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 X 앙꼬 - 왕코 고양이 앙꼬가 쓰는 심심작업실 일기
수리 지음 / 하모니북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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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코'라고 하면 런닝맨 왕코형님이 떠올려졌겠지만 <<심심x앙꼬>>를 읽은 후부턴 고양이 앙꼬가 먼저 생각나버릴지도 모른다. 그만큼 매력적인 '앙코'는 가정집이 아닌 작업실에서 여러 사람들에게 매력을 뿜어대며 사는 고양이다. 저자의 남자친구가 빗속에서 울고 있던 아기 고양이를 구조했고 안쓰러운 마음에 저자는 작업실을 같이 쓰고 있는 멤버들에게 동의를 구한 뒤 데려왔다고 한다. 그렇게 함께 살게 된 앙꼬는 이제 없으면 안되는 핵심멤버가 되어 책, 엽서, 스티커 등의 제품에도 등장한다. 또 에어비앤비 손님들에게도 인기만점이라니.....제대로 묘생역전한 녀석인셈이고.

 

하얀 바탕에 검은 무늬가 그려진 옷을 입고 태어난 고양이 앙꼬. 코가 크다면서 '왕코'라고 지으려고 했다가 '앙꼬'가 된 녀석은 길고양이들에게 작업실 사료를 나눠주기도 하고 틈틈이 외출도 하면서 즐겁게 살아가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외출냥이를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앙꼬와 작업실 언니들은 나름의 룰을 정해놓고 잘 지켜내고 있는 듯 하다. 이러저러한 방법을 써 봐도 맘 먹은대로 외출했다가 돌아온다는 앙꼬. 언제까지고 표지에서 본 모습 그대로 "하이여~"하며 건강한 모습으로 나타나기를.

 

<<심심X앙꼬>>는 사이즈도 작고 두께도 얇은 책이다. 하지만 글로 써진 내용만큼이나 앙꼬의 사진들도 많아 읽는 재미와 보는 재미 둘 다 충족된다. 지루할 틈이 없다. 술술술 읽다보면 어느 새 마지막 장에 와 있는 신묘한 앙꼬의 작업실 일기. 무엇보다 길고양이였던 앙꼬가 사람들과 어울려 공존하며 살아가는 모습에서 훈훈함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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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빛나는 순간
파울로 코엘료 지음, 윤예지 그림, 박태옥 옮김 / 자음과모음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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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짧은 한 문장이 오히려 마음을 파고들 때가 있다.

짧고 간단한 문장, 복잡하지 않은 구조의 소설로 쉽게쉽게 읽히지만 그 여운을 매번 오래 남기는 작가 파울로 코엘료. 이번 책 역시 두껍지 않았다. 핑크색 표지에 초록눈 고양이가 그려져 있어 '혹시 고양이 이야기가 등장하려나?' 했지만 나만의 착각일 뿐이었다.

 

시리즈북으로 인상깊게 본 '카카오프렌즈 콜라보 서적'들 중 하상욱 시인의 책 같은 느낌이 났다.

 

평범하면서 모진 것보다는 좀 미친 듯해도 행복한 것이 낫습니다

p25

무엇이든 잃어버릴까 봐 전전긍긍하면 대개는 잃어버립니다

p46

설명하느라고 애쓰지 마세요. 사람들은 듣고 싶은 것만 듣습니다 남들이 당신을 어떻게 생각하든 신경 쓸 필요가 없습니다

p126

안 될 이유만 따지다 보면 될 일도 안 됩니다

p43

 

 

물론 모든 페이지가 한 줄 혹은 두 줄로 마무리 된 건 아니다. 한 페이지를 빼곡히 채운 글들도 있고 1,2,3,4,5.. 이렇게 번호가 붙여진 문장들도 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그 문장들조차 참 간결하다. 어려운 말로 헷갈리게 만들지도 않을 뿐더러 돌려 말하지 않기 때문에 이해하기도 쉽다.

 

좋은 말들이 있어 친구에게도 들려줬는데, 내게 인상적인 구절 모두가 친구에게 도움이 되는 건 아니었다. 같은 페이지를 읽어도 현재의 상황에 따라, 취향에 따라 그 느낌은 다르게 남는 모양이다. 소설이 아닌 에세이로 만난 파울로 코엘료의 신작은 후루룩 쉽게 읽히면서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시간이 날 때마다 틈틈이 읽기에도 적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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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어하우스 플라주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90
혼다 데쓰야 지음, 권남희 옮김 / 비채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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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구해줘 홈즈>라는 프로그램에서도 직간접적으로 언급이 된 적이 있는 '셰어하우스'. 모르는 사람끼리 공동생활 공간을 두고 살면 좀 불편할 것 같지만 또 다르게 생각하면 타지에서 가격적인면에서 좀 더 부담없이 쾌적한 생활공간을 제공받으면서 외롭지 않게 지낼 수 있다는 점은 셰어하우스의 장점처럼 보인다. 하지만 작가 혼다 데쓰야는 셰어하우스를 좀 다른 공간으로 그려냈다.

 

별볼일 없는 실적탓에 직장상사에게 찍힌 여행사 영업사원 '다카오'. 설상가상으로 짝사랑하던 여직원은 사내불륜녀다. 욱하는 마음으로 회사도 관두고 술 마시러 나간 자리에서 누군지도 모를 사람으로부터 각성제를 투약받고 잡혀간 복없는 사내다. 집행유예기간 중 갑작스런 화재로 갈 곳이 없어진 그는 쉐어하우스를 소개받았는데, 그곳엔 이미 남자 셋 여자 셋이 거주중이다.

 

 

사람은 원래 잔혹한 생물이다

p69

 

 

뒤늦게 알게 되었지만 셰어하우스에 살고 있는 모두의 공통점은 "집행유예기간". 전과자 6인의 이야기와 교차되어 등장하는 기자가 주목한 사건은 칠 년 전 죽마고우를 사망케 만든 판결이다. 중학동창을 시비 끝에 죽게 만든 남자에게 알리바이를 대 준 여자가 증언을 번복한 사건. 셰어하우스에 입주한 남자 주변을 맴돌면서 취재하다 위장잠입까지 감행한다.

 

이렇게 각성제 복용으로 집행유예를 받은 다카오 외에도 과실치사, 재심 예정인 남자, 교통사고 관련 전과자, 학교폭력에 휘말렸던 전력, 전 애인의 범죄와 얽힌 여자 등 입주민 모두를 전과자로 받은 집주인의 사연은 과연 무엇일까. 그들과 함께 살면서 그녀가 얻고자 한 바는 무얼까. 각각의 사연보다 그녀의 사연이 더 궁금해질 수 밖에 없다.

 

그렇게 하고 있는 것은 인간이고 당하는 것도 인간이다

p176

기타리스트였던 아버지는 가족의 생계를 위해 '스튜디오 뮤지션'의 삶을 택했다. 하지만 과거 몸담았던 밴드가 해체 된 이유를 알게 되면서 대형 기획사 직원과 언쟁 끝에 주먹다짐이 시작되었고 결국 상대방이 죽어버렸다. 살인이 아닌 상해치사로 결론내려졌지만 아버지는 업계에서 퇴출당했다. 그리고 투신자살했다. 엄마마저 세상을 떠나고 이십대 초반의 어린 나이에 꽤 두둑한 보험금을 수령한 준코는 "전과자를 적극적으로 받아주는 셰어하우스"를 만들었다. 살인, 상해, 사기, 폭행, 횡령...다양한 사연으로 입주했던 사람들이 안정된 일자리를 찾아 떠나는 모습을 보면서 그녀의 상처는 아물어갔을까.

 

전작인 <스트로베리나이트> 시리즈를 읽은 후라 뒷 페이지로 넘어갈수록 잔혹한 장면들이 등장하지 않을까 예상했지만 <플라주>는 전혀 다른 결말로 놀라게 만든다. 중반쯤부터는 누가 어떤 사건의 주인공인지 연결되어졌고 잠입한 기자가 '아키라 노구치'(실명 하야미 요이치)라는 것까지 눈치챌 수 있었지만 그가 허망하게 죽어버릴 줄은 몰랐다. 그리고 그가 남긴 고백서의 내용은 말 그래도 예상밖의 반전이었다. 사람은 누구나 좋은 면과 나쁜 면이 있다는 책 표지에 적힌 그 말은 기자인 하야미 요이치에게 가장 합당한 말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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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 키스 링컨 라임 시리즈 12
제프리 디버 지음, 유소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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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밀하고 계획적으로 범죄를 계획하는 범죄자가 있는가 하면,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후 수습하지 못하고 폭주하는 범죄자도 있다. 이제껏 제프리 디버의 '링컨 라임 시리즈' 속 범죄자들은 전자쪽의 성향이 강했는데, 그들이 아무리 뛰어나도 링컨 & 아멜리아 콤비는 빠짐없이 잡아냈다. <<스틸키스>> 역시 그 뻔한 결말을 알면서도 과정이 주는 즐거움에 취해 두꺼운 책 두께에도 불구하고 읽는데 하루를 투자했다.

 

1997년 발표된 <본 콜렉터>를 통해 세상에 나타난 링컨 라임은 신체가 자유롭지 못한 상태의 캐릭터다. 책에 앞서 '안젤리나 졸리와 덴젤 워싱턴' 주연의 영화로 먼저 접했던 탓에 시리즈의 다음 권들을 읽을 때도 그들의 이미지는 그대로 이어진다. 이미 그들 외 다른 캐스팅은 상상할 수 없으므로.

 

범인을 쫓던 중 에스컬레이터 안으로 떨어진 남자와 마주하게 된 아멜리아. 추적을 포기한 채 시민을 구하기 위해 총을 뽑았지만 결국 살릴 수 없었다. 놀라운 건 우발적인 범행이 아니었다는 점. 큰 키에 눈에 띌만큼 말라깽이인 범인은 아멜리아의 행동을 다 보고 있었다. 그의 치밀한 계획 속에 사건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아멜리아는 현장에서, 링컨은 단서 속에서 살인범을 찾는다. 다른점이라곤 링컨은 더이상 경찰과 공조해서 일하지 않게 되었다는 것. 하지만 사건을 의뢰 받은 링컨 역시 '그 놈'이 누구인지 밝혀내게 되는데.... 이 와중에 링컨 곁엔 자신처럼 사지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지만 똑똑한 인턴이 나타나고 아멜리아에겐 출소한 옛 애인이 찾아온다. 절대적 운명 같았던 연인에게서도 '이별'의 냄새가 맡아져 더 긴장하며 읽게 되는 제프리 디버의 신작 <<스틸키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번 책 역시 재미있다. 링컨 & 아멜리아 콤비의 이야기는 한결같이 흥미롭고 재미있다. 서버를 해킹해서 사람들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방법은 기계가 주는 편리함에 물든 우리삶 전반을 되돌아보게 만들기도 하고. 나쁜 마음을 먹은 누군가에 의해 일상이 오픈되고 삶이 멈추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 작가 제프리 디버가 소설을 통해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이유 역시 같은 맘이 아닐까. 점점 발전해가는 사회가 오히려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는 건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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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읽는 시간
보경 지음, 권윤주 그림 / 불광출판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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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과 고양이의 두 번째 이야기북은 "누구나 가질 수 있지만 아무나 가질 수 없느 ㄴ것들에 대한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여져 있다. 반려동물은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함께 할 수 있으나 이들과 함께 나눈 따뜻한 추억들은 아무나 가질 수 없는 것들이기에 부제가 마음에 확 와닿는다. 끝까지 책임지는 사람들에게만 남겨지는 소중한 하루하루니까.

 

아쉽게도 이번권에서는 고양이 사진을 한 장도 볼 수 없었다. 하지만 매주 빠짐없이 보고 있는 '은동은동+옹동스'(웹툰)를 그리는 권윤주 작가의 그림이 삽화로 실려 있어 아쉬움을 덜어낼 수 있었다. 송광사 탑전을 맴돌다가 스님을 집사로 간택한 노랑둥이 고양이 '냥이'로 인해 길고양이들을 둘러보게 된 보경 스님 앞엔 남매 고양이 외에도 이름 모를 엄마 고양이, 새끼 고양이들, 온천 옆 편의점 길고양이, 이쁜이까지 많은 고양이들이 나타났다.

 

사람이든 고양이들 관심이 있어야 보인다. 다른 스님들에겐 있는듯 없는듯 함께 공생하는 생명들이겠지만 보경 스님의 눈엔 가족이고 이웃이 된 고양이들. 종교에 귀의한 모든 이의 마음에 측은지심이 있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알기에 스님의 보살핌은 너무나 감사한 일처럼 느껴진다. 특히 고양이를 반려하게 된 입장에선 더욱더.

 

배고픈 고양이였던 냥이는 제발로 찾아온 케이스라 돌보는 것이 쉬울 수 있다. 하지만 눈 아픈 아기 고양이를 위해 직접 시청 담당 직원에게 연락하고 안약을 병원에서 처방받아와서 살피는 등의 수고는 쉬운 선택이 아니었을 것이다. 또한 온천 근처에서 마주친 피투성이의 고양이가 맘에 쓰여 사료와 간식을 챙기고 근처 마트 주차장에 상자집을 마련해주며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일 또한 스님의 입장에서는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을 것이다. 승복은 일반 사람들의 옷과 달라 눈에 띄기 더 쉽기 때문에 자칫 싫어하는 사람들과 언쟁 붙게 되거나 홀대를 경험하게 될 지 모르는 일이니까. 어느덧 열아홉 마리가 넘는 고양이들을 돌보게 되면서 고양이용품점 주인에게 "동네 고양이를 다 먹여 살리는 스님"이라는 얘기까지 듣게 될 정도라니. 스님의 고양이 사랑은 이제 절을 너머 동네까지 소문난 정도인가보다.

 

책은 고양이 일상이 곁들여진 인문학처럼 많은 읽을 거리가 적혀 있다. 누군가의 생각을 읽는다는 것, 그로인해 잠시 평온한 마음 상태를 얻어나가는 일은 보통의 에세이 속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일이기에 스님의 3번째 책을 기다리고 있다.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읽을 수록 마음이 채워지는 경험을 하고 있다. "참 좋은 인연입니다"로 시작해서 "운도 행복도 한 생각 차이에서 일어남" 을 되집으며 마무리 되는 내용이라 읽으면 읽을수록 생각이 정리되고 마음이 맑아진다. 꼭 스님의 글이어서가 아니라 고양이를 돌보는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나눌 줄 알고 안타까워할 줄 아는 마음에서부터 비롯된 생각이라 전파력이 큰 듯 하다.

 

그리고 그토록 궁금했던 냥이의 모습을 올려진 영상으로 찾아봤다. 색 고운 노란 카레를 입가에 묻힌 꼬리가 짧은 통통한 고양이 한 마리와 스님이 돌담에 걸텨 앉아 풍경을 바라보고 있는 영상이었다. 어떻게 만났는지, 지금까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등등 책에서 본 내용들을 영상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뭔가 생동감은 있지만 더 보고 싶은 마음을 채울 만큼의 길이는 아니었다. 그래서 계속 되고 있을 스님과 고양이의 삶이 궁금해졌다. 3권, 나오겠지?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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