도 이 영화 아직 안 봤는데 이제 복습 차원에서 봐도 무방할 듯.

 

루마니아의 종교학자 엘리아데로부터 '온갖 이미지와 원형의 무진장한 보고'라 평가 받은 바 있듯이 한 소년의 성장 드라마이자 인간의 불굴의 의지를 묘사한 모험 소설, 그리고 근대 SF문학의 선도적 역할을 한 것이 분명한 이 작품의 가장 큰 공헌은, 지하세계를 무시무시한 지옥으로 묘사한 신화 시대의 상상력(이것은 단테의 [신곡]에 까지 이어진다)을 과학적 관점에서 인간이 극복해야 할 도전의 영역으로 끌어 올렸다는 점일 것이다. 아직도 궁금한 것이 너무 많은 인류에게 한걸음의 진전을 위한 촉매제 역할을 한 것이다.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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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의 탄생 - 교도관 출신 작가와 경찰서장 출신 변호사가 파헤치는 죄의 기원과 해법
박상융.조정아 지음 / 행복에너지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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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 방송에서 자주 얼굴을 비추는 경찰서장 출신 변호사, 박상융 저자가 인터뷰 형식으로 들려주는 범죄 이야기. 인터뷰 형식이라 그런지 저자는 방송에서 말하는 스타일 그대로, 활자로 말한다. 두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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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5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박찬기 옮김 / 민음사 / 199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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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년 전, 20대 때 읽었다면 어땠을까? 단테에게 베아트리체가 있었다면 괴테에게는 샤로테가 있었다. 두 여인은 문학사 뿐만 아니라 인류 지성사에 상징적인 인물이다. 젊은 시인에게 영감과 삶의 방향을 설정하는데 영향을 주었고 덕분에 우리는 두 작가의 명저를 보고 삶을 사색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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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6펜스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27
서머싯 몸 지음, 안흥규 옮김 / 문예출판사 / 199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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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스트릭랜드는 지극히 평범한 주식 중개인이었다가 40이 훌쩍 넘은 나이에 뜬금없이 그림을 그리겠다고 파리로 건너간다. 아내 에이미를 비롯한 가족 친지들은 갑작스런 그의 가출을 두고 다른 여자와 정분이 난 것이라고 단정할 정도로 화가로의 그의 변심을 눈치채지 못했다.

 

파리에서의 찰스의 생활은 극빈의 삶 그 자체였는데, 그림을 배우고 그리는 이외 안락함이나 명성같은 것은 그의 관심사가 아니었다. 당대 화가들이나 대중에게 스트릭랜드의 그림은 전혀 주목받지 못했지만 딱 한 사람 그의 천재성을 간파한 화가이자 평론가 스트로브는 찰스의 괴팍한 성격에도 불구하고 곁에서 그를 돕는다. 스트로브는 작고 뚱뚱해서 스트릭랜드의 조롱거리가 되기 일쑤였어도 모든 걸 감수하고 바보스러울 정도로 스트릭랜드를 옹호한다.

 

한 번은 스트릭랜드를 오랜만에 찾은 스트로브가 거의 아사 직전까지 몰린 그를 본 후, 아내 블란치의 눈물어린 반대를 무릅쓰고 스트릭랜드를 자기의 집으로 옮겨 간병하기에 이른다. 스트릭랜드는 몸이 점차 회복되자 스트로브의 화실까지 점령하는데, 스트로브에게는 더 청천벽력인 것은 스트릭랜드를 그토록 혐오하던 그의 아내가 스트릭랜드에게 연정을 품게 되고, 스트릭랜드가 떠나자 자살에까지 이르게 되었다는 점이다.

 

종적을 감춘 스트릭랜드는 그 후 이곳저곳을 전전하다가 타히티 섬으로 들어가 원주민과 생활하게 된다. 17세의 원주민 소녀 아타와 살림을 차린 그는 죽을 때까지 그림만 그리다가 나병에 걸려 온몸이 뭉게진 채 죽어갔다. 심지어 죽기 1년 전부터는 시력마저 잃은 채...

 

화자는 철저하게 관찰자의 입장에서 스트릭랜드와 그의 주변 인물들을 서술한다. 더러는 직접 목격하고 경험한 것도 있고, 많은 부분은 이런 저런 사람의 전언을 모은 것이다. 온갖 미담으로 스트릭랜드를 신성화하지 않으면서, 작가적 상상력을 발휘하여 영웅적 행동을 조작하지 않으면서 상식적으로 불가사의한 인물인 스트릭랜드와 그의 삶을 묘사한다. 그러나 이런 건조한 서술 방식이 극의 사실성을 더하는 한편, 신비감을 주면서 읽는 재미를 선사한다.

 

광기 없는 예술은 존재할 수 없는 것인가. 예술을 위한 광기는 어떤 형태라도 용서될 수 있는 것인가. 결과가 좋다면(음악이건 회화건 무엇이건 간에 걸작을 창조한다면) 모든 평가는 뒤바뀔 수 있는 것인가.

 

나는 후회 없이 무엇에 미쳐 본 적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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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이 있는 동안 - 애거서 크리스티 재단 공식 완역본 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1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김남주 옮김 / 황금가지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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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의 유작 단편 소설집이다. 「꿈의 집」, 「크리스마스 모험」등 모두 9편의 단편이 실려 있는데, 벨기에인 탐정 에르퀼 푸아로가 나오는 것도 두 편이나 있다. 심리 소설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는데 특히 애거서 크리스티의 미스터리한 실종 직전에 쓰인 단편 「칼날」, 모호한 결말과 묘사가 독자들을 헷갈리게 만드는 「벽 속에서」가 인상에 남는다. 작품마다 끝머리에 집필 배경과 숨겨진 이야기 등을 알려 주는 해설이 붙어 있어 작품 이해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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