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당나라 퇴마사 3 - 천하를 건 싸움 당나라 퇴마사 3
왕칭촨 지음, 전정은 옮김 / 마시멜로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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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라 퇴마사] 3권의 이야기는 퇴마사 육충이 어딘가에 감금되고 주인공 원승과 썸을 타던 안락공주가 검은 고양이 요괴에게 홀리면서부터 시작된다. "너는 황태녀가 될 수 있어"라고 달콤한 말을 속삭이며 안락공주를 홀린 검은 고양이는 원승의 손에 죽임을 당했지만 고양이는 한마리가 아니었다. 공주의 모후인 위황후에게도 나타나 시어머니 무측천처럼 되고자 했던 그녀의 욕망에 불을 지폈다. 또 궁밖에서는 '흥당회'가 착전, 즉 고리대금업으로 백성들을 꿰고 있었는데, 이렇게 궁 안밖이 혼란스러운 시점에서 당나라 퇴마사들은 국운을 안정시키기 위해 어떤 일들을 해야했을까.


역사적 사건을 기반으로 했고 역사적 인물들이 등장하는 소설이라 어떤 이들의 결말은 이미 정해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말에 대한 궁금증은 여전히 남아 끝을 향해 열심히 책장을 넘기게 만든 소설, 당나라 퇴마사. 사실 몇 차례 앞부분을 되새김질 해야했던 1권과 달리 2권과 3권에서는 제법 가속도가 붙어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어버렸다.


안락공주와 사이가 좋지 못한 고모 태평공주는 야망을 구체적으로 드러내며 최종목표를 향해 온갖 계략을 펼쳐왔으며 그 곁에서 천사책의 마지막 주모자로 숨어 지내던 혜범 역시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놀라운 반전은 천서가 선택한 사람이 우너승이며 모든 것이 이미 정해진 운명이라는 대목이었다. 정말 운명은 정해진 것이며 인간은 그 위에 놓여진 장기말같은 존재일 뿐인 것일까.


능연각 대화재 후, 태평공주 일당은 체포되었지만 늙은 호승 혜범은 사라졌다. 뭔가 다음 권의 에피소드를 접어둔 것만 같아 살짝 기대가 된다. 책을 읽기 전까지 당나라는 그저 중국 드라마 속에서만 존재하던 암투가 만연한 나라였다. [유양잡조],[유괴록]을 읽어본 일이 없어 당나라를 두고 판타지적 상상력을 펼쳐본 일이 없었다. 하지만 작가는 당을 두고 신비하고 ㄷ웅대하고 변화 많고 열려 있는 시대라고 한다. 당나라와 퇴마사. 오묘한 조합인데, 제법 잘 어울린다. 3권까지 읽고보니.

■ p286 큰 어지러움 다음에야 큰 다스림이 생겨나는 법

■ p638 모든 것이 이미 천서에 운명 지어져 있으니 돌이킬 수 없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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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라 퇴마사 2 - 구중궁궐의 대재앙
왕칭촨 지음, 전정은 옮김 / 마시멜로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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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라의 운명이 한 사람에게 달려 있다? 흥미로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황제나 왕자들 중 하나 혹은 궁중암투에서 끝까지 살아남을 여인도 아닌 나라의 운명을 한 손에 거머쥔 자가 있다. 아주 위험한 일처럼 여겨지지만 이는 또 소설을 읽는 입장에서는 짜릿하면서도 기대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게다가 역사적 인물들을 등장시켜 상상력이 가미된 사건들을 덧붙여 '실제로 일어났을 법한 이야기'를 만들어낸 소설들과 달리 [당나라 퇴마사]는 아예 실제의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쓴 정치시대극이자 무협추리극이기 때문에 리얼감이 더해졌다. 물론 무측천, 무승사, 무연수, 예종 이단, 임치군왕, 위황후, 태평공주, 안락공주 등 현존했던 인물 반이 등장하고 원승, 청영, 대기, 오육랑, 육충 등의 비 역사적 인물들이 활약하며 사건을 일으키거나 해결하는 등 스토리의 재미를 증폭시킨다.


방대한 양과 많은 등장인물들로 인해 살짝 방황했던 1권보다 훨씬 몰입해서 읽기 좋았던 2권의 주요 사건은 궁궐 안에서 벌어진다. 외진 곳에 자리한 능연각 안에 모셔진 초상화를 살펴보다 원승이 찾아낸 건 '오악진형도'였다. 동서남북 방위를 의미하는 청룡, 백호, 주작, 현무의 힘을 상징하는 부적이 나타나며 태극궁에서는 흉흉한 일들이 벌어진다. 이씨파와 위씨파가 반목하고 있는 시점에서 궁 안을 감도는 불길한 기운은 어느 쪽에 유리한 것일까. 역사적 지식이 얕고 무협소설을 선호하지 않는다고 해도 [당나라 퇴마사_구중궁궐의 대재앙]은 재미나게 읽힐 요소가 다분했다. 글로 읽어도 이만큼이나 재미있는데 영상으로 즐거움이 더해진다면 더할나위 없이 멋지지 않을까!!

영화화 되기를 기대하고 있는 이유다.


■ p169 전설 속의 악마가 부활할 것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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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속마음, 심리학자들의 명언 700 - 한권으로 인간 심리세계를 통찰하는 심리학 여행서
김태현 지음 / 리텍콘텐츠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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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변했다. 아니, 늘 그렇듯 빠르게 변해간다. 예전엔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알게 된다면 더 좋은 관계를 형성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면 이젠 도리어 타인의 마음 따윈 알고 싶지 않고 앞담화보단 뒷담화를 해 달라고 부탁하는 쪽으로 변해간달까. 인사이더로 많은 사람들 속에 있는 것보다는 홀로 편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아웃사이더가 편한 사람들에게 [타인의 속마음, 심리학자들의 명언 700]은 어떻게 읽힐까?

 

사실 타인의 속마음을 가늠하게 해준다거나 타입별로 대처하는 방법이 적힌 책이라면 읽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사회 초년생이었던 20대에 참 많이 구해 읽었지만 결국 그 방법들은 찾질 못했으며 볼로초를 구하는 것 만큼이나 가능성이 희박함을 알게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문학자 지식큐레이터인 저자가 쓴 이 책은 참신하게도 명언을 통해 들여다보고 생각해보게끔 만든다는 점에서 생각의 폭이 넓어질 것 같아 읽기 시작했다. 시중에 나와 있는 한 페이지가 대부분은 비워져 있고 그 중심쯤에 한 문장 정도씩만 적혀 있는 예쁘게 편집된 책들과 달리 읽을 거리가 가득차 있어서 즐거움이 톡톡했고, 마음을 흔드는 문장이 등장하면 잠시 쉬어가며 생각에 잠길 수 있어 유익했다. 보라색 표지의 책은.

 

 

목차를 통해 던져지는 문장들도 결코 가볍지 않았다.

 

■ 인간의 본성은 악할까 선할까

■ 그들은 왜 사이비에 빠졌을까

■ 우리가 민주주의를 배워야하는 이유

■ 누구나 우울증에 걸릴 수 있다

■ 감정의 문제가 곧 인생의 문제다

 

몇몇 제목들은 쉽게 답하기 힘들었고, 한글과 영문 순으로 쓰여진 명언을 곱씹으면서도 답을 내기 힘들기도 했다.

 

 

결국 한 페이지씩 필사 해 보기도 했고 눈에 쏙쏙 들어오는 단어들만 메모해 보기도 했다. 단순하게 지식의 일부분으로 습득하기 보다는 내 생각이 보태져 기억에 남길 바랬기 때문이다. 그런 욕심이 들게 만든 책인 동시에 읽기 전, 목차를 살펴보다 너무 궁금해져서 순서와 상관없이 살짝 먼저 읽어본 페이지도 있다. 꼭 순서대로 읽을 필요는 없는 책이라는 거다.

 

 

■ 가까이 있는 범죄자를 알아보는 방법

■ 거짓망쟁이들의 비밀신호

■ 우리가 기억을 왜곡하는 이유

 

등에 추려진 명언들은 무엇이고 각각 누가 내뱉은 말이지 참 궁금했다. 나만 그런가?

흔하게 봐온 심리&철학서나 명언북들은 "인물"을 앞선 배치해둔다. 누구의 명언인지, 어떤 이의 생각인지 말한 다음 그 내용이 뒤따르는데, 이 책은 목차를 읽으면서 '사람'보다는 '내용'과 '분류'가 먼저 보였다. 그래서 더 집중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심리학자들의 명언을 알았다고 해도 타인의 마음을 알긴 쉽지 않다. 독심술을 펼치지 않는 이상, 조석으로 변하는 내 마음도 이해가 되지 않을 때가 많은데 하물며 타인의 마음이야....오죽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인을 이해하는 노력을 포기하지 말아야하는 이유는 '함께 사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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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 많은 귀여운 환자들을 돌보고 있습니다 - 수의사가 되고 싶은 수의사의 동물병원 이야기 김야옹 수의사의 동물병원 이야기 1
김야옹 지음 / 뜻밖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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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나이에 수의사가 된 저자는 고양이 한 마리, 강아지 한 마리도 쉽게 지나치지 못하는 성격인 듯 했다. 수의대 재학시절에도 유기견이나 실험견들에게 입양처를 찾아주는 가하면 동물병원을 개원한 이후에도 버려지는 동물들, 수술비가 모자라 포기해야하는 아이들을 모른 척 하지 못했다. 본인은 정작 아내로부터 수차례 '이혼하자'는 얘기를 들으면서도 말뿐인 이혼통보가 쌓여가도 살릴 녀석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책 속에 담겨 있다.

 

 

반려동물과 함께 하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 수의사도 사람병원 의사들과 다르지 않았다. 사명감이 깃든 의사가 있는 가 하면 그저 직업일 뿐인 사람도 있었고, 전문용어만 내뱉으며 소통이 불가능한 의사도 있는 것처럼 수의사도 그랬다. 시원하게 설명해주고, 할 수 있는 부분과 더 큰 병원에 가야할 경우를 나누어 설명해주는 수의사를 살면서 나는 딱 두 사람 만나봤다. 그리고 부끄럼이 많아 설명은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해서 치료한 수의사 한 사람과 과잉진료 없이 치료비도 할인해준 수의사 셋. 이렇게 맘에 드는 수의사가 있는 병원은 열 손가락으로 헤아릴 수 있을 정도였다. 10년 집사 생활을 거치면서. 그렇게 많은 동물병원을 전전했지만.

 

 

최신 장비가 있는가, 24시간 진료가 가능해서 응급시에 언제든지 뛰어갈 수 있는 곳인가, 과잉진료를 하지는 않는가, 오진을 하진 않았나, 최선을 다해주고 있는가 .... 도 중요하다. 그러나 가족으로 함께 사는 녀석들을 맡기는 일인만큼 무엇보다 진심인지 아닌지가 우선이 된다.

 

 

똥을 누지 못해 죽을 위기에 처한 고양이나 뼈가 드러난 채 상자 속에 담겨 있던 밤톨이, 뒷다리 두 개를 다 절단해서 몸통만 남은 고양이도 말만 할 수 있었다면 "살려달라"고 외치지 않았을까.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과 동물 간에도 눈빛으로 전해지는 간절함이 있다. 이를 외면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주는 수의사의 경험담이 적힌 이야기라 읽으면서 웃다, 울다 했다. 고양이랑 살면서 눈물이 더 많아진 건 아닐텐데, 동물서적만 보면 꼭 울게 된다. 마음이 전해져서일까.

 

 

올해도 '어느 병원 다니세요?' 쪽지문의를 받았는데,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병원이지만 다시 서울행을 하게 된다면 방문해보고 싶을 만큼 궁금해지는 곳이다. 아쉽게도 지역이 서울이라는 것 외엔 동물병원명은 알 수 없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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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리틀 포레스트
박영규 지음, 윤의진 그림 / 야옹서가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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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전혀 모르고 50평생을 살아온 '고알못' 인문학자를 고양이를 사랑하는 집사로 만든 녀석의 이름은 '야옹이'. 딸이 바쁠때마다 대신 길고양이 밥을 챙겨주었으나 집에 들이는 건 절대 안된다고 반대했던 그는 결국 반려묘와 함께 살고 있다. 이렇듯 전혀 예상하지 못한 사람들의 변화를 발견하게 되면 그 따뜻함이 가슴 한 켠으로 전해져 온다.

 

마흔만 넘어도 그간 살아온 삶의 방식을 바꾸기 어렵다는데, 작은 고양이가 오십이 넘은 아저씨의 생각을 어떻게 바꾼것일까. 얼마나 사랑스러운 녀석일까. 궁금했지만 마지막까지 녀석의 얼굴을 사진으로 확인할 수는 없다. 대신 따뜻한 색감으로 그려진 그림으로 만족해야했다.

 

처음엔 야옹이 엄마를 데려오려했지만 묘연은 역시 알 수 없다. 임신과 출산을 반복하는 야옹이 엄마 대신 그 딸인 야옹이가 집고양이로 살아가게 된 것. 하지만 이 역시 가족들의 반대는 어마어마했다. 특히 아내의 반대가 심했던 이유는 알러지가 심한 작은 딸 걱정 때문이었는데, 시기 역시 좋지 못했다. 고3을 앞두고 있던 작은 딸의 컨디션을 위해 반대하는 엄마에 맞서 월급으로 협상을 시도한 끝에 야옹이는 베란다를 차지할 수 있었다고 한다. 물론 곧 방으로 입성했지만.

 

큰 딸, 작은 딸, 반대가 심했던 아내까지 살갑게 대하는 야옹이가 유독 저자에게만은 데면데면하게 굴어 섭섭했다고 고백하는데, 천천히 친해지는 과정을 겪으면서 관찰했던 시간이 있어 고양이라는 존재에 대해 더 잘 알게 되었으니 전화위복이 아닌가 싶다. 고양이와 함께 사는 사람들은 안다. 이 책 속 에피소드들이 남 일이 아님을. 옷에 실수를 하고, 먹을 것을 보면 달라고 야옹거리고, 화초들을 물어 뜯는 등의 사고를 치기도 하지만 이 모든 행동을 덮어 버릴만큼 사랑스러운 존재라는 걸. 같은 공간에 함께 머무는 것만으로도 위로받게 된다는 사실을.

 

<<나의 리틀 포레스트>>는 아저씨가 쓴 책이다. 캣맘도 아니고 처음부터 고양이를 좋아했던 사람이 아닌 중년의 아저씨가 고양이를 가족으로 맞이하여 그 소중함을 알아가는 이야기이기에 더 의미가 깊다. 훌쩍 커버린 딸들과 아빠 사이에 고양이라는 존재가 끼어들어 유대관계를 쫀쫀히 만들고 소통의 매개체가 되어주며 화목을 도모하는 모습은 훈훈하기까지 하다. 게다가 해피엔딩의 즐거움은 끝나지 않았다. 야옹이 엄마 역시 아파트 주민에게 입양되어 따뜻한 환경에서 지낸다는 소식에 나도 모르게 만세를 불러댔다. 우리 동네 길냥이들 소식이 아닌데도 이렇게 기쁘다니....... 사촌이 땅만 사도 배가 아프다는 인간의 속성을(속담으로 본) 긍정화 시킬 수 있는 명약은 역시 고양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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