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바키야마 과장의 7일간
아사다 지로 지음, 이선희 옮김 / 창해 / 2016년 2월
평점 :
절판


생각해 본 적이 있다. 늙어서 맞이하는 죽음이 아니라 병이든 사고든 간에 삶의 중간 단계에서 죽게 되면 다시 되돌아오고 싶어질까? 라는 의문에 대한 생각을.....10대와 20대 때는 '꼭! 반드시"라고 생각했던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이 지금은 '글쎄요...'로 변해있다. 그래야 할 필요가 있을까. 가 조금 더 정직한 대답이겠지.

 

 

P383  시간이란 건 있다고 생각하면 있고, 없다고 생각하면 없는 거야

 

 

일명 '돌아저씨'로 불리는 새로운 드라마인 '돌아와요 아저씨'의 원작 소설인 <쓰바키야마 과장의 7일간>은 현세와 내세의 중간 단계인 중유의 세계에서 역송을 택한 사람들이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시 세상에 내려와 자신의 삶을 재정리하고 돌아가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주인공인 쓰바키야마 과장은 백화점에서 열심히 일한 사람이었으나 과로사하고만 인물로 스스로는 '지옥행'을 받을만큼 나쁘게 살지 않았다고 주장하다가 몇몇 진실을 알게 되고 마는 인물이었다. 왜 살면서 눈치채지 못했었나. 자신을 18년간이나 사랑해왔던 그 곁의 좋은 여인의 진심을.....아들에게 짐이 될까봐 일부러 치매에 걸렸다 거짓말을 하고 시설행을 택한 아버지의 깊은 사랑을,,,,,결혼하고도 끊지 못해 지속해 오고 있던 아내와 그녀의 정부를......!!!고졸 출신이라는 핸디캡을 딛고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동동 발을 구르며 무리해왔던 쓰바키야마가 나였다면 나는 정말 너무 억울하고 분통터져서 두 번 죽어 버렸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삼일간의 일탈을 허락받은 이는 쓰바키야마만이 아니었다. 드라마에서는 지켜주고자 했던 여인에게 철저히 이용당하고 의문의 죽음에 이르게 된 조폭두목 김수로만이 등장했지만 원작 소설에서는 의문의 죽음을 맞은 조폭 다케다와 친부모를 만나고자 하는 7살의 렌짱(유짱) 이렇게 셋이 역송된다. 이 중 쓰바키야마는 천국행으로 나머지 두 사람은 지옥행을 받는데, 드라마에서도 역송담당 마야(라미란 역)가 강조한 것처럼 제한 시간 엄수, 복수 금지, 정체의 비밀 유지 조건을 어기면 아주 무서운 일을 당하게 된다고 하는데 결국은 '지옥행'이 아주~ 무서운 일이었나보다. 소설에서는 소년대신 과장의 아버지가 지옥행을 택하면서 종결지어지는데 이 부분만큼은 이상하게 여겨졌다. 아버지가 그리 정했다면 쓰바키야마가 아버지를 대신하겠다고 자청할 수는 없었던 것일까.

 

 

 

<철도원>의 작가 아사다 지로는 아주 평범한 사람들의 아주 특별한 7일에 관한 이야기를 소설로 적어내려갔다. 다만 살았을 적에는 모르는 것이 좋았겠지만 죽고 나니 그 모든 것이 이해되고 용서가 되더라는 후미의 덧붙임 글은 공감하기가 힘들었다. 죽었다고 모두 이해하고 용서해야만 하는 것은 아닐테니까. 억울해서 죽을 수 없었다지만 정작 진실을 다 알게 되어도 슬프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들 모두에겐.

 

언젠가 김제동의 톡투유에서 그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우리는 평범한 일상을 살면서 그 소중함을 잘 모르고 살아가는 듯 하다' 고. 죽음의 선에 가까워지면 그 소중함이 더 절실해질까. <쓰바키야마 과장의 7일간>을 읽는 내내 김제동의 목소리가 귓가를 맴돌았다. 그 소중함을 잘 모르고....라던 그 어투가. 그래, 모두에게 주어진 하루하루의 소중함을 이 소설을 읽고 되새길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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