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빛낸 100명의 위인들 - 초등학생을 위한 ㅣ 초등학생을 위한 100명의 위인들
장현주 지음, 강준구 그림 / 소담주니어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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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이라는 노래가 있다. 꼬맹이들이 이 노래를 작고 예쁜 입으로 종알종알 불러댈때 그리 이쁠 수가 없었다. 한편으로는 저 많은 위인들을 어떻게 다 외우고 있지? 놀라움을 금치 못하면서. 암기의 힘이 아니라 아마 노래의 힘이기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자, 그럼 눈을 돌려 세계를 빛낸 위인들을 딱 100명만 뽑아보자! 고 누가 내게 제안을 해 온다면 그때부터 내 머릿 속은 말 그대로 "멘붕!!" 상태가 아닐까. 싶어지는데. 글로벌한 위인이 어디 100명 뿐이던가. 그래서 기준이 중요해진다. 골고루 뽑되 명확한 기준을 두고 뽑아야 시대나 분야, 나라에 국한되지 않을테니까.

 

그래서 소담주니어에서 출판된 <세계를 빛낸 100명의 위인들>은 "1만 시간의 법칙을 보여주는"이라는 부제가 붙여져 있었다. 한 분야를 꾸준히 걸어온 사람 혹은 천재형이 아닌 노력형인 위인을 기준으로 삼겠다는 말일 것이다. 책을 읽는 아이들이 보통의 아이들이라는 것을 감안할 때 이는 아주 큰 교훈이 된다. 누구나 노력하면 이룰 수 있다! 하지만 그 방향이 중요하다 고 이야기 해 주기 좋은 책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책은 다섯 가지 큰 주제 안에 작은 주제를 두어 공통점을 지닌 위인들을 함께 묶었다.

새로운 생각이 위대한 결과를 낳다 라는 큰 주제 안에 그래도 지구는 돈다 는 작은 주제를 두고 코페르니쿠스와 갈릴레오를 함께 묶은 것처럼. 그런 방식이기 때문에 안데르센은 알지만 라퐁텐의 이름은 생소한 아이들도 묶인 것만 보고도 라퐁텐이 동화를 썼겠구나 하고 유추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수능식으로. (안데르센은 인어공주/성냥팔이등을 쓴 덴마크의 동화작가이고 라퐁텐은 토끼와 거북이/개미와 베짱이/여우와 황새 등을 쓴 프랑스의 우화작가)

 

또 함께 읽는 엄마나 선생님에게도 깨알상식을 전하는 책이기도 했다. lonely, sweet sorrow, fair play 등의 단어를 극작가 셰익스피어가 새롭게 만들어낸 영어임을 몰랐기 때문에 읽는 중간중간 어른들에게도 재미난 상식을 더해주는 책이 바로 <세계를 빛낸 100명의 위인들>인 것이다.

 

사실 책은 편하게 읽는 동화처럼 편집 되었다기 보다는 흡사 전과(?)처럼 디자인 되어져 페이지당 단어도 빽빽하고 에피소드의 양도 가득했다. 어른들에게야 익숙한 양이지만 금새 질리곤 하는 아이들에게 쥐어 주었을 때 한꺼번에 읽기란 무리라는 판단이 선다. 그래서 아이와 한 페이지나 두 페이지씩 함께 읽거나 매일 읽는 그 양을 정해 두어 질리지 않도록 만드는 것 또한 어른들이 해 주어야할 역할일 것이다. 바른 독서습관보다 즐거운 독서습관을 들여주는 것. 이런 책으로 마시멜로를 기다리듯 활용해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다만 각 페이지 양쪽 여백에 각주처럼 붙여진 한자들은 저학년이라면 그냥 지나쳐도 좋겠고 고학년이라면 활용해도 좋을 정도로 어렵지만 신문 사설에 나올 법한 양질의 한자들이 풀이되어져 있다.

 

아이들이 읽는 책 속 위인들쯤이야 다 아는 사람들일거야!! 라고 큰소리쳤던 어른들이라면 꼭 이 책 함께 읽기를 권해본다. 정말 생소한 위인들의 이름을 분명 발견하게 될 것이므로. 과거의 위인들뿐만 아니라 근대사나 제법 가까운 과거에 살다간 위인들까지 참 골고루 포함된 책이기 때문이다. 위트있게 그려진 삽화 보는 재미도 쏠쏠하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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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바키야마 과장의 7일간
아사다 지로 지음, 이선희 옮김 / 창해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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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본 적이 있다. 늙어서 맞이하는 죽음이 아니라 병이든 사고든 간에 삶의 중간 단계에서 죽게 되면 다시 되돌아오고 싶어질까? 라는 의문에 대한 생각을.....10대와 20대 때는 '꼭! 반드시"라고 생각했던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이 지금은 '글쎄요...'로 변해있다. 그래야 할 필요가 있을까. 가 조금 더 정직한 대답이겠지.

 

 

P383  시간이란 건 있다고 생각하면 있고, 없다고 생각하면 없는 거야

 

 

일명 '돌아저씨'로 불리는 새로운 드라마인 '돌아와요 아저씨'의 원작 소설인 <쓰바키야마 과장의 7일간>은 현세와 내세의 중간 단계인 중유의 세계에서 역송을 택한 사람들이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시 세상에 내려와 자신의 삶을 재정리하고 돌아가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주인공인 쓰바키야마 과장은 백화점에서 열심히 일한 사람이었으나 과로사하고만 인물로 스스로는 '지옥행'을 받을만큼 나쁘게 살지 않았다고 주장하다가 몇몇 진실을 알게 되고 마는 인물이었다. 왜 살면서 눈치채지 못했었나. 자신을 18년간이나 사랑해왔던 그 곁의 좋은 여인의 진심을.....아들에게 짐이 될까봐 일부러 치매에 걸렸다 거짓말을 하고 시설행을 택한 아버지의 깊은 사랑을,,,,,결혼하고도 끊지 못해 지속해 오고 있던 아내와 그녀의 정부를......!!!고졸 출신이라는 핸디캡을 딛고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동동 발을 구르며 무리해왔던 쓰바키야마가 나였다면 나는 정말 너무 억울하고 분통터져서 두 번 죽어 버렸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삼일간의 일탈을 허락받은 이는 쓰바키야마만이 아니었다. 드라마에서는 지켜주고자 했던 여인에게 철저히 이용당하고 의문의 죽음에 이르게 된 조폭두목 김수로만이 등장했지만 원작 소설에서는 의문의 죽음을 맞은 조폭 다케다와 친부모를 만나고자 하는 7살의 렌짱(유짱) 이렇게 셋이 역송된다. 이 중 쓰바키야마는 천국행으로 나머지 두 사람은 지옥행을 받는데, 드라마에서도 역송담당 마야(라미란 역)가 강조한 것처럼 제한 시간 엄수, 복수 금지, 정체의 비밀 유지 조건을 어기면 아주 무서운 일을 당하게 된다고 하는데 결국은 '지옥행'이 아주~ 무서운 일이었나보다. 소설에서는 소년대신 과장의 아버지가 지옥행을 택하면서 종결지어지는데 이 부분만큼은 이상하게 여겨졌다. 아버지가 그리 정했다면 쓰바키야마가 아버지를 대신하겠다고 자청할 수는 없었던 것일까.

 

 

 

<철도원>의 작가 아사다 지로는 아주 평범한 사람들의 아주 특별한 7일에 관한 이야기를 소설로 적어내려갔다. 다만 살았을 적에는 모르는 것이 좋았겠지만 죽고 나니 그 모든 것이 이해되고 용서가 되더라는 후미의 덧붙임 글은 공감하기가 힘들었다. 죽었다고 모두 이해하고 용서해야만 하는 것은 아닐테니까. 억울해서 죽을 수 없었다지만 정작 진실을 다 알게 되어도 슬프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들 모두에겐.

 

언젠가 김제동의 톡투유에서 그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우리는 평범한 일상을 살면서 그 소중함을 잘 모르고 살아가는 듯 하다' 고. 죽음의 선에 가까워지면 그 소중함이 더 절실해질까. <쓰바키야마 과장의 7일간>을 읽는 내내 김제동의 목소리가 귓가를 맴돌았다. 그 소중함을 잘 모르고....라던 그 어투가. 그래, 모두에게 주어진 하루하루의 소중함을 이 소설을 읽고 되새길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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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일기 쓰기가 정말 신나! - 친구들과 함께 배우는 재미난 일기 쓰기 ㅣ 난 글쓰기가 정말 신나!
조영경 지음, 이솔 그림 / 스코프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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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 쓸러 나왔다가 "마당쓸어라!!"는 주지스님의 말씀 한 마디에, 고만 맘이 상해 마당 쓸려는 마음을 확 접는 동자승처럼 초등학생일때는 선생님의 그 "매일매일 일기쓰기"라는 숙제가 버겁게 느껴질 수 밖에 없다. 예나 지금이나 고맘때 아이시절 마음은 똑같지 않을까. 다들.

 

특히 개학 전날 일기를 몰아쓰기하려면 날씨도 날씨려니와 매번 똑같은 내용으로 쓰지 않기 위해 머리를 이리 짜내고 저리 짜내 본 적이 있지 않을까. 모두에게. 왜 미루게 되었을까. 왜 그토록 쓰는 것이 싫었을까.

 

<<< 어쩌면 일기를 매일 똑같은 방법으로 쓰기 때문에 더 싫은지도 모른다>>>

 

라는 말이 정답이었을 것이다. 늘 똑같아 보이는 하루. 어딘가 가족여행이라도 다녀오지 않으면 특별히 쓸 거리가 없다고 생각해버렸던 마음. 그 마음이 일기쓰기를 그렇게 지루한 숙제로 취급해 버렸을 것이다. 하지만 학습관련 전문작가로 글을 써 온 그녀에게 일기는 무궁무진한 원석같은 글쓰기였다.

 

 

일기는,

형식이 없다.

생각을 정리할 수 있다

논리적인 글쓰기의 시작이다

 

그래서 많이 쓰기 보다는 꾸준히 쓰는 것을 권한다

 

고 일기의 장점을 나열했다. 형식이 없기 때문에 편지 일기, 사진일기, 영화일기, 사자성어일기, 기념일 일기, 계절일기, 속담활용일기, 상상일기, 관찰일기, 메모일기, 여행일기, 마인드맵일기, 견학일기, 만화일기 등등....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쓸 수 있는 글쓰기가 바로 일기 쓰기라는 거다. 아, 왜 이렇게 써 볼 생각을 해 보지 못했을까. 물론 몇몇 장르로는 써 본 적이 있다. 한 두 번쯤 가족 여행을 다녀오면 가족일기를,,,방학 숙제를 열심히 했던 어느 날엔 관찰 일기를, 비가 몹시 오거나 눈이 엄청 내리는 날엔 계절 일기를 썼을 것이다. 하지만 편지 일기나 소개 일기등을 써 볼 생각은 못해 봤던 것 같다. 그래서 이 책은 아이들에게 툭 던져 주기보다는 선생님이나 부모님들이 먼저 읽고 아이들의 지도서로 써도 참 좋겠다 싶어진 책이었다.

 

아이가 일기쓰는 것을 힘들어 하거나 매번 같은 일기를 쓰고 있다면 슬쩍 마인드맵 일기나 사자성어 일기를 쓸 수 있도록 유도(?)하고 지도해 주는 것이 바로 어른들의 몫이 아닐까. 아는 만큼 보인다 라는 말은 키즈월드에서도 적용되는 말일 테니까.

 

p128  이모는 텍스타일이라는 분야를 전공하셨다고 한다. 무슨 타일을 그리는 것인가 했는데....

 

라는 페이지에서는 웃음이 터져버렸다. 프라이버시상 남의 일기를 보는 일은 실례가 되겠지만 꼬맹이들의 일기 속에서 이런 사랑스러운 부분들을 발견하게 된다면 정말 자꾸만 더 보고 싶어지지 않을까. 재미난 일기는 정말 계속 훔쳐보고 싶어지는 부작용이 생긴다. 유일한 단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p19  일기는 너만의 역사책

 

출산율이 낮아 집집마다 한 명 정도 낳아 기르는 추세다. 그래서 그 아이들이 그들의 한 때를 기록해 놓는 일기는 그 아이 하나만의 메모가 아니라 나중에는 그 집 모두의 나날의 역사책으로 남을 수 있는 소중한 기록인 셈이다. 그러니 아이의 숙제라고만 치부하지 말고 부모님들도 아이가 좀 더 재미나게 하지만 사실을 적을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할 것이다. 단 저자의 지적(?)처럼 "오늘"이나 '나'라는 표현은 당연히 빼야되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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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좋은 친구를 만났습니다
송정림 지음, 원정민 그림 / 어린이나무생각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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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자끄 상뻬의 동화책 중에 <얼굴 빨개지는 아이>라는 동화책이 있다.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만큼이나 좋아하는 책인데, 정말 나는 이해해주는 친구가 어떤 친구인지, 얼마나 편한 관계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는 이야기라서 읽을 때마다 가슴이 따뜻하게 데워지곤 했다. 어른인 내 책장 한 켠에 동화책이 여러 권 꽂혀 있는 이유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삭막한 세상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글안경 같은 역할을 하고 있으므로.

 

방송작가인 송정림 작가는 라디오와 TV드라마를 집필하기 전 고등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다고 한다. 예나 지금이나 어른들은 입버릇처럼 '요즘 애들~ 요즘 애들~'하며 혀를 끌끌 차지만, 선생님으로 재직했던 그녀에게 학생들이란 좋은 기억으로 남은 사람(?)들이었나보다. 그녀의 필체를 통해 그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도 있고 그렇지 않은 이야기도 있었지만 그 중 가장 감동인 에피소드는 발걸음이 불편한 한 사람을 위해 횡단보도를 바삐 걷던 사람들이 그와 보폭을 맞추어 천천히 함께 건너주었다는 14페이지이야기였다. 사회생활은 그렇지 못할 때가 많다. 빨기 가기 위해 누군가를 제쳐야 할 때도 있고, 의도하진 않았지만 누군가를 밟게 되는 경우도 있으며 나도 모르는 사이 서운한 마음을 갖게 만들 때도 있다. 나보다 천천히 걸어가는 사람을 위하여 낼 짬 따위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어렵지 않은 일임을 이야기는 시사하고 있었다. "한 사람이 먼저 하면 되는 거에요." 가 그 답이었다. 그러면 다른 사람들도 함께 그렇게 한다는 말. 그러면 세상 사람들이 함께 그렇게 한다는 말. 빨간 불로 바뀌었지만 보행자도 신호대기 중인 차에 탄 운전자들도 모두 기다려주었다. 묵묵히.

 

마음이 하는 일은 그에 그치지 않았다.

 

록펠러 재단을 설립한 미국의 대부호인 록펠러의 선행은 의사의 선고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암으로 인해 1년 밖에 살지 못한다는 말을 들은 그의 어머니는 "곧 세상을 떠날테니 마음껏 남을 돕도록 해라"라고 아들에게 말했고 그 아들은 아낌없이 나누면서 편안한 마음으로 40년이나 더 살다가 세상을 떠났다. 그에게 봉사는 보약이었다.

 

건강을 잃어본 사람은 아프지 않은 몸의 소중함을 알고, 마음을 잃어본 사람은 평온에 대한 감사를 알듯이 사람에게 상처받은 사람 역시 사람으로 치유할 수 있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참 쉽지 않다. 그렇게 다시 사람을 믿게되기까지는. 그래서 아이들에게 그 두려움을 갖지 않게 하기 위해 <참 좋은 친구를 만났습니다>는 예방책이 되어 주었으면 좋겠다 싶어진다. 눈빛으로, 손짓으로, 표정으로,  그 마음을 전하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기를.....최근 개봉한 영화 제목처럼 <좋아해줘>라고 용기있게 말하는 사람이 되어 주기를...손가락으로 SNS를 누르기 앞서!!! 그런 마음으로 읽혀졌다. 이 동화 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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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럼 붉다 ㅣ 스노우화이트 트릴로지 1
살라 시무카 지음, 최필원 옮김 / 비채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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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우 화이트보다는 블랙 화이트의 성향이 강한 주인공 루미키 안데리손은 열 일곱살. 어떤 이보면 유에서인지 부모님에게서 독립해서 혼자 산다. 언뜻언뜻 보여지는 회상씬에서는 과거 지독한 왕따를 경험한 일이 있고 친족 내에서도 내돌려졌으며 가깝게는 부모로부터도 이해받지 못하며 자라왔다. 하지만 이 정도만으로 십대 사춘기 소녀가 부모와 떨어져 사는 것은 납득이 가질 않는다. 아마 더 큰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 어떤 스파이보다 민첩하게 자신을 지킬 수 있도록 훈련된 것을 보면.

 

아쉽게도 작가의 죽음으로 인해 더 이상 읽을 수 없게 되어 버린 <밀레니엄 :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시리즈 속 '리스베트 살란데'보다 훨씬 어린 미니 리스베트 같은 루미키는 핀란드어로 '백설공주'라는 뜻의 이름이라고 했다. 흑단처럼 검은 머리도, 붉은 입술을 지니지도 않은 딸에게 백설공주라는 이름을 붙여준 부모의 바람은 어떤 것이었을까.

 

루미키는 확실히 남들과 달랐다. 먼저 사춘기라는 나이 때의 흔한 징후가 없었다. '반항' 의 흔적이라고는 찾을 수 없었고 그보다는 '조심스러움' 그리고 '빠른 판단력'으로 다가온 위협으로부터 자신과 동급생들을 구했다. 또 하나 특이한 점을 꼽자면 누군가의 충고를 지독하게 싫어할만한 십대의 나이에 그녀에게는 좌우명이 한 두개가 아니라는 거다.

 

p34  무난하게 살고 싶으면 참견하지 마라

p36  속단하지 마라

p64  복수를 위해 힘을 키우지 마라. 복수가 필요해지는 상황을 모면할 수 있는 힘을 길러라

p67  모르는 번호에는 응답하지 마라. 절대로

p68  휘말리지 마라. 참견하지 마라. 자기 일만 걱정하면 된다

 

계속 이어지는 좌우명 퍼레이드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친구도 아니었던 학내 유명 동급생 셋의 위기에 휩쓸렸다. 온실 속 화초로만 자라온 딱 10대의 반항심으로 세상을 살아가던 투카, 카스페르, 엘리사가 발견한 피묻은 돈다발의 위기 속으로. 마약단속 경찰이자 비리 경찰인 엘리사의 아버지에게 배달되어야 할 돈을 중간에서 딸만큼 어린 그의 정부 나탈리아가 가로채 버렸다. 아니, 가로채려고 하다가 죽임을 당했다. 그리하여 다시 던져진 피묻은 돈다발을 약에 취했던 십대 셋이 발견했고 나누어 갖고자 했다. 하지만 그들은 서툴렀다.

 

피묻은 돈을 학교 암실에서 세탁해 말리다가 루미키에게 걸렸고 그 돈다발을 추적하던 보리스 소콜로프의 똘마니들에게 위협받고 있는 중이었다. 게다가 그의 뒤엔 아무도 그 실체를 본 적 없는 어마어마한 대부 북극곰이라는 존재도 있다고 하니...눈내리는 설원에서 흩날릴 선혈은 그 양이 어마어마 하리라는 기대감을 독자에게 안겨주기 충분했다. 하지만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실망감을 안겨주었는지, 안도감을 안겨주었는지 모르겠다. 도무지.

 

시리즈의 1권인 것을 모르고 단행본이라고 생각했기에 이야기의 완벽한 결말을 바랬건만 서늘했던 스칸디나비아 스릴러는 -2권에거 계속- 이라며 <눈처럼 희다>를 읽기를 권하고 있었다. 3월에 새로 번역된다는 요 네스뵈의 신간을 기다리고 있고 스티그 라르손에 반해 북유럽의 소설들을 미친듯이 읽어온 독자인 내게 <피처럼 붉다>는 서막이다. 아직은 모르겠다. 이 작가의 이름이 내게 브랜드 네이밍이 될지 2권을 보고 접게 될지는....하지만 궁금해졌다. 열 여덟살에 첫 책을 출간했다는 살라 시무카가 몇 권까지 나를 몰아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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